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내고 배당 안하는 기업에 주목하라"

안중현 기자 2018. 6. 28.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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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수혜주는.. 국민연금 도입땐 주주이익 대변
"기관투자자 지분 늘어난 기업, 배당수익률 높은 우선侏도 유망"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화두'다. 스튜어드십 코드란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충직한 집사(steward)처럼 자신이 주식을 가진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는 행동 지침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는 총 51곳이고, 앞으로 50곳의 참여가 예정돼 있다. 오는 7월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는 기관투자자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30여 곳의 운용사에 자금 운용을 위탁하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면 이들 역시 도입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기관투자자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주의 이익을 대변할 '감시자'로 나서게 된다. 그러면 기업은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영 방침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는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이 확대될 종목, 이른바 '스튜어드십 코드 수혜주'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당수익률 극대화될 기업

전문가들은 우선 기업 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주주 친화 정책인 배당 확대를 중심으로 수혜주를 찾고 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298개나 되는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국민연금이 해당 기업들에 배당 확대 등을 건의한다면 기업들에 큰 압박이 될 것"이라면서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으면서 수년간 흑자를 내는데도 배당이 인색한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 대한해운, 후성, 덕산네오룩스, 원익머트리얼즈, AJ렌터카, 대양전기공업, 팬오션, 제이콘텐트리, 원익QnC, NHN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은 최근 3년간 흑자를 내고도 배당을 하지 않은 기업이다. 대림산업, 신세계, 현대리바트, 네이버 등 3년 연속 배당성향(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 10% 미만인 기업들도 국민연금이 배당을 확대하라고 요구할 경우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최 연구원의 분석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보통주보다 높은 우선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우선주 주가는 보통주 주가 대비 60%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가격 면에서도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의결권이 없는 대신 우선주는 일반적으로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다. 반면 주당 배당금은 보통주보다 조금 높거나 같다. 결국 우선주는 배당수익률(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것)이 보통주보다 높다. 투자한 금액 대비 받을 수 있는 배당금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조 연구원은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10% 이상 증가가 예상되는 기업 중 보통주 주가의 80% 이하인 우선주가 유망하다고 봤다. CJ제일제당우, 대림산업우, 태영건설우, 한화3우B, NH투자증권우, 삼성화재우, 삼성전자우 등이 여기에 속한다.

◇기관투자자 지분 확대되고 성장할 기업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수혜주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기관투자자의 지분율이 증가하는 가운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절대적이지 않은 기업을 찾아야 하며, 당연히 매출액 등 펀더멘털 요건도 충족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기업들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의 지분율이 10% 이상이면서 최근 3년간 이들의 지분율이 증가한 기업 ▲최대주주 지분율이 40% 이하인 기업 ▲최근 3년간 매출액이 늘어난 기업 등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종목에 주목하라는 게 최 연구원의 얘기다. 그는 이러한 기준에 해당하는 종목으로 대림산업, 풍산,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하나투어, 유한양행, SK케미칼, 현대백화점, 미래에셋대우 등 13개 기업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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