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규의 'YOLO와' 쇼핑칼럼] "공유경제의 시대 속 유통방식의 변화"

얼마 전, 잘 아는 한 유명 광고회사의 부사장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안부차가 아닌 상품 아이디어를 제안하시기 위한 전화였습니다.
‘청춘별장’이라는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세컨드 하우스 개념의 별장에 관한 것이었죠. 하나의 집을 여러 명이 나눠 구매할 수 있는 ‘공유형 구매 방식’을 새롭게 도입, 최소 1000만원 대 투자로 별장 주인이 될 수 있는 상품이었습니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구입이 가능한 3인·5인등의 소수형 공유 모델은 물론, 모르는 다수의 사람과도 함께 집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10인 공유형까지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여러 명과 나눠 보다 저렴한 가격에 멋진 별장을 소유하고, 원한다면 렌트도 해주면서 부수입을 벌 수 있는 공유경제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집 쉐어링 상품인 셈이죠.
이어 그 부사장님은 이와 관련된 제품들의 온라인 판매를 위한 아이디어를 요청하셨습니다. 부사장님과의 통화를 끝낸 뒤 ‘이제 온라인에서 집도 팔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최근 분야를 불문하고 유통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공유경제가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술의 발달과 SNS 활성화 등 4차 산업혁명의 도래는 소비와 소유의 개념이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오로지 ‘갖기’ 위해 돈을 지불했다면, 이제는 많은 소비자들이 ‘경험’이라는 가치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소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유통시장에서 소유가 아닌 공유한다는 경제관념으로서 소위 '공유경제'를 화두에 올리게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 중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약간의 대가를 받는 것인데요. 빌려준 사람은 돈을 받고, 빌려 쓴 사람은 저렴한 비용으로 필요한 물건을 사용할 수 있으니 서로 이득일뿐만 아니라 자원절약도 된다는 뜻이죠.
이 공유경제는 과거까지 단순히 '빌려쓴다'라는 렌탈의 의미에 가까웠다면 현재는 합리적인 자원소비를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 대상자체도 일상용품부터 옷, 차, 그리고 이를 넘어선 공간, 전문가의 지식 또는 서비스까지도 넓어지고 있죠.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으로 대비해 설명드리자면 숍인숍이나 팝업스토어, 카 셰어링 등이 바로 공유경제의 예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숍인숍의 사례는 주변에서 흔히 만나실 수 있는데요. 저희 회사 건물에 있는 돌잔치 및 행사 전문 레스토랑이 점심에는 근처에서 아주 유명한 한식부페 음식점으로 변신을 하곤 하는데요. 이와 마찬가지로 미용실 속에 메이크업 숍 또는 네일숍이 있는 경우나, 저녁에 치킨집이었던 곳이 점심에 한식뷔페를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펼쳐지는 주변상가들의 모습은 대표적인 숍인숍 형태이자, 공유경제의 좋은 예죠.

