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김비서가 왜 그럴까' 박서준 이 남자, 정말 어쩌면 좋지?

양지연 기자 2018. 6. 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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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현실 남사친이 ‘자아도취 부회장님’으로 변신했다. 웹툰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박서준의 매력은 이번에도 확실히 통할 수 있을까.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6일 베일을 벗었다. 유료구독자수 450만을 돌파한 흥행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방송 전부터 젊은 층의 폭발적인 관심을 얻었던 작품이다. 여기에 ‘식샤를 합시다’, ‘싸우자 귀신아’, ‘이번생은 처음이라’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돋보인 박준화 연출이 참여한다는 소식에 대박 로코 탄생을 예약하는 듯 했다.

화룡점정은 ‘전형적인 실장님’을 자신만의 인물로 해석해야 할 배우 박서준. 그는 지난해 현실 남사친, 의욕만 앞선 경찰대생, 잘생기고 친절한 한국식당 아르바이트생으로 지난해 최고의 청춘스타로 입지를 굳힌 바 있다. 제작발표회에서 박서준은 “살아온 환경과 성격 모두 나와 180도 다른 인물이기에 더 끌렸다”며 “지난 작품들보다는 더 만화에 나올만한 인물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첫 방송부터 박서준의 매력은 빵빵 터졌다. 자기애에 빠진 완벽남은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비서와 주변인들 모두가 자신에게 빠져있다는, 정작 나조차 내 모습에 빠져든 자뻑 왕자님은 본인은 웃지 않지만 주변인들을 웃기는 요상한 재주를 보여줬다. 만화에서나 있을만한 인물이라는 소개가 딱 맞아 떨어졌다.

캐릭터 설명에만 주안점을 두는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물과 달리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시청자들을 낚기 위한 다양한 떡밥을 던졌다. 이영준(박서준 분)에게 퇴사 의사를 밝힌 김미소(박민영 분)가 “누군가의 비서도, 가장도 아닌 김미소의 인생을 살고싶다”고 선언하거나, 김미소의 하루 특별휴가에도 빈자리를 느끼며 “김비서는 김미소야”라고 말하는 이영준의 한 마디는 이야기의 ‘핵심 메시지’가 될 것을 예고했다.

쉴 새 없이 빠른 전개도 재미의 큰 몫을 담당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 인수인계 자료 작성을 마친 김미소를 찾아간 이영준이 진지한 표정으로 “일은 계속해. 나 이영준이 결혼해 주지”라고 말하는 모습은 두고두고 남을 작품의 백미. 시청자들의 심장을 그만 쿵 내려앉게 만들었다.

박서준은 지난해 드라마 ‘쌈 마이웨이’와 영화 ‘청년경찰’, 예능 ‘윤식당2’까지 종횡무진 활약하며 청춘배우로서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쌈 마이웨이’에서는 격투기 선수 고동만은 승부조작의 상처, 아버지와의 갈등 등의 현실적 고민과 여사친이 여친이 되는 ‘쌈 말고 썸’의 몽글몽글한 감정을 잘 담아냈다.

이후 영화 ‘청년경찰’에서는 의욕만 가득찬 경찰대생으로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연기와 강하늘과의 브로맨스까지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청춘배우들을 앞세운 작품 중 단연 돋보일 흥행성적(500만)은 보너스였다.

드라마와 영화계를 접수한 그는 나영석 PD와 손잡고 예능까지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 스페인에서 촬영된 ‘윤식당2’에서 박서준은 아르바이트생으로 합류해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했다. 잘생겼지, 매너좋지, 기초적인 스페인어도 되지, 전 세계 손님들은 박서준의 매력에 홀랑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처럼 지난해 박서준의 활동은 ‘현실’과 맞닿아 있었다. 자연스럽고 유쾌한 본인의 매력이 작품에 그대로 담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면에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그에게 큰 도전이다. 너무나도 익숙한 실장님 캐릭터, 만화 원작인 만큼 어느정도 가미돼야 하는 과장돼야할 연기변신은 쉽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박서준은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해 말투, 눈빛, 제스쳐까지 표현 방법을 다양하게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첫 방송의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그의 변신은 합격점을 받아도 될 듯 하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6일 첫 방송 시청률은 평균 5.8%(닐슨코리아/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최고 6.6%를 기록했다. 최근 가장 화제성 높았던 로맨스 드라마인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4.0%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정도면 대박의 향기가 솔솔 풍긴다. 확 달라졌다 해도 박서준의 매력은 제대로 통했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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