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담아 소외계층 찾아가는 '나눔 반찬통'

글·사진 최승현 기자 2018. 7. 11.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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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횡성군 ‘행복봉사공동체’
ㆍ돼지볶음·잡채·도토리묵 등 매달 한 번 이상 반찬 만들어
ㆍ13개 마을 91가구 찾아 전달…노인들과 말벗, 건강도 돌봐

강원 횡성군 청일면 지역 12개 봉사단체로 구성된 ‘행복봉사공동체 청일면분과’ 회원들이 지난 10일 오후 청일다목적복지체육센터 조리실에서 소외계층에게 배달해줄 반찬을 만들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강원 횡성군 청일면 유동리 청일다목적복지체육센터 1층 조리실. 조리기구 등이 깔끔하게 정돈된 입식 주방에선 ‘횡성 행복봉사공동체 청일면분과’ 회원 10여명이 일사불란하게 음식 재료를 다듬고 있었다. 일부는 싱크대에 도마를 올려놓고 양파와 당근 대파를 써는 데 여념이 없었고, 불판 담당 회원은 돼지고기 안심을 볶기 위해 바쁜 손놀림을 이어갔다.

박명희 횡성 행복봉사공동체 청일면분과장(61)은 “홀로 어렵게 생활하시는 어르신들과 장애인 가정 등에 전달하기 위해 잡채와 도토리묵을 정성껏 준비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역 봉사단체인 ‘청일도깨비’ 회장도 맡고 있는 그는 “평소 어르신들이 잘 못 드시는 요리를 위주로 메뉴를 짜고, 영양 보충을 위해 육류도 곁들이고 있다”며 “회원 모두가 베테랑 주부들이라 손발이 척척 맞는다”고 말했다.

12개 봉사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횡성 행복봉사공동체 청일면분과’는 홀몸 노인과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매달 1회 이상 반찬을 만들어 전달하는 ‘찾아가는 한솥밥 나눔 반찬통’ 사업을 지난 5월 시작했다. 이들은 반찬을 만들어 13개 이(里)에서 각 7가구씩 추천받아 모두 91가구에 전달한다. 반찬 배달은 지역 실정에 밝은 이장들이 맡고 있다.

횡성 행복봉사공동체 청일면분과는 강원도에서 실시한 자원봉사 우수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돼 받은 150만원의 지원금을 활용해 이 같은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육류를 넣은 양질의 반찬을 만드는 데 재료비가 많이 들어 비용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회원들은 “각자 생산한 제철 농산물을 자발적으로 가져오고, 별도 회비도 모아 모자란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일면 전체 인구 2410명 중 65세 이상 노인은 38%인 914명에 달한다. 또 기초생활수급자 228명, 장애인 297명, 홀몸 노인 127명, 한부모가정 5명 등 저소득 취약계층이 657명이다. 전체 주민의 27%가량이 낮은 소득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임광식 청일면장은 “어려운 이웃들이 반찬을 1~2가지씩 가져갈 수 있도록 면사무소에도 나눔반찬통을 비치해 놓고 있다”며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 지역의 봉사단체에서 무료 반찬 배달 서비스까지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찾아가는 한솥밥 나눔 반찬통’ 사업은 단순한 반찬 배달에 그치지 않고 소외계층의 말벗이 돼 주고, 건강상태까지 챙기는 종합 복지봉사로 승화되고 있다. 김균환 청일면 이장협의회장(60)은 “정기적으로 반찬을 배달하며 안부까지 살피니 외롭게 생활하시던 홀몸 노인 등이 너무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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