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친환경 실내용 페인트..95% 피부과민성 물질 검출

정혜민 기자 2018. 7.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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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중 4개, 제품상 표시보다 VOCs 많이 함유
85%, 성분표시 및 광고에 허위·과장 내용 담겨
© News1(출처: 한국소비자원)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벽지 대신 바를 수 있는' 실내용 페인트 20개 제품 가운데 19개 제품(95%)에서 피부 발진 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7개(85%) 제품은 현기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latile Organic Compounds, VOCs)을 함유하고 있었지만 ‘ZERO VOC’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유해 보존제 등 화학물질이 함유돼 있지만 '인체 무해', '무독성', '100% 천연'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은 실내용 페인트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소비자가 직접 주거공간을 꾸미는 셀프 인테리어(Self Interior) 바람이 불면서 실내용 페인트 사용이 늘어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실내용 페인트 2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성·표시실태를 조사한 결과, 19개 제품(95%)에서 유럽연합 규정을 초과하는 '이소치아졸리논계' 혼합물 및 화합물이 검출됐다.

이소치아졸리논계 혼합물 및 화합물 검출 현황. © News1(출처: 한국소비자원)

이소치아졸리논계 혼합물 및 화합물은 피부 과민성 물질로 분류된다. 이소치아졸리논계 혼합물 및 화합물로는 페인트의 보존제로 사용되는 CMIT/MIT, BIT, OIT 등이 있다. 조사한 20개 제품 중 2개 제품에서 CMIT/MIT 혼합물이 각각 37.5㎎/㎏·44.8㎎/㎏, 18개 제품에서 BIT가 최소 57.7㎎/㎏~최대 359.7㎎/㎏, 2개 제품에서 OIT가 각각 244.3㎎/㎏·380.7㎎/㎏ 수준으로 검출됐다.

그러나 국내에는 '피부 과민반응 물질 표시기준'이 없어 20개 제품 중 피부 과민반응 유발 '물질명'이나 '알레르기 반응 주의 문구'를 표시한 제품은 유럽에서 수입된 1개 제품에 불과했다. 유럽연합은 위 물질이 페인트에 일정 농도 이상 함유돼 있을 경우 제품 포장에 '물질명'과 '알레르기 반응 주의 문구'를 표시하도록 규정한다.

VOCs 표시 함량과 실제 함량 비교. © News1(출처: 한국소비자원)

또 조사한 페인트 제품 중 8개(40%)에서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제품에 표시한 함량보다 많이 들어있었다.13개(65%) 제품은 표시사항을 전부 또는 일부 누락하고 있어 관리·감독이 필요했다.

페인트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용도별 VOCs 함량 기준을 준수해야 하고 '도료 중 휘발성유기화합물의 함유량 산정방법, 용기 표시사항 등에 관한 고시'에 따라 VOCs 함량 등을 용기에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부적절한 친환경 표시제품 예시. © News1(출처: 한국소비자원)

조사대상 20개 중 17개(85%) 제품은 VOCs가 들어있음에도 'ZERO VOC'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유해 보존제 등 화학물질을 함유하고 있지만 '인체 무해' '무독성 100% 천연' 등의 용어를 사용했다.

환경성에 관한 광고를 할 때는 소비자가 오인할 우려가 없도록 '환경성 표시·광고 관리제도에 관한 고시'에 따라 사실에 근거한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소비자원은 제품의 성분 표시나 광고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환경부에 실내용 페인트의 Δ안전기준(VOCs 함량 기준) 강화 Δ이소치아졸리논계 혼합물 및 화합물 등 유해 화학물질 관련 표시기준 마련 Δ표시·광고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원은 소비자에게는 Δ제품을 구입할 때는 VOCs 함량 등 표시사항을 확인 Δ페인트 사용 중 또는 사용 후에는 반드시 환기 Δ사용 중에는 마스크와 피부 보호를 위한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조사 20개 제품 중 9개 제품이 유럽연합의 페인트 VOCs 함량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나라는 페인트의 VOCs 함량을 35g/L 이하로 제한하고 있어 유럽연합(30g/L 이하)에 비해서는 규제 수준이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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