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김기식 일방적 현장행보

외유성 출장 의혹으로 위기에 처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를 방문하거나 회사 대표들을 소집하는 등 현장 행보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사에 무리하게 회의 일정을 전달하거나 행사 내용에 맞지 않은 보이기식 행사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투자협회에 13일 오전 김 원장 주재 회의를 진행 할테니 자산운용사 대표 15명을 긴급 소집하라는 '소집령'을 내렸다. 김 원장의 지시는 11일 오후 늦게 금투협으로 내려와서 각 회사 대표들에게 뿌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갑작스럽게 지시를 전달받은 자산운용사들은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운용사 대표는 "하루 반나절 앞서 회의 소집을 통보하면 대표들의 일정은 취소하고 참석하라는 뜻인데 금감원장의 일방적인 현장 행보가 달갑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날 김 원장은 운용사 대표들과 상견례를 겸해서 자산운용사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관련 현안들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초대형 투자은행(IB)하라고 해서 사람 다 뽑아 놓고 자본 충원해놨는데 지금껏 심사 중단해놓고 무슨 현안을 듣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김 원장은 10일 오후에는 주식 거래 시스템을 점검하겠다면서 예정에 없던 현장방문도 강행했다.
20여 명의 증권사 대표들을 소집해 놓고 "기관에 대한 응분의 엄중한 조치를" 다짐한 직후였다.
김 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을 방문한 자리에서 "(증권사들이)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점검을 하지 말고 회사에 레드팀을 운영해서 부정하게 이득을 취할 경우, 허점은 없는지 점검해 주면 어떨지 싶다"고 강조했다.
'레드팀'이란 조직의 약점을 공격해 개선방안을 찾아내는 가상의 적군을 의미한다.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집단 사고의 편향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그러나 이날 김 원장이 방문한 한투증권은 공교롭게도 우리사주 조합이 없는 회사였다.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찾은 현장방문지로는 적당하지 않은 곳이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을 방문한 이유에 대해 "거리상 가까워서 방문한 것으로 다른 의미는 없다"고 해명했다.
김동욱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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