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인선 "싱글맘 역에 이이경과 열애까지..감사하고 죄송한 작품"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2018. 5. 1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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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에서 성인으로, 연기 변신 성공
"'와이키키스럽다'·'와요일' 댓글, 가장 기억에 남아"
"욕심 많은 편, 스펙트럼 넓은 배우 꿈꾸죠"
'으라차차 와이키키' 종영 후 배우 정인선을 만났다.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어린 시절 학교에서 돌아오면 으레 TV 앞에 붙어 앉아 어린이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를 시청했다. 마법을 쓰는 주인공들을 보며 주문을 따라하기도 하고, 마법 목걸이를 사기 위해 문방구를 들락날락했던 기억도 있다. 16년 전 추억의 드라마 속 주인공이었던 정인선이 그야말로 '폭풍 성장'해 돌아왔다.

1996년 드라마 '당신'에 출연하며 아역배우로 데뷔한 정인선은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 영화 '살인의 추억'으로 유명세를 탔다. 성인이 돼서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지만 아역배우 출신, '매직키드 마수리 걔'라는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 그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통해 다시 한번 비상을 꿈꾼다.

'으라차차 와이키키' 종영 후 만난 정인선은 극중 윤아와 또 다른 매력이 가득했다. 우연히도 드라마 종영날 보도된 동료 배우 이이경과의 열애 소식에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건네니 환하게 웃으며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답했다. "제일 먼저 당황했고 죄송스러웠어요. 하필이면 종방 날 터져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정말 컸죠. 드라마 몰입을 깨뜨리는 행위가 되지 않을까 싶은 걱정도 됐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따뜻한 반응이었어요. '괜찮아, 뭐가 미안한 일이야' 하시는데 오히려 제가 더 위로를 받았죠. 그냥 감사하고 죄송해요."

의도치 않게 열애 소식으로 화제에 올랐지만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방영되는 동안 무엇보다 빛났던 건 정인선의 열연이었다. 싱글맘이라는 캐릭터와 시트콤이라는 새로운 장르, 갓난 아이와의 연기까지 도전으로 가득했던 10주였다.

"사실 싱글맘이라는 캐릭터가 많이 부담스러웠어요. '분노 유발 민폐 싱글맘' 한윤아라는 타이틀만으로도 센 캐릭터인데 극중 민폐를 끼치기도 하고, 또 그걸 시트콤이라는 장르로 보여드리게 됐잖아요. 자칫 싱글맘이라는 소재가 드라마를 위해 이용당하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되겠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걱정을 많이 했죠. 그런데 감독님께서 '너는 싱글맘이란 역할을 맡는 게 아니다. 그냥 윤아라는 인물이다'라고 명확하게 짚어주셨어요. '싱글맘 타이틀에 얾매이면 안 된다, 그저 딸을 가진 한윤아라는 사람이다'라고요. 그때부터 조금 더 쉽게 윤아에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정인선은 2017년생 갓난 아기 솔이(한여름)와 연기 호흡을 맞추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그는 솔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솔이를 몇 십분 동안 안고 있어야 하는데 이번에 드라마 찍으면서 아기 띠를 처음 매봤거든요. 일주일간 몸살을 앓았어요. '와, 이걸 엄마들이 매일 한다고?' 싶었죠. 솔이한테도 정말 미안했던 게, 극 초반에는 어리숙한 초보 엄마였어요. 제가 안는다고 안아도 솔이는 불편할 수밖에 없죠. 아기니까 이런 상황이 컨트롤되지도 않고요. 나중에는 저도 그렇고 다른 배우, 제작진들이 솔이 다루는 방법을 마스터했어요. '아기 상어 뚜루뚜루' 노래 부르면서 달래주곤 했죠.(웃음)"

"한번은 촬영 중에 솔이가 우는데 같이 울컥하더라고요. 솔이 어머님이 촬영장 한 켠에서 지켜보시는데, 딸이 우니까 어쩔 줄 몰라 하시면서도 촬영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미안해 하시는 게 느껴졌어요. 저희 어머니 생각도 났고요. 솔이 덕분에 더 진심으로 촬영에 임할 수 있었죠. 너무 고마워요."

