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바리의 까칠한 味수다] 미식에 빠진 바다-속초·부산·제주 해수욕장 맛집

주현수 기자 joohs@kyunghyang.com 2018. 7. 9.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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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수우동

장마도 한 차례 지나가고 7호 태풍 ‘쁘라삐룬’도 물러갔으니 이제 본격적인 더위사냥에 나설 때죠. 무덥고 습한 여름엔 뭐니 뭐니 해도 바다바다 아니겠어요. 에메랄드빛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눈의 피로도, 마음의 피로도 싹 날아가 버리죠. 하지만 해수욕장에서 한바탕 물놀이를 하다 보면 금세 허기가 지기 마련. 그래서 대표적 여름휴가지인 동해·남해·제주 3곳의 맛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찜통더위는 잠시 잊고 미식의 바다로 풍~덩 해보실까요.

■ 속초 영광정메밀국수 : 낙산사 가는 길에 들르기 적당한 막국수 맛집. 함흥지역이 고향인 할머니가 1974년부터 시작해 며느리와 손자가 3대째 운영 중이라고. 한달 이상 숙성시킨 차가운 동치미 국물에 제분한 지 일주일을 넘기지 않은 봉평 지역 메밀을 사용해 면을 뽑는 것이 이 집 맛의 비결. 구수한 맛의 면발과 양파를 갈아 넣은 매콤한 양념장이 환상의 ‘컬래버’를 보여준답니다. 동치미 막국수의 원조집으로 꼽힌다네요. 자극적이 않으면서 계속 당기는 맛이 엄지 척을 부르는…. 매콤한 메밀전병과 담백한 감자전도 빼먹으면 섭섭하지요.

영광정메밀국수
메밀전병

88생선구이 : 속초 중앙시장 인근에 있는 40년 전통의 생선구이 맛집. 식당 근처에만 가도 생선 굽는 냄새가 진동해 시장한 관광객들을 유혹하죠. 청어·꽁치·가자미·메로·오징어·고등어·숭어·도루묵 등 손질한 생선을 자리에 앉아서 직접 구워 가며 먹는 스타일. 숯불로 굽기 때문에 생선 고유의 맛이 살아 있어 밥도둑이 따로 없답니다. 직원분들이 돌아다니며 굽는 상태를 잘 챙겨주니 요령이 없어도 걱정 마세요. 1인 1만2000원으로 가성비도 훌륭한데, 기본 2인 이상 주문이라 ‘혼행족’에겐 조금 아쉬운 맛집입니다. 숯불 냄새도 많이 밸 수 있으니 고가의 옷은 입고 가지 마시길ㅋㅋ.

88생선구이
88생선구이
88생선구이

■ 부산 해운대소문난암소갈비집 : 마포갈비, 수원왕갈비처럼 해운대갈비의 원조로 꼽히는 곳입니다. 1964년부터 영업을 시작해 50여년간 2대째 명성을 이어오고 있어요. 전골판처럼 생긴 독특한 불판에 고기를 구워 먹은 후 감자로 만든 면 사리를 추가해 전골처럼 즐길 수도 있지요. 밑반찬은 특이하게 1인 1상으로 따로 나오고, 고기와 곁들여 먹기에 적당하네요. 한옥으로 된 큰 규모의 식당은 대감집에 와서 고기를 먹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죠. 간이 세지 않은 양념갈비(3만6000원)가 인기지만, TV 출연 후 생갈비(4만2000원)는 저녁 일찍부터 동나기 일쑤라 미리 예약해 두는 게 좋답니다. 마무리로 갈비가 들어 있는 3000원짜리 된장찌개도 꼭 드시길 강추. 주차공간도 넉넉해서 굿이랍니다.

해운대소문난암소갈비 양념갈비
해운대소문난암소갈비 된장찌개

신발원 : 부산을 방문할 때는 내비게이션을 이 집으로 찍고 갈 만큼 ‘인생만두’를 경험케 해준 맛집입니다. 적당히 두꺼우면서도 부드러운 만두피에 생강과 돼지고기를 넣은 만두소가 조화를 이루는 중국만두의 끝판왕. 메뉴는 달랑 고기만두·군만두·물만두뿐입니다. 다만 중국사람들이 아침으로 먹는 콩국+과자, 월병, 공갈빵 등을 간식거리로 판매하고 있어요. 처음에 고기만두를 씹었을 때 ‘샤오롱바오’가 아닌가 싶을 만큼 육즙이 풍부해서 ‘깜놀’하기도. 5000원으로 가격까지 착하죠. 60년이나 된 내공을 자랑하지만 테이블은 5~6개뿐이라 대기줄이 길 때가 많아요. 주차는 불가.

신발원 군만두
신발원 고기만두

■ 제주도 수우동 : 미식 프로그램에서 전파를 타며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린 식당이에요. 탱글한 면이 자랑인 수우동, 자작냉우동과 돈가스가 시그니처 메뉴인데요. 맛도 부족함 없지만 그보다 협재해수욕장과 비양도를 한눈에 담은 채 먹는 맛이 그야말로 환상적이죠. 하지만 이런 뷰를 얻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따르는데요. 전화 예약은 안 받고 오전 7시부터 가게 앞 대기명단에 직접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겨야 한답니다. 뭐 이렇게까지 해서 먹어야 하나 싶은 분에겐 비추. 튀김덮밥을 주문하면 미니 수우동이 나오니 다양하게 맛보실 분에겐 개이득^^.

제주 수우동
자작냉우동과 돈가스

가시아방국수 : 전복이나 회뿐 아니라 제주에서 한번은 꼭 먹어야 할 메뉴가 바로 고기국수 아니겠어요. 유명하다는 몇 곳을 가봤지만 ‘가시아방국수’가 최고였어요. 성산 쪽에 있는 이 식당은 얼마전 규모를 넓혀 이사를 했음에도 식사시간에 대기는 필수죠. 하지만 카운터에서 앱으로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하면 알림이 오는 웨이팅 시스템을 도입, 근처 해변에서 놀다가 올 수 있어 편해졌네요.

가시아방 고기국수
돔베고기

고기국수+비빔국수와 돔베고기 반, 음료수가 나오는 커플메뉴를 추천하고요. 돔베고기 대신 아강발(어린 돼지의 족발을 말하는 제주 방언)로 구성된 절친메뉴도 있어요. 뽀얀 고기국물에 매콤한 양념장이 더해서 느끼함을 잡아주고, 퍼지지 않은 면의 식감이 완성해 주는 맛. 야들야들한 돔베고기도 엄지 척! 렌트카 내비는 업데이트가 잘 안돼 이전하기 전 장소로 안내할 수 있으니 위치를 꼭 확인하고 가야한다는 꿀정보 남겨요.

<주현수 기자 joo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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