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도 역대 3번째 가마솥더위..내달까지 푹푹 찐다

지홍구,박대의,이희수 2018. 7. 2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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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이후 최악더위 기록..전국 대부분 지역 폭염 경보
행락객 등 잇단 온열 사망사고..경부고속道 솟아올라 車 파손, 여수~광양 이순신대교 균열도
뜨거운 공기 갇힌 '열돔'현상, 23일 오존주의보..외출 자제
22일 오전 전라남도 함평군 함평읍 주포항 인근 해상 양식장에서 높은 수온으로 집단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돌돔이 물 위를 가득 덮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
22일 서울의 낮 기온이 섭씨 38.0도까지 치솟는 등 24년 만의 전국적 폭염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열흘 넘게 지속된 불볕더위로 사망 사고도 잇따랐다. 낮 최고 기온이 사람 체온(36.9도)을 넘나드는 불볕더위는 이번주 중반까지 지속되고, 다음달 초까지 평년 기온을 웃도는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27분 현재 서울의 낮 기온은 38.0도로 올해 들어 서울 낮 기온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 관측 이래 서울의 7월 최고 기온으로 역대 세 번째로 더운 날씨에 해당한다. 1위는 1994년 7월 24일의 38.4도, 2위는 1994년 7월 23일의 38.2도다. 기존 3위는 1939년 7월 30일의 37.7도였다. 이번 폭염으로 24년 만에 역대급 수은주를 기록한 셈이다.

이는 서울 종로구 송월동 관측소에서 측정된 기온을 기준으로 하는 서울의 대표 기온 기준이다. 평년 기온(29.1도)을 10도 가까이 웃도는 역대급 폭염이다. 이날 강원도 홍천의 낮 최고 기온이 관측 이래 최고치인 38.2도로 나타났다.

전국에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남해안 일부와 울릉도·독도, 강화도를 제외한 전국에서는 강한 폭염특보인 폭염경보가 발효됐다. 기상청은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하는데, 기준을 35도로 높여도 같은 상황이 예상되면 폭염경보로 높인다.

기상청은 "무더위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온열질환자 발생, 농축수산물 피해가 우려된다"며 "동중국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는 제10호 태풍 '암필(AMPIL)'에 동반된 덥고 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돼 불쾌지수가 상승하고 열대야 발생 지역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3일과 24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각각 35도와 36도로 낮 최고 기온이 35도 안팎을 넘나드는 전국적인 무더위는 다음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살인적인 불볕더위가 이어지면서 전국은 몸살을 앓았다. 지난 21일 낮 12시 17분 충청남도 홍성군 홍성읍 한 아파트 도로 차량 안에서는 자폐성 질환을 앓고 있던 이 모씨(21)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낮 홍성의 최고 기온은 35.9도로 발견 당시 이씨의 체온은 42도까지 올라가 있었다. 이씨는 잠기지 않은 남의 차량에 들어갔다 문을 여는 방법을 몰라 차량에 갇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북도 봉화군에서도 같은 날 오전 11시께 풀베기를 하던 박 모씨(58)가 열사병 증세를 보이다 숨졌다.

찜통더위를 피해 행락지를 찾았다가 목숨을 잃은 피서객도 속출했다. 21~22일 강원도에서만 6명이 숨지고, 경상남도에서 3명, 충청북도에서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오후 2시 15분께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해수욕장에서 시각장애인 이 모씨(80)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같은 날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하남리 하천에서는 전 모씨(62)가, 속초시 외옹치 둘레길 앞 바다에서는 김 모씨(40)가 숨진 채 발견됐다. 모두 물놀이 중 사고를 당했다.

경남에서는 물놀이를 하던 초등학생이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무리한 산행에 따른 탈진사고도 빈발했다. 강원도소방본부는 21~22일 이틀간 산악사고가 총 9건 발생해 16명을 구조했고, 이 중 폭염 속 무리한 산행으로 탈진한 사고는 5건이라고 전했다.

폭염으로 도로 균열도 잇따랐다. 22일 오후 3시 7분께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면 215.7㎞ 지점 추풍령휴게소 인근에서 도로가 갈라졌다는 승용차 운전자의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도로는 5~10㎝가량 위로 부풀어 오르면서 7m에 걸쳐 균열이 생겼다. 균열로 일대를 지나던 12대의 차량 타이어와 하부가 파손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토요일인 21일 오후 2시께 이순신대교 여수~광양 방향 1차로 아스팔트에서도 길이 3.5m, 폭 20㎝ 크기의 균열·들뜸 현상이 발생했다. 1개 차로를 넘어설 만큼 균열의 크기가 컸다. 복구팀은 균열이 발생한 도로를 통제해 2시간 만에 복구했다.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사고도 연이어 발생했다. 21일 오후 10시 16분께 광주시 남구 봉선동 한 아파트에서는 전기를 공급하는 아파트 자체 설비가 고장이 나 9개동 756가구 주민이 2시간 동안 찜통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22일에는 오후 2시 23분께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중리 한 상가 건물 4층 병원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났다. 검은 연기가 나자 병원에 있던 환자를 비롯해 6층짜리 상가에 있던 40여 명이 옥상 등으로 대피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불은 실외기를 태우고 10여 분 만에 꺼졌다. 경찰은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폭염에 더해 곳곳에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서 외출 자제령이 한동안 전국을 휩쓸 전망이다. 경기도는 22일 오후 1시를 기해 중부권 11개 시에 오존주의보를 발령했다. 서울시도 이때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에 오존주의보를 발령했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에서는 실외 활동과 차량 운행을 자제해야 한다.

[지홍구 기자 / 박대의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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