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냉해·폭염에 태풍까지..과수농가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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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이상 지속된 폭염에 이어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확을 앞둔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전남 나주시 토계동 한 배밭에서 태풍 대비 작업을 하던 나송환씨(61)는 일손을 멈추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나씨는 이날 오전 9시 서귀포 남남동쪽 약 340㎞ 해상까지 북상한 태풍 솔릭에 대비해 배나무 가지가 처지지 않도록 가지를 구조물에 묶고, 바람 피해를 덜 받도록 배밭 주위에 방풍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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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뉴스1) 한산 기자 = 한 달 이상 지속된 폭염에 이어 6년 만에 한반도를 관통하는 태풍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확을 앞둔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전남 나주시 토계동 한 배밭에서 태풍 대비 작업을 하던 나송환씨(61)는 일손을 멈추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
나씨는 이날 오전 9시 서귀포 남남동쪽 약 340㎞ 해상까지 북상한 태풍 솔릭에 대비해 배나무 가지가 처지지 않도록 가지를 구조물에 묶고, 바람 피해를 덜 받도록 배밭 주위에 방풍망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나씨는 "가지를 묶어둬도 강한 태풍 바람이 불면 가지가 훅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배들이 우수수 떨어진다"며 "태풍 루사(2002년)가 지나갈 때 40% 넘는 배가 떨어졌는데 이번에도 낙과(落果)가 많을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1996년부터 23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다는 나씨는 올해처럼 날씨가 농사에 영향을 미친 해는 없었다고 전했다. 봄철엔 냉해, 여름엔 폭염에 태풍까지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봄철 냉해가 발생해 가뜩이나 배가 작년보다 20% 정도 적게 열린 상태에서 폭염으로 배가 익어버리고 태풍까지 온다"면서 "수확을 앞두고 얼마 남지 않은 배들이 태풍으로 못쓰게 될 것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나씨가 태풍 피해를 더 크게 걱정하는 이유는 나무에 과실이 적게 열리면 열매는 더 크게 자라는데, 크게 자라는 과실이 바람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나씨는 "나보다 더 크게 농사를 짓는 분들은 걱정이 대단할 것이다. 대부분 추석 전에 출하할 텐데 부디 피해가 적기를 바란다"며 방풍망 설치 작업을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s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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