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떠나는 한여름의 일본 여행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비행시간이 길지 않아 저렴한 저비용 항공사를 이용했다. 좌석이 좁아 불편했으나 비행시간이 짧아 견딜 만했다. 기분 탓인지 비행이 좀 거칠게 느껴졌고 동행한 부모님은 착륙할 때 귀가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가성비를 생각하면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오사카에서 3박, 시라하마에서 2박을 묵었다. 오사카에서는 다다미방에 침대가 놓인 숙소를, 시라하마에서는 다다미방과 서양식 침실이 함께 있는 숙소를 선택했다. 일본은 다다미방이 있는 호텔이 많아 어린 아이와 여행하기에 좋다. 여행의 피로를 풀어줄 온천이 딸린 숙소도 많아 부모님과 함께 가기에도 제격이다.
오사카의 번화가인 도톤보리는 흡사 한국의 명동 같았다. 식당과 상점이 즐비했고 세계 각국의 여행자들로 붐볐다. '일본의 부엌'으로 불리는 오사카인 만큼 맛집도 많았지만 책자에 나오는 식당을 찾아가노라니 어쩐지 '호갱'이 된 느낌이었다. 그 중 '회전초밥의 원조'로 불리는 겐로쿠(元綠) 스시는 가볼 만하다. 오사카에서 작은 생선초밥 가게를 운영하던 히로이시 요시아키가 1947년 아사히 맥주 공장의 컨베이어벨트를 보고 영감을 얻어 만든 곳이다. 한 시간 대기는 기본이다.
오사카성, 가이유칸 수족관, 관람차 등 관광명소가 많지만 한여름보다는 봄과 가을에 여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일본 기상청 관측 이래 최고 기온(41.1도)을 기록한 지난 23일 나는 오사카성에 있었다. 아이들이 더위 먹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둘째는 그늘에서 쉬게 하고 부모님과 팀을 나눠 오사카성을 겨우 둘러봤다. 13㎏에 육박하는 둘째를 안고 지하철을 오르내리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오사카에는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들과 여행 온 가족이 많았다.
오사카에 비하면 시라하마는 천국이었다. 렌터카를 이용해 가는 길이 편했고 백사장도 예뻤다. 모래가 고왔고 바닷물은 맑아 작은 열대어와 함께 헤엄칠 수도 있었다. 낙조가 아름다웠고 오사카보다 덜 더웠다. 호텔 내 수영장과 온천 시설이 잘 돼 있어 수영장에서 놀다가 느지막이 바다에 나가 해수욕을 했다. 방학을 맞이해 휴가 온 일본인과 서양인이 많았고 중국 사람들이 가끔 보였다. 한국에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모양이다.
근처 어시장에서는 신선한 사시미와 초밥 등을 싼값에 맛볼 수 있다. 참치 해체쇼도 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묵이나 돈가스 등 아이들 먹거리도 풍성한 편이라 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온천이 유명한 지역이라 미끈미끈한 물에 몸을 담가 하루의 피로를 씻어낼 수도 있다. 다시 오고 싶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곳이다.
이유식, 분유 등은 여행 일자에 맞게 준비해 가는 것이 좋지만 부족할 경우 현지 조달이 가능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네 살배기 첫째가 둘째 분유를 먹어치우는 바람에 분유가 부족했으나 근처 마트에 분유, 기저귀, 이유식 등을 모두 팔아 잘 해결했다. 여행 전 소아과에 들러 비상약을 지어가는 것이 좋고, 비행기 이착륙 시 아이들이 귀 아파할 수 있으니 바나나, 사탕 등을 준비해 먹이면 좋다.
[권한울 프리미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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