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늦네.. 속터지는 경의중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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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늦네."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경의중앙선 문산 방향 승강장에서 직장인 채모 씨(33)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날 청량리역에는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문산행 열차 15편 중 13편이 지연 도착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경의중앙선 문제가 심각해 단기 대책으로 청량리역 선로 구조 변경과 열차 간격 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선로 증설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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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경의중앙선 문산 방향 승강장에서 직장인 채모 씨(33)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열차를 탄 뒤 6호선 상수역이 있는 마포구 상수동으로 출근한다. 매일 출퇴근을 위해 경의중앙선을 타지만 열차가 시간표에 맞춰 온 적이 거의 없다. 승강장에 있던 대학생 남녀는 열차 위치 전광판을 바라보더니 “이제야 회기역 왔네”라며 혀를 찼다.
이들이 타려던 오전 8시 30분 문산행 열차는 또 제 시간에 오지 못했다. 뒤이어 올 급행열차 승객까지 더해지면서 승강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3분가량 늦게 도착한 문산행 열차는 이미 승객으로 가득 찼다. 채 씨는 구기듯 몸을 웅크린 채 열차에 몸을 실었다. 승강장에는 미처 타지 못한 승객 수십 명이 닫힌 출입문을 바라봤다. 이날 청량리역에는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문산행 열차 15편 중 13편이 지연 도착했다.
29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청량리역∼망우역 구간에는 열차가 하루 최대 163회(편도 기준)까지 지날 수 있다. 승객이 많은 주말의 경우 실제 운행은 최대 157회까지 이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도로 위 차량들이 붙어 다니듯 열차 간격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거리는 고작 4.6km에 불과한 구간이지만 현재 경의중앙선뿐 아니라 경춘선 준고속열차(ITX)와 전철, 중앙선 새마을호와 무궁화호까지 다닌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경강선 고속열차(KTX)까지 더해지면서 혼잡이 더 심해졌다. 경강선 KTX 개통 이후 경의중앙선 정시 운행률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출퇴근 시간에 지연이 집중된 다른 노선과 달리 하루 종일 지연이 상습적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경의중앙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청원이 60건 넘게 올라왔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예측했다. 2001년 해당 구간의 선로 증설 타당성을 검토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에 따라 2006년부터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됐지만 실현되지 않다가 현 상황에 이르렀다. 기존 노선 개량보다 새 노선 건설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자체 조사 결과 용산역∼망우역(17.3km)에 선로 2개를 추가하는 데 1조3280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왔다.
정치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춘선 개통을 앞두고 노선이 지나는 곳의 국회의원들은 경의중앙선 선로를 이용해 용산역까지 운행하도록 코레일을 압박했다. 결국 시·종점은 상봉역에서 용산역과 청량리역으로 바뀌었다. 국회의원들은 ‘서울 직통’을 성사시켰다며 홍보했다. 하지만 선로 용량은 그대로여서 경의중앙선의 혼잡도는 더 심해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경의중앙선 문제가 심각해 단기 대책으로 청량리역 선로 구조 변경과 열차 간격 조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선로 증설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조유라·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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