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과 KBS교향악단, 다소 어색했던 20년만의 재회
![정명훈과 KBS교향악단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의 20년만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음악회가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2018.8.24 [KBS교향악단 제공]](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8/24/yonhap/20180824111459111wtra.jpg)
(서울=연합뉴스) 최은규 객원기자 = 지난 2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의 음악회는 올해 초 KBS교향악단의 시즌 오픈과 동시에 음악애호가들의 큰 관심을 모은 공연이다. 1998년 KBS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맡은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의 20년 만의 재회가 이루어지는 무대일 뿐 아니라, 서울시향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정명훈이 서울시향과 쌍벽을 이루는 KBS교향악단과 어떤 연주를 들려줄 것인지 비교해볼 좋은 기회였다. 이 때문에 태풍의 위협에도 콘서트홀 객석은 관객이 가득했다.
그러나 오랜만에 음악회 무대에서 다시 만난 KBS교향악단과 정명훈은 약간 어색한 듯했다. 정명훈의 주 레퍼토리인 브람스 교향곡 1번 연주는 의욕적으로 시작했으나 평소 그의 연주에서 발휘되곤 한 특유의 드라마틱한 개성이 100% 다 나왔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강하게 포효해야 할 금관악기 군 소리는 약간 부족한 듯했고, 현악기 군은 음색이 다소 빈약한 듯 느껴졌다.
물론 평소 KBS교향악단 연주회 때와는 달리 목관악기 연주자 수를 두 배로 늘린 충실한 목관 사운드, 저음현과 팀파니를 강조한 연주 스타일은 분명 '정명훈의 브람스' 특유의 묵직한 음색을 지향했다. 또한 4악장 마지막 종결부에서 펼쳐진 역동적인 전개와 박진감 넘치는 연주는 청중의 열렬한 환호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세부로 들어가면 앙상블이나 인토네이션이 좋지 않은 부분이 있었고 전반으로 본다면 오케스트라 소리가 하나로 모이지 않아 다소 산만하게 느껴졌다. 이는 오랜만에 만난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이 다시 익숙해질 만한 리허설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비록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의 이번 브람스 교향곡 연주는 충분히 숙성되기도 전에 꺼내놓은 김치처럼 설익은 맛이 있었지만,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가 하나의 음악에 공감하며 연주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으며, 그것만으로도 정명훈과 KBS교향악단 무대를 손꼽아 기다리던 음악애호가들에게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음악회 전반부에선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 줄리안 라흘린의 놀라운 연주가 펼쳐졌다. 조금의 실수도 금방 티가 나는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은 바이올리니스트에게나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나 부담스러운 곡이다. 화려한 연주기교를 과시할 기회가 많지 않은 데다 오케스트라와 협연자의 앙상블이 은근히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흘린은 탄탄한 기본기와 고상한 음악성, 잘 정제된 톤으로 베토벤 음악의 고전적인 개성을 담은 반듯한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의 바이올린 연주는 전반적으로 악보에 충실한 정통성을 지향하지만 1악장 카덴차 부분에서 적절한 음을 강조하며 독특한 인토네이션으로 강한 인상을 주거나 1악장 후주 부분에선 고요하지만 지극히 감성적인 연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또한 3악장의 론도 주제가 반복될 때마다 이 주제의 경쾌한 리듬감을 살려내며 청중의 주의를 집중시켰고 종결부에선 템포를 몰아치는 화려한 연주로 관객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비록 연주 중 바이올리니스트와 오케스트라와의 앙상블이 무너질 듯 아슬아슬한 순간이 있었으나 그 자신이 뛰어난 지휘자인 라흘린은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바이올린으로 오케스트라를 리드하며 여유 있는 태도로 베토벤 협주곡을 설득력 있게 연주해냈다. 라흘린은 이번 공연 앙코르곡으로 이자이의 바이올린소나타 3번 '발라드'를 현란하게 연주해내며 바이올린 비르투오소의 화려한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정명훈과 KBS교향악단 음악회는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24일 저녁 8시 예술의전당에서 계속된다.
![20년만에 재회한 정명훈-KBS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1808/24/yonhap/20180824111459292behm.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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