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의원·장관 출신 의사가 치약 만든 까닭

문호현 2018. 3. 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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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몸 질환 큰폭으로 증가..예방기능 갖춘 치약 개발

김영환 '이해박는집' 치과 대표원장

"여의도에 오래 있다 진료실에 돌아오니 충치 질환 비율이 크게 떨어진 반면 치주병(풍치)과 같은 잇몸 질환은 대폭 늘어났다는 점을 체감했습니다. 이에 전 국민이 가진 치약에 대한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을 했죠."

전 과학기술부 장관(2001년), 전 민주당 최고위원, 제15·16·18·19대 국회의원. 서울 성북구·경기 안산시 등지에서 '이해박는집' 치과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환 대표원장의 주요 프로필이다.

치과의사와 국회의원, 장관도 모자라 이번엔 자신만의 '치약' 브랜드까지 만들었다. 지난 2월 치약 브랜드 '모노로그(Monologue)'를 론칭한 김영환 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치약 개발 동기와 과정, 향후 목표를 들려줬다.

김 원장이 정치권을 떠나 진료 일선으로 복귀한 건 1년여 전. 18·19대 국회의원을 연임했으니 최소 8년간 진료실을 떠나 있었던 셈이다. 그렇게 돌아온 병원에서 김 원장은 '치아 질환과 일선 진료, 시중에 나온 치약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느끼게 됐다.

"1년간 저희 치과를 찾은 분 중 대다수가 앓고 있던 질환이 치주병 등 잇몸 관련 문제입니다. 하지만 치과 진료는 여전히 보철·임플란트 같은 '치아 자체'와 관련된 부분에 치중해 있는 형편이죠." 자연스럽게 질병 예방을 사실상 전담하는 치약에 눈을 돌렸고,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듯 잇몸 특화 기능성 치약을 직접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치약을 넘어 '잇몸약'을, 그 안에서도 '약'에 초점을 맞춰 개발해야겠다고 밑그림을 잡았습니다."

성분 구성, 브랜딩, 디자인 등 제품 개발 전 과정이 김 원장과 가족들의 '독자 개발'로 이뤄졌지만 어지간한 기성 제품을 뛰어넘는 프리미엄 치약이 탄생했다. 정치인 시절부터 김 원장이 강조하던 '과학·생태·문화의 결합'을 치약에 녹여내는 데 주력한 덕분이다.

치약에 있어 과학이란 곧 기능성이다. 이를 위해 잇몸 세균과 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입증된 각종 생약 성분을 대거 투입했는데, 성분에 따라 기성 프리미엄 제품에 비해 함유량이 두 배에 이르는 것도 있다. "사실 더 넣고 싶었는데, 그 이상 들어가면 아예 의약품 취급을 받아 그만뒀습니다."

또한 조금이라도 유해성·생태환경 저해 우려가 있는 성분은 배제해 친환경과 안전성을 추구했다. 잇몸에 대한 유해성 논의가 조금이라도 있는 색소·방부제, 불소·사카린·파라벤 등 화학 성분을 빼 '안전한 치약'을 만들었다. 향 역시 인공향 투입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천연향 성분으로 대체했다.

마지막으로 디자인과 브랜딩 등 '문화' 요소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치약 부분에서 항상 '한국 대표 치약' 부재가 아쉬웠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여러 상품군에서 한류에 힘입어 한국 대표 제품이 나타나는데, 정작 치약은 그런 물건이 나오기는커녕 인기 제품 상당수가 외국산인 형편입니다." 그래서 국내는 물론 외국시장에서도 통하도록 제품 포장·용기에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했다.

모노로그 치약의 브랜드명 '모노로그'는 칫솔질하는 순간을 곧 자기를 돌아보는 시간(Time to myself)으로 삼자는 의미다. 하루의 시작·마감을 칫솔질과 함께하며 이 두 시간에 필요한 기능도 다르다는 점에 착안, 제품을 낮과 밤 전용 2종류로 나눠 선보였다.

김 원장은 모노로그 브랜드를 결코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을 각오다. "기존 치간칫솔 등과 다른 잇몸을 닦아줄 수 있는 기구, 어린이용 치약과 미백 치약 등을 차례로 내놓을 생각입니다." 그는 모노로그를 '한국 대표 치약'으로 만들어 수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문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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