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공기업 3사 해외자원개발 추가 부실 드러나..손실액 15조9000억원
[디지털타임스 예진수선임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 자원개발을 추진한 자원 공기업 3사 부실의 민낯이 드러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 등 3사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한 자체 점검 결과에서 그간 지적되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추정 매장량과 수익률을 부풀리거나 경제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무리하게 투자를 감행해 큰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해외자원개발 혁신 TF와 자원공기업 3사에 따르면 이들 3사가 모두 51개국 169개 사업에 41조4000억원을 투자했지만, 총 회수액은 14조5000억원에 그쳤고 손실액은 15조9000억원, 부채는 5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공사는 이날 △경제성 평가 기준 수립의 적정성 △캐나다 하베스트 인수과정 △카자흐스탄 숨베사 인수 과정 △캐나다 블랙골드 오일샌드 생산설비 시공 과정에서의 계약조건 변경 과정 △이라크 쿠르드 지역 탐사지역 참여 과정 등 5개 분야에 대한 조사 분석 및 위법·부당행위 존재 여부 확인을 우선적으로 진행한 결과, 새로운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2007년 석유개발 투자기준을 수립하기 위해 전문 컨설팅업체 자문을 통해 다른 국제 석유회사들의 평가 기준에 대해 벤치마킹했지만 이후 자문 내용과 다른 내부 기준을 수립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왜곡된 내용을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당초 자문사는 '확인 매장량은 100%, 추정 매장량은 50%만 그 가치를 인정할 것'을 추천했지만, 이사회에 보고할 때는 자문사 용역에서 확인매장량과 추정 매장량 모두 100% 가치를 인정한 것처럼 허위 보고했다. 결국 석유공사는 왜곡된 보고에 근거해 내부 투자 기준을 수립했다. 대상 자산의 내재적 적정가치 대비 과도한 매입비용이 지출되고 운영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에 40억8000만달러를 투자했지만, 400만달러를 회수하는데 그쳤으며 24억66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석유공사의 캐나다 블랙골드 오일샌드 생산설비 건설과 관련해서는 건설계약을 총액 방식에서 실비정산으로 변경하는 바람에 건설비가 당초 3억1100만캐나다달러에서 7억3300만캐나다달러로 크게 불어났다.
이라크 쿠르드 지역 유전개발은 최초 추진단계에서는 석유공사가 유전개발을 하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다른 주체가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에서는 석유공사가 SOC 사업까지 떠안아 투자비 7억5000만달러가 추가됐다.
석유공사는 "석유공사가 SOC 사업을 떠안게 되는 과정에서 당시 정부의 자원외교 1호 사업이 좌초되는 것을 우려한 산업부(당시 지식경제부)나 청와대 등의 외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캐나다 웨스트컷뱅크 가스정 사업의 경우 가스 가격 하락과 생산성 저하로 추가 개발을 중단해 13개의 가스정 가운데 현재 3개만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총 2억7200만캐나다달러를 투자해 1억9900만캐나다달러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조사결과, 이사회 개최 이전 자문사의 평가보고서 상의 수익률은 9.5%였지만 이사회에 보고된 수익률 등은 12.6%로 상이하고, 실제 투자비를 이사회에 보고한 일정보다 조기에 지급하는 등 수익률을 부풀린 사실이 드러났다.
가스공사의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은 2014년 IS(이슬람국가) 사태로 사업이 중단돼 투자비 3억8400만달러 중 3억7900만달러가 손상차손 처리됐다. 의사결정과정에서 당초 투자심의위원회에서 검토된 목표수익률인 15%를 경영위원회에서 13%로 하향 조정해 수정의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사회에서 실무부서 검토 없이 목표수익률을 재차 하향 조정(13%→10%)했고, 이사회에서 "이전 입찰 참여시 목표 수익률을 10%까지 위임받았다"고 전임 사장에게 사실과 다르게 보고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광물자원공사는 멕시코 볼레오 동광 운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운영사 제시한 자료를 대부분 그대로 인용한 해외전문업체의 낙관적 기술·재무 실사 결과를 검증 없이 수용하는 등 부실한 경제성 평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2012년 8월 이후 컨소시엄 참여 민간기업들이 추가 지분인수 불참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이에 따른 리스크를 무시한 채 투자비 분담에 대한 명시적 합의 없이 무리하게 공사 단독으로 운영권을 인수했다.
캐나다 캡스톤 및 칠레 산토도밍고 사업은 경영성과 홍보를 위해 경제적 실익과 사업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무리하게 인수합병을 추진해 캡스톤은 투자비 1억8100만달러 중 8400만달러, 산토도밍고는 2억3400만달러 중 1억6800만달러를 손상처리했다.
한편 자원공기업의 과거 해외자원개발사업 실태를 조사한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자원공기업 3사는 부실 정리를 위한 정부 재정 지원이 없다는 전제로 자체적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기존 사업 중 경제성이 미흡한 사업에 대해서는 출구전략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TF는 또한 사업별 경제성, 전략성을 주기적으로 재평가하고 3회 이상 부진 사업 퇴출(삼진 아웃) 등 부실 사업 평가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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