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먼 나라와는 화친하고 가까운 나라를 공격하다 - 전국책

2018. 6. 25. 09: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범수(范睡)는 전국시대 전략가다.

위나라 책사이던 그는 제나라와 내통한다는 모함을 받고 진나라로 도망쳤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한자풀이

遠  멀 원
交  사귈 교
近  가까울 근
攻  칠 공

범수(范睡)는 전국시대 전략가다. 위나라 책사이던 그는 제나라와 내통한다는 모함을 받고 진나라로 도망쳤다. 당시 진나라는 소양왕 모후인 선태후의 동생 양후가 재상으로 있으면서 실권을 쥐고 있었다. 그는 제나라를 쳐서 자신의 영지를 넓히려 했다. 소양왕이 범수를 불러 의견을 물었다.

범수가 진언했다. “전하, 멀리 떨어져 있는 제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득책이 아닙니다. 적은 군대로 강국 제나라를 친다 하면 다른 제후들이 비웃을 것입니다. 더구나 두 나라 사이에 있는 한나라와 위나라가 길을 열어 줄지도 의문입니다. 또 설령 쳐서 이긴다 한들 그 땅을 진나라 영토에 편입시킬 방도가 없습니다. 옛날에 위나라가 조나라 길을 빌려 중산을 정벌했지만 정작 그 땅을 손에 넣은 것은 조나라였습니다. 위는 중산과 멀고 조와는 가까운 까닭이지요.”

범수의 말에 일리가 있다 여겨 소양왕이 물었다. “그럼 어찌해야 하오.” 범수가 답했다. “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략하는 ‘원교근공(遠交近攻)’ 전략이 상책입니다. 한 치의 땅을 얻어도, 한 자의 땅을 얻어도 전하의 땅이어야 하지 않습니까. 이해득실이 이처럼 분명한데 굳이 먼 나라를 치는 건 현책이 아니옵니다.”

소양왕은 옳거니 싶었다. 소양왕의 신임을 얻은 범수는 승진을 거듭했고 재상에까지 올랐다. 또한 ‘먼 나라와 손잡고 가까운 나라를 친다’는 원교근공책은 천하통일을 꿈꾸는 진나라의 국시가 됐다. 《전국책》이 출처다.

먼 나라와 손잡고 이웃 나라를 치는 ‘원교근공(遠交近攻)’이 전략의 전부는 아니다. 때로는 이웃 나라와 손잡고 먼 나라를 치는 ‘근교원공(近交遠攻)’ 전술도 필요하다. 전술은 전황에 맞춘 대응이다. 가까운 곳에든, 뭔 곳에든 적을 두지 마라. 작은 적도 그 이웃과 마음을 모으면 큰 적이 된다. 힘보다는 덕으로 상대를 꺾어라. 그게 진정한 승리다.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글방] [모바일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