물폭탄에 전국 피해 속출..서울 호우경보 발령

김동욱 2018. 8. 28.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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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새벽 큰 비.. 수도권 북상 / 고양 229mm·안양 183mm 쏟아져 / 서울 오후 7∼8시 45mm 기습폭우 / 도심 곳곳 도로 잠겨 교통 마비 / 29일 오전도 시간당 40mm 예고 / 태풍 '제비' 9월초 日 북상 주목
28일 서울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해 장안교 인근 중랑천이 범람해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지난 28일 오전 충청과 대전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쏟아낸 강수 구름대가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지방으로 북상하면서 일부 지역에 시간당 75㎜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종각과 신촌, 사당 등 물에 잠긴 서울 도심에서는 하수구가 역류했다는 민원 수백건이 접수됐다. 하천을 걷던 시민들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돼 익사할뻔한 사고도 발생했다.
28일 퇴근길에는 서울 등 수도권에 시간당 50㎜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북한 쪽으로 향하던 강수대가 진로를 반대로 바꾸면서 29일 오전 2시 현재 일 강수량이 주교(고양) 265.0㎜, 김포 209.0㎜, 광릉(포천) 176.0㎜를 기록했다. 서울(도봉)도 187.0㎜가 내렸는데 오후 7∼9시 사이에 5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오후 8∼9시 사이 1시간 동안 도봉구(74.5㎜), 강서구(73㎜), 강북구(70㎜),은평구(67.5㎜), 성북구(55.5㎜), 서대문구(54㎜), 노원구(54㎜), 양천구(52.5㎜) 등에 폭우가 내렸다. 이에 기상청은 오후 7시 40분부터 비가 집중 된 약 3시간 동안 서울과 경기 대부분 지역, 강원 영서 일부 지역에 호우경보를 발효했다.
수중 도로 28일 새벽 대전 유성구에 140㎜ 가까운 비가 쏟아지면서 전민동 일대 도로를 지나던 차들이 물에 잠겨 있다.
대전=연합뉴스

퇴근길에 물폭탄을 맞은 시민들은 주요 지하차도와 간선도로 등이 물에 잠겨 큰 혼란을 겪었다. 중랑교 수위 상승으로 홍수주의보가 발령되자 동부간선도로 용비 IC∼수락지하차도 양뱡향이 통제됐다. 동작구 남태령 지하차도와 마포구 증산지하차도 등 도심 도로 곳곳이 침수돼 해당 지역 교통이 마비됐다.

노원구 하계역 출구 에스컬레이터 공사장에서는 너비 4∼5m, 깊이 7m 크기의 땅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강남구 청담초등학교 앞에서 가로수가 차도 쪽으로 쓰러져 3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막는 바람에 차량 통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동작구 중앙대학교 인근에서도 가로수가 쓰러지는 바람에 일대 교통이 한동안 끊겼다.

서울 노원구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한 시민이 고립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서울 노원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8분 서울 노원구 우이천 월계2교 인근 산책로를 걷던 황모(55·여)씨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가 출동한 소방대에 구조됐다. 노원구 중랑천 월릉교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물에 차가 잠겨 빠져나오지 못한 60대 여성과 30대 남성이 물에 잠기기 직전 119구조대에 구조됐다. 이 사고로 30대 남성은 의식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28일 오후 노원소방서 대원들이 서울 노원구 월계동 우이천에서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된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이날 서울지역 주요 도심도로와 지하차로 등이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아울러 전남·북, 경남 등지 농경지 690여ha가 물에 잠기고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신촌과 종각 등 서울 주요 도심의 도로도 물에 잠겨 시민들이 통행해 불편을 겪었다.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연세대학교 앞에서 신촌 번화가 일부까지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차올라 시민들이 먼 길을 돌아가야만 했다. 불광천도 통제 수위인 9.5m를 넘어 11.5m까지 수위가 오르면서 보행이 금지됐다.

한강 수계를 따라 집중호우가 이어지자 한강홍수통제소는 유입 수량이 늘어난 한강 수계 댐들의 수문을 개방하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팔당댐은 오후 3시 전체 수문 15개 중 일부를 열어 초당 900t의 물을 방류하다가 오후 3시 20분부터 방류량을 초당 1550t으로 늘렸다.

28일 서울 지역에 내린 폭우로 인해 장안교 인근 중랑천이 범람해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같은 날 새벽 시간당 최고 65.3㎜ 폭우가 쏟아진 대전은 도로가 침수되면서 오전 내내 도심이 마비됐다. 유성구 전민동과 도룡동 일부 다세대주택, 상가, 주요 도로가 침수됐다. 충남대 대학본부 3층과 2층, 소회의실 등은 밤새 내린 비가 새면서 물이 고여 직원들이 물을 퍼냈다. 대전시재난안전상황실에는 이날 침수 110건, 주택·건물 파손 27건 등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호남과 영남 등 남부지방에는 지난 26일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누적 강수량이 400㎜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전북 순창 구림면 방화리에서는 229.5㎜의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임야 1000㎡가 유실되고 농경지 1650㎡가 흙더미에 뒤덮였다. 전북 남원 인월면 국도 24호선과 산동면 국도 19호선 주천면 지방도 737호선 등에서는 토사가 유실돼 한때 통행이 제한됐다. 전라선 철도 압록∼구례군 구간도 침수됐다가 복구됐다.

전남과 전북, 경남 등 전국적으로 약 690㏊의 농경지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전남 425㏊, 경남 192.2㏊, 전북 78.3㏊가 물에 잠겼다. 이로 인해 재배 중이던 감자, 고추, 인삼, 사과, 벼 등이 피해를 봤다.

기상청은 29일 오전에도 서울과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40㎜ 이상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비는 31일까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다가 주말인 다음달 1일부터 완전히 그칠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비가 그쳐도 평온한 날씨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이날 오전 9시 괌 동쪽에서 제21호 태풍 ‘제비’가 발생해 다가오고 있다. 아직 태풍 발생 초기인 만큼 경로 변동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예상대로라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창훈·윤지로 기자,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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