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군산부터 장성까지 '초여름 밥상' 찾아 떠난다

최하나 기자 2018. 6. 2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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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전북 군산 및 부안, 전남 장성의 초여름 밥상에 대해 다룬다.

21일 저녁 7시 35분에 방송될 KBS1 교양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최불암이 전국 각지의 초여름 밥상을 찾아 떠난다.

사철 수산물이 넘쳤던 파시의 고장, 전북 군산. 제철 수산물을 오래 저장하고 더 맛있게 먹기 위해 발달한 문화가 있으니 바로 반건조 생선이다. 생선에 소금을 뿌려 하룻밤 재운 뒤 볕과 바람이 잘 드는 야외 건조장에서 말리면 수분이 빠지면서 살은 더 탄탄해지고 꼬들꼬들한 감칠맛이 더해진 말린 생선이 탄생한다. 요즘 같은 초여름 날씨면 군산의 명물로 유명한 박대는 2시간, 장대나 우럭은 3시간이면 가장 맛있게 꾸덕꾸덕 말린다.

매일 새벽 반짝 섰다 사라져 도깨비시장으로 불리는 장에서 만난 김복례 씨는 건어물이란 개념조차 없던 시절부터 생선을 말려온 35년 전통의 장인으로 지금은 딸 백유선 씨와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복례 씨의 어머니와 딸 3대가 모두 좋아한다는 풀치조림은 간장에 고춧가루, 마늘 정도만 넣고 조리면 완성이다. 산란을 앞두고 제철 맞은 붕장어는 먹기 좋게 썰고 간장으로 달달하게 조려내면 밥도둑 반찬이 따로 없다. 뼈까지 넣어 푹 고아낸 붕장어탕은 기력 보충에 으뜸인 여름철 바다 보양식이다. 연탄불에 구워 먹는 박대구이는 배고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해주는 추억의 별미다.

전남 장성의 황룡장 인근에는 유명한 국수 장인이 있다. 50년 동안 한결같은 정성으로 태양과 바람에 말린 국수를 고집해 온 변영술 씨다. 손으로 만져만 봐도 국수의 말려진 상태를 알 수 있다는 변영술 씨는 장마가 오기 전 6월이 국수의 제철이라 한다. 이맘때면 아들, 딸 내외가 모두 일손을 도와도 바쁘다.

신록이 짙어지는 초여름, 전북 부안의 산과 들에도 깊어진 초록을 만날 수 있다. 천년의 양잠 역사를 자랑하는 부안의 뽕잎이 그것이다. 당뇨와 혈액순환에 좋기로 유명한 뽕잎은 생으로 즐겨도 맛있지만 말려서 먹으면 그 맛과 영양이 배가된다. 도시에 살다 귀농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뽕밭을 지키고 있다는 조인환 씨가 수확해온 뽕잎에 아내 강미숙 씨의 손길이 분주하다.

갓 딴 싱싱한 뽕잎은 꼭 소금물에 데친 후 햇볕에 말려야 산화를 방지할 수 있고 무엇보다 훨씬 더 쫄깃하고 맛있어진다. 농사철 긴요한 식재료가 되는 말린 뽕잎을 넣어 만든 구수한 뽕잎밥에 두부를 으깨 넣은 강된장을 얹어 먹으면 금상첨화다. 들깨를 잔뜩 넣고 끓인 들깨탕에 뽕잎을 넣으면 부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 뽕잎진너물이 된다. 200도가 넘는 뜨거운 불에 뽕잎을 덖고, 비비고, 말리는 과정을 9번이나 반복해야만 맛볼 수 있는 구증구포 찻잎은 말린 뽕잎 최고의 진미다. 여기에 된장, 들기름을 넣고 조물조물 무치면 귀한 손님 대접할 때나 볼 수 있다는 구증구포 나물이 탄생한다. 뽕잎으로 시작해 뽕잎으로 끝나는 부안의 건강밥상을 만난다.

자연에서 말렸기 때문에 더 쫄깃하고 탄력 있는 면발을 자랑하는 장인의 국수. 반죽을 만들고, 국수를 뽑고, 말리는 고된 작업을 위로해준 음식이 있다. 바로 설탕국수다. 삶은 국수에 찬물을 붓고 입맛에 맞춰 설탕을 넣어주기만 하면 완성되는 설탕국수는 기력을 보충해주는 고마운 음식이다. 아삭아삭한 콩나물무침과 부추겉절이, 곰삭은 묵은지를 취향대로 골라 넣어 먹는 비빔국수와 여름이면 빠질 수 없는 콩국수는 좋은 영양식이 된다. 일하다 보면 하루 한 끼는 국수를 먹는다는 가족들. 매일 먹어도 맛있는 건 국수에 태양처럼 뜨거운 장인의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예부터 대나무가 많아 죽향이라고 불리는 전남 담양에는 '모내기할 때 대숲에서는 죽순이 자란다'는 말이 있다. 태양 아래 들녘에서는 벼가 자라고, 숲에서는 죽순이 올라오는 것. 대나무 밭이 무성했던 무월마을에서는 특히 5월 중순부터 딱 한 달가량만 올라오는 죽순은 귀한 만큼 말려서 오래 두고 먹는다고 한다.

수확한 죽순을 바로 삶아 손으로 얇게 찢은 후 초여름의 태양과 바람에 말리면 쫄깃쫄깃한 식감과 특유의 향을 자랑하는 말린 죽순이 된다. 말린 죽순에 들깻가루를 듬뿍 넣어 고소하게 볶아낸 죽순나물은 무월마을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반찬이다. 말린 죽순과 소고기가 만난 죽순불고기는 맛이 더욱 담백해질 뿐만 아니라 영양 궁합이 그만인 건강식이다. 농번기 때는 한 철씩 먹어야 힘이 난다는 이 마을 농사꾼들의 여름 보양식은 바로 죽순추어탕. 미꾸라지를 통째로 갈아 넣고 얼갈이배추, 말린 죽순까지 넣고 진하게 고아내면 된다. 함께 나누는 든든한 밥상이 있어 무월마을 사람들은 올여름도 무더위 걱정을 던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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