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반구 폭염 연일 기승..'물의 나라' 네덜란드 강 말라 물류 차질

조민성 기자 2018. 7. 2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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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반구의 폭염이 가뭄과 더불어 점점 기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dpa통신 등에 따르면 불볕더위가 장기화하면서 그 피해는 주민들의 온열 질환을 넘어 산업이나 기간시설 운용에 대한 타격으로까지 옮겨가고 있습니다.

비가 많아 내륙수로까지 자랑하는 '물의 나라' 네덜란드는 물류차질을 겪고 있습니다.

수십 년 만에 찾아온 최장의 가뭄 탓에 강물이 말라 선박을 이용한 대규모 운송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네덜란드를 지나 북해로 흘러드는 중유럽 최대의 강인 라인 강, 그 지류인 아이셀 강 등 주요 수상 교통로의 수위가 심각하게 낮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선박이 물에 뜨기 위해 적재량을 평시보다 훨씬 줄이면서 화물 운송이 제한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운송기업협회의 유스트 시츠쿠른은 "큰 선박들은 화물을 평소의 절반이나 3분의 1 정도만 싣고 다닌다"며 "수요를 따라가려면 훨씬 더 많은 배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맥주를 만드는 보리, 호프부터 가축 먹이, 건축자재까지 광범위한 물품의 공급이 줄면서 여러 산업이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재화의 3분의 1 정도가 수로로 운송됩니다.

그런 화물의 절반은 철괴, 모래, 자갈, 시멘트 같은 벌크자재입니다.

이들 화물의 작은 배 한 척 분량을 육로운송으로 대체하려면 트럭 30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네덜란드는 1976년 2개월간 비가 내리지 않는 심한 가뭄을 겪었는데 올해 가뭄은 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관측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땡볕에 활주로가 변형돼 공항 운용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dpa통신에 따르면 독일 북부에 있는 하노버 공항의 활주로 2개 가운데 하나가 전날 폭염에 훼손됐습니다.

다른 활주로 하나가 보수 중인 까닭에 공항은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하고 밤샘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정확한 피해규모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당일 오후 예정된 41편의 항공기 이륙이 차질을 빚었고 승객 수천 명의 일정이 뒤틀렸습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폭염 때문에 한창 푸른 빛을 띠어야 할 '그린파크' 공원의 잔디가 누렇게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영국 기상청은 자국민에게 폭염 경보를 발령하면서 그늘을 찾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라고 당부했습니다.

이 같은 유럽 폭염의 원인은 지구의 대기를 섞어주는 기능을 하는 제트기류가 평소와 달리 북쪽으로 치우친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제트기류가 2개월가량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 고기압이 계속 머물러 유럽에 맑은 날씨와 불볕더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아이슬란드는 남쪽에 있어야 할 제트기류가 올라오면서 평년과 다른 흐린 날씨와 폭풍을 겪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제트기류의 '탈선'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올여름 폭염에 계속 시달려온 미국 남서부에서도 최고기온 신기록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습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텍사스 주 중부 도시인 웨이코의 이날 오후 5시 기온이 무려 45.6℃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웨이코에서 1969년 8월에 작성된 종전기록 44.4℃를 넘어서는 기록입니다.

텍사스 힐 카운티의 버닛에서는 43.3℃로 2011년 8월과 최고기온 타이를 이뤘습니다.

오스틴의 캠프 매브리에서도 43.3℃로 1954년 6월에 나온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그러나 인구 2천600만 명이 있는 미 동부 해안에는 갑작스러운 홍수가 닥쳤습니다.

북동부에 있는 펜실베이니아 주 중부에서는 집중호우로 도로, 주택이 침수되고 차량이 떠내려갔습니다.

미국 CBS방송의 기상PD인 데이비드 파킨슨은 "동부 폭우와 서부 폭염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같다"며 "제트기류 때문에 기압대가 꽉 잡혀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조민성 기자msch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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