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만두를 달라고 하면 만두가 나오지 않는다

2018. 5. 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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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만두(饅頭)라 함은 밀가루를 반죽하여 만든 만두피 속에 야채와 고기 등의 소(음식)를 넣고 빚어 찌거나 삶거나 튀긴 음식을 말하며 반죽 또는 소의 종류 및 조리법에 따라 많은 종류가 있다.

사실 한국에서 지칭하는 만두와 비슷한 요리는 전 세계적으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각 나라별로 다양한 요리법을 가지고 있는데 과연 중국의 만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nicpic.com/직접촬영

중국에서의 만터우(馒头;mán tóu)는 보통 밀가루 반죽을 쪄서 불린 것이며 주로 북방에서 즐겨먹는 주식이다. 속에 내용물이 없는 만터우는 우리나라에서 고추잡채와 곁들여 먹는 꽃빵이라 이해하면 되는데, 특히 만터우를 튀겨 연유에 찍어먹는 쟈(炸;튀기다zhá)만터우는 고소하고 달달한 맛에 한국인들에게 늘 환영받는 메뉴 이다.

한국인이 말하는 만두를 중국에서는 안에 소가 들어있는 찐빵류인 빠오즈(包子;bāo zi), 한국인이 교자라고 알고 있는 쟈오즈(饺子; jiǎo zi), 만둣국에 넣는 만두로 이해되고 있는 훈툰(馄饨;hún tún)정도로 구별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한국의 것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르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nicpic.com/직접촬영

빠오즈(包子); bāo zi))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찐빵/호빵이라 생각하면 된다. 빠오즈에 들어가는 소는 돼지고기, 해산물, 각종 야채, 팥, 녹두, 연꽃 씨, 커스터드, 찹쌀 밥 등등 여러 가지이며 만터우 보다는 얇은 피로 만든 후 소를 넣어 쪄 낸다. 크기도 반죽의 색도다양하며 상해의 샤오롱빠오(小笼包xiǎo lóng bāo)가 바로 딤섬류 인 동시에 빠오즈의 대표 유명 인사이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nicpic.com/직접촬영

쟈오즈(饺子; jiǎo zi)는 쟈오즈는 중국 동한 말기 의사 장중경(张仲景)이 백성들의 귀에 걸린 동상을 치료하기 위해(그래서 귀의 모양을 닮았다고 함) 개발한 음식이라고 한다.

현재는 긴 역사를 따라 춘절 때 먹는 대표음식 중 하나가 되었다. 한국의 만두피는 비교적 얇고, 중국의 쟈오즈는 일반적으로 두께가 있는 편이지만 요즘은 얇아지는 추세이다. 들어가는 소도 일반적인 재료 외에 각종 생선살, 내장 등 여러 가지여서 다양한 쟈오즈를 시도해 보기를 추천한다. 또 조리법에 따라 수이쟈오즈(水饺子), 찐 것을 쩡쟈오즈(蒸饺子), 기름에 지진 것을 지엔쟈오즈(煎饺子) 등으로 불린다.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nicpic.com/직접촬영

훈툰(馄饨; hún tún)은 사실 쟈오즈의 한 종류에 속했지만 쟈오즈를 지역마다 다르게 부르다 독립적인 메뉴가 되었다고 한다. 홍콩에서 볼 수 있는 윈툰(훈툰의 광동식 발음)이 바로 훈툰이다.

한국의 만둣국과도 맛이 다르기 때문에 간혹 필자의 중국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억울해하기도 하는데, 얼마 전에 한국에 오픈한 훈툰탕 전문점에서 먹어보고 나역시 크게 실망한 걸 생각하면 그들은 얼마나 그러할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훈툰은 중국에서 먹는 게 제일 맛있다.

필자의 중국인 친구의 설명을 기억해보면, 훈툰은 쟈오즈와 비슷하지만 반죽의 모양과 빚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훈툰은 반죽의 두께가 일정하고 빚을 때의 반죽 모양이 정방형이며, 쟈오즈는 반죽의 두께가 가운데로 갈수록 두꺼우며 빚을 때의 반죽 모양이 원형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대륙이다, 어떤 정의든 조금씩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꼭 염두해야 한다.

‘이 세상에 먹을 수 없는 것으로는 하늘에는 비행기, 땅에는 기차, 물에는 잠수함만이 있다’ 는 말과 ‘네 발 가진 것으로 안 먹는 것은 책상뿐이다’라는 표현이 중국에 있을 만큼 중국은 긴 역사만큼 다양한 요리를 개발하고 발전시켜 음식에 관한 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을 모두가 알 것이다.

그들이 식자재에 대한 상상을 초월할 만큼의 방대한 시각과 조리법에 대한 무한한 창의정신을 지닌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 요리 정신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단지 먹을 것에 대한 관심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중국 자체의 문화와 정신을 이해하는 데 깊은 관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박소영 쏘영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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