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보험사 RBC 확보 안간힘..급속 자본확충 '부작용' 우려

허인혜기자 2018. 7. 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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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MG손보, 투자유치 인기몰이..RBC전쟁에 M&A 밑그림

<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반등 노력에도 지급여력(RBC)비율 권고 기준인 150%에 허덕이는 중소형 보험사들이 투자유치와 매각으로 방향키를 틀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RBC를 보강해온 보험사들은 대형 자본확충을 통해 RBC 150%를 넘겼지만 급속한 자본충전의 부작용도 앞둬 여전히 앞길이 불투명하다.

MG손해보험은 매각에서 증자로 밑그림을 수정하며 찬밥에서 '뜨거운 감자'로 신분상승에 성공했다. KDB생명은 다운사이징과 경영지표 정상화가 겹치며 미래를 점치기 어려워졌다는 평이다.

◆매각 찬바람 불던 MG손해보험, 쪼개기 투자엔 '순풍'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RBC 100%를 하회했던 MG손해보험이 매각 대신 증자로 가닥을 잡으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MG손보의 올해 1분기 말 RBC 비율은 83.93%까지 떨어졌다. RBC 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지면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100% 지급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에 비쳐 한참 모자라고, 전 보험사 평균치인 249.9%와 비교하면 165.97%P나 차이가 난다.

금융위원회는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라 MG손보에 경영개선권고를 조치했다. MG손보는 대주주를 통한 투자 유치로 1천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후순위채 발행으로 RBC 비율을 권고안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증자를 통한 기대 RBC 비율은 170% 이상이다.

당초 매각에 초점을 맞췄던 데에서 증자로 한 발 물러선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조건부승인 의견으로 금융위에 계획안을 전달하면서 26일 정례회의만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MG손해보험의 최대주주 자베즈파트너스는 상환자금 1천억원과 RBC 비율 개선을 위한 1천500억원을 염두에 두고 2천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중이다. 올림푸스캐피탈의 아시아 사모부채펀드(PDF)와 시리우스에쿼티파트너스, 메리츠종금,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키움프라이빗에쿼티-화이트웨일그룹(WWG) 컨소시엄 등 다섯 곳이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매물로 등장했을 때는 찬밥신세였지만, 부담이 적은 쪼개기 투자를 받으며 투자사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MG손보가 아닌 자베즈의 설립사 자베즈제2호SPC와 연결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각도 추진된다. 자베즈는 계약 조건으로 투자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을 포함하는 안을 고심하고 있다.

◆KDB생명 매각 밑작업…공격적인 RBC 채우기에 후폭풍 우려도

KDB생명은 전형적인 다운사이징 전략으로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히 실패했다. 때문에 경영 정상화를 노리고 속도를 늦췄다. 기업 가치를 높이며 2020년 상장과 동시에 부분매각을 추진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KDB생명은 1분기 기준 RBC 비율 154.5%를 기록했지만 올해 5천억원 이상의 자본확충에 성공하며 40%P 이상의 상승률이 예고됐다. 지난 3월 전분기 대비 46.1%P 상승한 뒤 또 한번의 고공행진이다.

다만 공격적인 자본확충이 부메랑이 될 소지도 충분하다. KDB생명과 함께 약체로 꼽히는 DGB생명도 지난 5월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1분기말 RBC 비율 179.8%를 채웠다.

KDB생명은 올해 5월 2억달러 규모의 해외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하며 RBC 비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하지만 30년 만기에 예상보다 높은 발행 금리가 발목을 잡는다.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시장의 눈이 높아진 상황과 자본확충의 시급성이 겹치며 최적의 선택을 하지는 못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KDB생명의 미래 경영지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신용평가기관들이 연달아 KDB생명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낮추며 후폭풍의 전초를 보였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4월 KDB생명의 후순위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한 단계 내렸고,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 6월 KDB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을 'AA-',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AA-'로 각각 한 단계 강등했다.

신용평가사들은 KDB생명이 매각과 경영 정상화를 노리고 점포 축소와 구조조정을 강행한 와중 대규모의 자본확충을 소화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초기 전략과 후기 전략이 충돌한 여파다. 한국신용평가는 "KDB생명이 올해 초 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으로 건전성 지표인 RBC를 높였지만 그 유지에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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