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치동 맘들의 新사교육.."학원 다니듯 예체능은 K팝으로"
"주2회 2~3시간 수업에 수강료 月20만원선 저렴..적극성 키우고 스트레스 해소, 재능 있으면 데뷔 적극 지원"
대기업·연예기획사 손잡고 K팝 교육사업 뛰어 들기도
◆ K팝 교육이 뜬다 / ② '아이돌 교육'시키는 강남 엄마 ◆
여름방학이 시작된 뒤로는 방송댄스와 실용음악을 가르치는 학원에 초·중학생 자녀의 손을 잡고 상담받으러 오는 학부모들 발길이 늘었다. 이날 초등학교 4학년인 딸과 함께 이 학원을 찾은 학부모 박 모씨(41)는 "아이돌그룹 워너원을 좋아하는 딸아이가 유튜브에서 댄스 동영상을 찾아보며 춤을 연습하는 게 취미가 됐다"며 "걸그룹이 되고 싶다며 학원에 보내 달라는 아이 성화에 못 이겨 상담이라도 받아보자는 심정으로 왔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강남 엄마들은 K팝 교육을 예체능 교육의 일환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피아노학원이나 발레학원을 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인식하는 학부모가 늘었다. 방송댄스나 실용음악학원 수강료는 주 2회 총 2~3시간에 20만원 선(정규반은 60만원 선)인데, 잠재적 기대효과에 비해 비용 부담이 작은 편이라는 게 학부모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게다가 방송댄스는 활동량이 많아 성장기 아이들의 성장판을 자극해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인식도 퍼져 있다. 박씨는 "자녀가 학교 생활을 하는데 또래들 관심사와 대화에서 뒤처져 따돌림이나 학교폭력을 당하지 않도록 K팝 춤과 노래를 가르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10대 청소년과 학부모 관심이 높아지면서 방송댄스나 실용음악학원은 모처럼 호황을 맞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서초 지역에서 재작년까지 줄고 있던 방송댄스·실용음악학원이 작년에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댄스학원은 재작년 6개에서 작년 12개로 무려 2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실용음악학원도 60개에서 63개로 증가했다.
기존 입시 위주로 돌아가던 무용학원이나 실용음악학원도 앞다퉈 K팝을 가르치는 어린이 전용반을 개설하고 학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D학원은 아예 10대만 수강할 수 있는 '아이돌반'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스테이지631에서 만난 학부모 김은정 씨(35)는 경기 화성시 동탄에 살고 있지만 초등학교 2학년인 딸을 위해 매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스테이지631을 찾아 댄스 수업을 받게 하고 있다. 김씨는 "딸이 어릴 때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 보다 큰 학원에서 다양한 수업을 받을 수 있게 해주고 싶어 집에서 멀지만 이곳에 등록하게 됐다"면서 "꼭 연예인이 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걸 시켜주고 싶고,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도 해소할 수 있겠다 싶어 지원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을 꿈꾸는 학생들은 학교를 마치면 바로 학원으로 넘어가 오후 10시까지 수업을 듣고 연습을 한다. 주말에는 오디션을 보러 다니면서 경험을 쌓는다. 학부모들은 이를 위한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대회 준비, 오디션 준비, 성형수술까지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스테이지631에서 아이돌 데뷔를 위한 정규반에 등록해 수업을 듣고 있는 중학교 3학년 김가현 양(16·서울시 마포구)은 "부모님께 편지를 써서 아이돌이 되고 싶다, 간절한 꿈이니 도와 달라고 했다"며 "그 뒤로는 학원을 보내주고 오디션에 갈 때도 데려다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 박창영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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