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신촌~송도' M6724는 구토버스?'지성인 되자' 포스터·검은봉투 눈길

2018. 4. 1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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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거리에서 두 명, 연세대 세브란스 앞에서도 여섯 명의 학생이 올라탔다.

학생들의 소란에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학생들 말고 버스를 이용하는 송도지역 주민들이다.

연세대 국제캠퍼스 인근 H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양모(36) 씨도 "늦은 밤 버스에 탑승하면 '수면버스' 아니면 '구토버스'가 되는 풍경을 보게 된다"면서 "막차를 탈 때면 학생이 차안에서 토를 해도 내리지도 못하고 괴롭게 송도까지 이동한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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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추태로 버스기사·지역민 몸살

#. 18일 오후 11시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CGV 앞. 학생 네 명이 M6724 버스에 올라탔다. 이중 두 명은 연세대 마크가 새겨진 야구점퍼를 입고 있다. 학생들이 올라타면서 버스 안 좌석에 술냄새가 퍼지기 시작한다.

신촌 거리에서 두 명, 연세대 세브란스 앞에서도 여섯 명의 학생이 올라탔다. 버스는 한동안 왁자지껄 시끄럽게 이동한다. 차안에선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

M6724는 서울역에서 시작해 신촌을 거치고, 송도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까지 이동하는 광역버스 노선이다. 주요 이용객은 신촌 연세대학교와 송도 국제캠퍼스를 이동하는 학생들이다. 입학 후 1년간 송도 기숙사에 의무적으로 살아야 하는 연세대 새내기들이 신촌 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하기 위해 M6724를 이용한다.

“학생여러분, 지성인 답게 매너있는 모습 부탁드립니다.” M6724버스 일부 버스에서는 학생들의 에티켓 준수를 부탁하는 포스터도 부착돼 있었다.

이 노선이 최근 ‘구토 비닐봉지’ 버스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배차 20~30분 간격으로 오전 12시 40분까지 막차를 운행하는 이 버스에서 학생들이 구토를 하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신촌에서 송도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20분, 막차를 타면 오전 2시인 기숙사 통금에 맞출 수가 있다. 이에 지난 18일 이 늦은 오후시간, 이 버스를직접 탑승했다.

오후 10시 40분께 서울역에서 출발한 버스에는 일반 버스에서 보기 힘든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학생 여러분, 지성인답게 매너있는 모습 부탁드립니다.” 굵은 글씨로 써진 문구 아래는 술에 취한 남성의 사진이 있고, “CC(폐쇄회로)TV가 작동중”이라며 차내 기물 훼손 등을 경고하는 문구가 써져 있다. 이날 이 버스 맨 앞자리에 앉은 학생 무리는 “술을 너무 조금 마셨다”면서 시끄럽게 떠들었다.

이 버스를 운행하는 A씨는 “버스를 주로 이용하는 연세대 학생들이 추태를 부리거나 기사를 괴롭히거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술을 먹고 구토를 한다든지 술 냄새를 풍기며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털어놓는다.

같은날 연세대 세브란스 앞에서 탑승한 다른 버스에는 맨 앞자리 검은색 비닐봉지 뭉치가 달려 있었다. 승객들이 구토를 할때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버스기사 B씨는 “오늘은 시험기간이라 비교적 한가한 것 같지만, 평소때는 술을 마시고 고성방가하거나 토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했다.

학생들의 소란에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학생들 말고 버스를 이용하는 송도지역 주민들이다. 신촌에서 탑승한 연세대생들이 풍기는 술냄새와 추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송도 L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27ㆍ여) 씨는 “밤에 이 버스에서는 술냄새가 필수적인 요소”라며 “술을 먹지않고 버스를 탄 나까지도 취하는 것 같을 정도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세대 국제캠퍼스 인근 H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양모(36) 씨도 “늦은 밤 버스에 탑승하면 ‘수면버스’ 아니면 ‘구토버스’가 되는 풍경을 보게 된다”면서 “막차를 탈 때면 학생이 차안에서 토를 해도 내리지도 못하고 괴롭게 송도까지 이동한다”고 하소연했다.

학생들의 음주가무는 버스를 타지 않아도, 학교 주변에 사는 지역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요소다.

지역주민 양 씨의 안내로 찾아간 H 아파트 편의점 테이블에는 소주병과 맥주캔들이 즐비하다. 취한 학생들의 소란도 이어진다. 학생들은 저마다 연세대학교 점퍼를 입고 있다. 양 씨는 “날이 따뜻한 최근에는 술을 마신 학생들이 노래를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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