극중 파트너였던 김정현과의 달달한 로맨스도 돋보였다. 긴 호흡의 로맨스 연기는 처음이라 걱정을 했는데, 김정현 덕에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고 한다. "동구(정인선은 인터뷰 내내 김정현을 극중 이름인 동구라 불렀다) 오빠가 많이 도와줬어요. 만취, 랩, 애교 연기 같은 걸 하면서 제가 쑥스러워할 걸 아니까, 오빠가 먼저 보여주고 웃겨주기도 하고. 힘들어하면 '괜찮아. 시간 많으니까 일단 시도해보면 내가 맞춰줄게' 하더라고요. 초반의 윤아는 거의 동구에 기대서 간 거라고 보시면 돼요. 많이 배웠죠."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특별 출연한 개그맨 김기리 앞에서 자이언티 '양화대교'를 패러디한 '마포대교' 부르는 장면이 인상깊었다고 말하자 큰 웃음이 터져나온다. "평소에 랩을 전혀 하지 않다 보니 떨리더라고요. 사실 '마포대교' 부르는 장면 찍을 쯤에는 제가 윤아고, 윤아가 저인 상태였어요. 음악을 타고 이쯤에서 빙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죠. 하하. 나중에는 그냥 노래에 푹 빠져서 편하게 했던 것 같아요."

현장 분위기는 시종일관 유쾌했지만 의외로 NG는 나지 않았다고. "생각보다 진지하게 잘 했어요. 특히 랩하는 장면 찍을 때는 랩 한번 하고 모니터 한번 보면서 여러 버전으로 응용을 했죠. '빙의된 느낌으로 가볼까?', '이 느낌은 어때?' 하면서요. 웃긴 장면에서 NG가 많이 날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의외로 그런 씬들을 더 빠르게 찍었어요. 나중에는 감독님이 컷을 안하시는 거예요. '언제 웃긴 게 나오나' 하시며서 누구 하나 호흡곤란이 와야 컷을 하시더라고요.(웃음)"

후반부로 갈수록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 상황 탓에 제대로 본방사수는 하지 못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톡을 보며 시청자 반응을 살폈다고 정인선은 털어놨다. "댓글 보면서 느낀 건데 세상이 너무 따뜻하더라고요. 드라마 초반에는 스스로도 '사랑니 하나 뽑았는데 피가 이렇게 난다고? 오바 아닌가' 생각하면서 촬영했거든요.(웃음) 그런데 시청자분들이 '이게 와이키키다. 와이키키스럽다' 하시면서 6명을 온전히 받아들여 주시는 거예요. 그 말이 가장 힘이 되고 행복했어요. '와요일'이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큰 사랑을 주셔서 참 감사하고 의미 깊은 작품이에요."

사진=장동규 기자 jk31@hankooki.com

정인선은 5살 어린 나이 아역배우로 데뷔했다. 6년의 공백을 거쳐 2010년 본격적으로 성인 연기를 시작했지만 '아역배우 출신'이란 꼬리표가 계속 그를 따라다녔다.

"아역배우란 타이틀이 부담되지 않도록 마인드를 열심히 다져놨어요. 조급하지 않고 '연기'라는 친구를 길게 오래두고 보려고 노력했죠. 스스로도 시험해보고 싶은 면이 많아서 욕심 부리지 않고 역할도 가리지 않고 찾아다녔어요. 연기를 다시 시작하고 나니 오히려 아역으로 기억해주시는 게 감사하던데요? 어차피 지울 수 없는 기억이잖아요. 동반자라고 생각하는 게 편하니까."

"아역 출신이라는 게 무거운 짐이 되지는 않아요. 어릴 때 연기와 성인이 돼서의 연기는 너무나도 다르고, 제 성격, 마음가짐, 사상도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죠. 꼬리표처럼 갈 거라는 것도 알지만 괜찮아요. '와이키키'가 일종의 터닝 포인트이긴 하지만 앞으로 다른 작품을 하면서 계속해서 바뀌는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배우' 정인선의 목표를 묻자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답이 돌아온다. "어렸을 때부터 연기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보여지는 모습이 항상 달랐다는 거예요. 그런 게 너무 재밌어요. 항상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죠. 그래도 '정인선' 하면 떠오르는, 메인이 될만한 매력 하나는 찾고 싶어요. 확실한 제 캐릭터요. 제가 욕심이 좀 많죠? 하하. 그래서 천천히 해보려고요."

스포츠한국 박소윤 기자 soso@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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