또 판교 신도시에 있는 500여개가 넘는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추진되고 있는 중소기업 상품 판매공간인 ‘큐알마트’는 온라인 주문결제를 통해 상품이 판매되면 매장주인에게 일정 수수료가 지급되고, 중소기업에게 그 나머지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를 갖는데요. 이는 곧 공간 하나로 매장주인에게는 부수입을, 중소기업에게는 물건판로를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다른 공유경제의 형태인 팝업스토어는 기존의 한 장소를 빌려 다른 이벤트 또는 판매를 하는 곳을 말하는데요. 최근 몇 년간 분위기가 괜찮은 카페에 가면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패션 또는 화장품들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가 함께 있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최근에는 이런 팝업스토어가 유행하게 되면서 '스위트 스팟'처럼 오피스 빌딩이나 대형 쇼핑몰 내 공실 같은 자투리 공간활용을 중개하고 운용하면서 마케팅 기획과 대행을 담당하는 회사들도 탄생하게 됩니다.
이처럼 불과 수 년만에 또다른 경제형태를 탄생시킬 정도로 발달한 팝업스토어는 공간을 매개로한 공유경제의 한 예시로 꼽힙니다.
쏘카, 그린카 등의 업체들이 대표하고 있는 카 셰어링 시장도 공유경제의 한 사례입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의 활성화와 차량 운용비용의 증가는 은 층을 중심으로 ‘내 차’와 ‘자가 운전’에 대한 필요성을 감소시켰습니다. 이는 곧 자동차를 '필요할 때만 빌려쓰면 되는 제품'이라는 인식으로 이어져 하나의 공유경제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요즘은 숍인숍이나 팝업스토어 같은 공간, 자동차 등의 고가 제품에 대한 공유경제가 심화발전함은 물론, 생활소비재의 소비형태에도 공유경제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웹 또는 모바일로 의류나 신발, 가방 등 패션·액세서리 제품을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웹이나 어플을 통해 소비자가 원하는 의류를 대여해 정해진 기간동안 이용한 뒤, 이 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수거해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합리적인 소비를 촉진하곤 합니다. 보다 최근에는 패션 아이템을 대상으로 하는 공유서비스에 전문 스타일리스트의 손길을 더해 옷을 골라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해 눈길을 끌곤 합니다.

말 그대로 ‘공유경제’는 무엇이 됐든, 타인과 나누어 사용하는 것으로, 비용절감 등 장점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관리 소홀에 따른 훼손 문제인데요. 전자기기나 패션아이템 등 유형의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고장·파손에 따른 이용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이를 해결하는데도 많은 고민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무형의 지식이나 서비스를 공유하면서 생기는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비대면 거래로 인한 금융사기나 기존 사업자들의 경제적 손해, 법적문제 등은 두드러지는 서비스 공유의 한계입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는 한국시장 진출 의사를 밝히자마자 국내 택시사업자와 기사분들의 강력반발에 부딪혀있는 상황이고요. 숙소 공유서비스인 '에어비앤비'는 숙박업을 목적으로 집을 구매·대여하거나, 범죄 목적으로 집을 대여하는 등 공유경제의 원래 목적을 망각한 채 악용되는 사례가 다수 발견돼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공유경제 시장은 단순히 유형의 소비재를 향한 시선을 넘어 무형의 서비스까지도 이어지면서 생활서비스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가사와 육아, 간병, 반려동물 돌보기 등과 관련된 노동력은 물론 생활용품 제조 및 유통업체, 주택 건설업체와 인테리어 업체, 은행 및 법률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들이 공유경제 체재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음식점과 ‘큐알마트’와 같은 상품진열대의 조합.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둘이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공유경제 시대에 발맞추려면 좀 더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다른 분야와의 접목, 교류, 공유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도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필자소개/고현규
현재 트랜드코리아(Trend Korea)사이트를 운영중인 이베이 소싱 에이전시 케이그룹 대표이사다. 연세대 경영학 석사 졸업, 연세대 유통전문가 과정수료, 이마트 상품 소싱바이어, LG패션 신규사업팀, 이베이 코리아 전략사업팀 등에서 근무했다.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 갤럭시 10주년에 총력..S10 세 가지로 개발, 폴더블폰도 출시 전망
- 안드로이드P, AI로 성능은 물론 디지털 웰빙까지 해결
- 수소차, 2022년 km당 70원대에 달린다..민·관, 2022년까지 2조6000억원 투자
- [국제]美 셰일 석유업계, OPEC 증산 결정 반색..수익확대 호기
-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단계..'인수합병' 최대 관심
- 2조 규모 예타 좌절..반도체 미래 투자 먹구름
- 美, '무주공산' 미생물 시장 장악 착수..韓 후발주자 밀릴까 우려
- 끊임없는 검찰발 ICO 수사 루머확산..'된서리 맞을까' 업계 위축
- 액티브X 없이도 은행·정부서 인증한다..금결원, '브라우저 공동인증' 개발
- 게이밍 노트북, '울트라 슬림'이 대세..휴대성 경쟁 돌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