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틈새시장 잡아라".. 中企 '세컨드 가전' 승부수

김정유 2018. 6. 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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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텔 '레트로 냉장고' 1분기 277% 매출액 급증
대우루컴즈, 파세코도 소형 냉장고 출시하며 경쟁 가세
대기업 정면승부 대신 '세컨드 냉장고' 공략해 영역 창출
코스텔이 판매 중인 소형 ‘레트로 냉장고’. 이 회사는 냉장고 시장에서 ‘세컨드 가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공=코스텔)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중견·중소 가전업체(이하 중기)들이 대기업 위주의 냉장고 시장에 진출, 틈새시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정용 냉장고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등 대기업들과 정면승부를 펼치기보다, 소형·맞춤형 냉장고를 ‘세컨드 가전’으로 선보이며 차별화하는 모습이다. 세컨드 가전은 냉장고 등 기존 가전의 핵심 기능을 유지하되 크기는 줄이고 가격은 낮춘 가전을 통칭한다. 복고풍(레트로) 외관 디자인을 적용하거나 화장품 전용 냉장고를 출시하는 등 기존 가정용 냉장고와는 차별화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텔이 판매 중인 ‘레트로 냉장고’의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77% 증가했다. 레트로 냉장고는 총 20종으로 종전 원색 위주 디자인과 차별을 둔 소형 냉장고다. 용량은 86ℓ부터 300ℓ까지 구성, 소비자들이 다양한 소형 냉장고를 접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1986년 설립한 코스텔은 그간 빌트인 가전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다가 2015년부터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코스텔 관계자는 “가정용 냉장고 시장에서 세컨드 가전으로 존재감을 부각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며 “일반적으로 메인 냉장고로 분류되는 800ℓ 이상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인테리어와 용도 등을 감안해 300ℓ 이하 세컨드 냉장고를 찾을 것이라고 판단, 차별화한 디자인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텔은 오프라인 대형매장을 중심으로 영업망 확보에 주력한다. 이 회사는 2016년 서울 청담동에 첫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 후 롯데백화점 일부 매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백화점은 물론 아울렛·대형마트까지 직영매장을 확대 중이다. 올 상반기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과 스타필드 고양점 등에 입점했다. 올 8월엔 수도권 인근 백화점에도 직영매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코스텔은 올해 레트로 냉장고 판매량을 전년보다 5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다.

대우루컴즈가 지난달 출시한 250L급 소형 냉장고. (사진=대우루컴즈)
2002년 대우전자 모니터사업부가 분사해 설립한 대우루컴즈도 소형 냉장고 등 세컨드 가전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기존 데스크톱PC와 모니터, TV 등에 주력했으며, 특히 ‘세컨드 TV’ 시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왔다. 올해는 가전영역 확대를 선언하며 소형 냉장고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지난달엔 250ℓ 소형 냉장고도 출시, 기존 90·161ℓ 등 소형 냉장고에 라인업을 추가했다. 주요 판매 채널은 온라인이다. 대우루컴즈 측은 올해 출시할 냉장고 판매 목표를 1만대로 설정, 최근 마케팅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빌트인 가전업체 파세코 역시 최근 소형 ‘냉동겸용 김치냉장고’를 출시, 세컨드 김치냉장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제품은 71ℓ 용량으로 국내에서 가장 작은 크기의 김치냉장고다. 기존 400ℓ급 대용량 김치냉장고의 4분의 1 이하다. 세컨드 가전으로 전략을 세운 만큼 디자인에 집중, ‘모던 레트로’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효과도 높였다. 파세코 관계자는 “김치냉장고가 김장김치만을 보관하던 계절가전에서 사계절 이용할 수 있는 세컨드 냉장고로 진화 중”이라며 “이 제품은 김치냉장고와 냉동고 기능에 충실하는 동시에 디자인을 강화한 제품으로 효율성과 함께 실용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들이 세컨드 가전 시장에 적극 나선 것은 기존 냉장고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고착, 소형 냉장고 등 틈새시장을 공략할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냉장고 시장은 4인 가족을 겨냥한 80~910ℓ 용량의 양문형 냉장고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70% 이상 점유율을 보인다. 중기들의 경우 이같은 대기업들의 ‘콘크리트 점유율’을 쉽게 깰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다양한 용도의 보조 냉장고 수요가 증가하자 200ℓ 이하 소형 제품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승산이 없는 대용량 냉장고 시장에서 대기업들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보다 세컨드 냉장고라는 틈새시장을 선점,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시장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벽을 넘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 중기들의 숙명”이라며 “냉장고뿐만 아니라 에어컨·세탁기 등 다양한 품목으로 중기들의 세컨드 가전 시장 확대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빌트인 중소기업 파세코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초소형 김치냉장고를 선보였다. (사진=파세코)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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