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톡톡 치자 하늘소가 툭툭!

신수빈 기자 2018. 7. 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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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사랑탐사대 2018 첫 특별탐사

※.편집자주. 올해부터 지구사랑탐사대에서는 새로운 특별탐사 3종이  시작됐다. 하늘소, 개미, 바닷물고기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6월 9일, 첫 번째 특별탐사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지사탐 어벤져스인 이승현, 최웅 연구원이 강원도 홍천에서 하늘소 특별탐사를 연 것이다. 이날 지사탐 대원들은 어떤 특별한 하늘소를 만났을까? 

강원도 홍천군 내린천 옆을 걷고 있는 지사탐 대원들

● 전세계 2만 5000종이 사는 대가족, 하늘소

6월 9일, 10여 명의 사람들이 한 손엔 곤충 채집망을, 다른 한 손엔 채집통을 들고 모였다. 바로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과 서울대학교 곤충계통분류학 연구실 이승현 연구원과 호서대학교 생명과학과 최웅 연구원이었다. 이들은 한 시간 가량 강원도 홍천 내린천 주변의 작은 산을  올랐다. 

탐사에 앞서 안전수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탐사대원들

“찾았다!”

30분 정도 산을 올랐을 때쯤, 골드사이언스팀 서우 대원의 반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이승현 연구원은 서우 대원이 잡은 하늘소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올해부터 새로운 특별탐사 3종을 시작하게 된 지구사랑탐사대

 “옆검은산꽃하늘소예요. 보통 ‘하늘소’라고 하면 손가락 하나 길이쯤 되는 커다란 장수하늘소를 떠올릴 거예요. 하지만 사실 손가락 한 마디 크기를 넘는 하늘소는 10종이 안 돼요. 그 밖엔 모두 이 하늘소처럼 자그마하답니다.”

하늘소는 ‘딱정벌레목 하늘소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전세계에 약 2만 5000종이 살고 있다.  이중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하늘소만 해도 350종이나 된다. 이승현 연구원은 “워낙 종이 다양해서 연구원들이 모든 종을 직접 탐사하는 것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지사탐 대원들이 탐사를 통해 하늘소가 얼마나 다양하고 아름다운 곤충인지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긴다리범하늘소 - 어린이과학동아 2018년 13호 제공

● ‘찌르르’ 우는 귀여운 곤충의 정체는?

표본을 보며 하늘소의 모양을 익힌 지사탐 대원들은 등산로를 오르며 직접 하늘소를 찾아보는 본격적인 탐사에 나섰다. 최웅 연구원은 대원들에게 하늘소를 쉽게 찾는 방법을 일러주기도 했다. 

쑥을 좋아하는 삼하늘소를 찾는 손예준, 서우 대원. 최웅 뎐구원이 이를 돕고 있다.

“하늘소는 꽃이나 나뭇잎의 수액을 먹어요. 그래서 꽃이 피는 시기엔 꽃 주변에 많이 모여 있고, 나뭇잎 위에도 자주 앉아 있지요. 높은 나무에 있는 하늘소는 찾아내기 어려운데, 한 가지 팁을 알려드릴게요. 가만히 나무 잎사귀를 올려다보면 하늘소의 그림자가 보여 쉽게 찾아낼 수 있답니다.”

채집망 안에 떨어진 곤충을 찾는 모습. - 어린이과학동아 2018년 13호 제공

최웅 연구원의 설명을 들은 지사탐 대원들은 키보다 훨씬 큰 채집망을 든 채 잎사귀와 꽃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그리곤 곤충을 발견하면 채집망을 식물의 가지 아래에 두고 톡톡 쳐서 그곳에 붙어 있던 곤충을 채집망 안으로 떨어뜨렸다. 그뒤 채집망을 열어 쉽게 곤충을 채집할 수 있었다. 

작약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고운산하늘소. - 어린이과학동아 2018년 13호 제공

이날 대원들은 옆검은산꽃하늘소, 삼하늘소, 긴다리범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 등 다양한 하늘소를 비롯해 꽃무지, 집게벌레 등의 산 속 곤충을 관찰할 수 있었다. 특별탐사에 참가한 돌아온지구영웅팀 윤태웅 대원은 “삼하늘소를 잡았는데 ‘찌르르’ 하며 귀여운 소리를 냈다”며 “하늘소가 이렇게 귀여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며 소감을 말했다. 

● 인터뷰 “제 눈에 안 예쁜 하늘소는 없어요” 

_이승현(서울대학교 곤충계통분류학 연구실 연구원)

이승현 연구원

Q. 어떤 연구를 하나?

세상에 어떤 하늘소들이 살고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한국에서 처음 발견되는 미기록종을 기록하고, 세계에서 처음 발견되는 신종에 이름을 지어 준다.. 또, 의외로 하늘소의 행동생태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하늘소의 애벌레가 어떤 식물을 먹는지, 언제 번데기가 되고 성충이 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다. 연구실에서는 DNA를 분석해 하늘소의 가계도를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진화했는지도 연구하고 있다.

Q. 언제부터 하늘소의 매력에 빠졌나?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곤충을 좋아했지만, 그중 하늘소에 빠지기 시작한 건 2008년부터이다. 무의도에 놀러 갔다가 누군가 버려 놓은 장작더미를 발견했다. 그때 ‘이런 나무를 가져가면 하늘소가 나온다’던 이야기가 떠올라 집에 가져다 놓았는데, 한 달쯤 지났을까? 거기서 수십 마리의 굴피염소하늘소가 나온 것이다! 그 뒤부터 하늘소의 매력에 푹 빠져 다른 곤충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승현 연구원

Q. 하늘소가 왜 좋은가?

안 예쁜 사람은 있어도 안 예쁜 하늘소는 없다(웃음). 하지만 요즘은 하늘소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나가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의미있는 것 같아 더 좋다. 또 지사탐 어벤져스 장현규, 최웅 연구원과 함께 탐사하고, 실험실 교수님, 동료들과 이야기하면서 배우는 것도 즐겁다. 함께 하면서 훨씬 재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

Q. 지구사랑탐사대와 함께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나?

어렸을 때 서울대공원에서 하는 곤충채집, 표본 프로그램에 두 번 참가했어요. 전문가들을 직접 마주하면서 많이 배웠다. 지금 곤충학을 연구하고 있는 데에는 그때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지금은 제가 나름 전문가가 됐으니, 그때 받았던 것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도 나로 인해 곤충을 더욱 사랑하게 됐으면 좋겠다!

 

*출처 : 어린이과학동아 13호(2018.7.01 발행) '지구사랑탐사대 2018 첫 특별탐사 - 나무를 톡톡 치자 하늘소가 툭툭!" 

*도움 및 사진: 이승현(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곤충계통분류학 연구실), 최웅(호서대학교 생명과학과), 어린이과학동아

[신수빈 기자 sb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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