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리뷰] 美치거나 迷치거나..'아마데우스' 조정석

2018. 3. 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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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끝난 뒤 주위에서 '쉬어야 하지 않냐'고 걱정을 많이 해줬어요. 그런데 저도 놀랐죠. 연습실에 왔는데 생기가 돌더라고요. 오랜만에 공연한다는 것 자체로 설레고 흥분됐어요."

배우 조정석의 말은 옳았다.

'아마데우스'를 통해 무려 7년만에 연극으로 돌아온 조정석.

모차르트(조정석 분)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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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희 기자]"드라마가 끝난 뒤 주위에서 '쉬어야 하지 않냐'고 걱정을 많이 해줬어요. 그런데 저도 놀랐죠. 연습실에 왔는데 생기가 돌더라고요. 오랜만에 공연한다는 것 자체로 설레고 흥분됐어요."

배우 조정석의 말은 옳았다. 무대 위 그는 드라마, 영화에서와는 또 다른 생기가 돌았다. '아마데우스'를 통해 무려 7년만에 연극으로 돌아온 조정석. 무대 위 그는 천재지만 멍청하고 선망의 대상이지만 가련하기 짝이없는 '조정석표 모차르트'를 완성해냈다.

지난달 27일 개막한 연극 '아마데우스'는 영국을 대표하는 극작가 피터 셰퍼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우리에겐 동명의 영화로 더 익숙하며, 타고난 재능을 겸비한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와 그의 재능에 경외와 질투를 동시에 느끼는 살리에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조정석은 극 중 신의 은총을 타고났지만 이를 질투한 살리에리의 계략에 빠져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게 된 모차르트로 분해 열연을 펼치고 있다. 기자가 본 공연에서는 지현준이 살리에리 역을, 김윤지가 콘스탄체 베버 역을 맡아 조정석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작곡은 너무 쉬워요. 결혼 생활이 어렵지."

모차르트(조정석 분)는 말한다. 작곡은 너무 쉽다고. 결혼 생활이 훨씬 더 어렵다고. 역사에 남을 작품들을 수정 한 번 없이 완성해낸 모차르트라 가능한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천재성'이 그의 삶을 비극으로 몰아넣었다.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은총'이 지독하게 노력했지만 평범할 수밖에 없었던 살리에리(지현준 분)의 질투심을 자극했고, 음악 외 모든 것에 무지했던 모차르트는 손쉽게 살리에르의 손아귀에 걸려들었다.

조정석은 이러한 모차르트의 천재성을 때론 경박하게, 때론 가련하게, 때론 진지하게 담아내 감탄을 자아냈다. 그의 광기는 모차르트의 아버지인 레오폴트의 죽음과 극 말미 죽음의 레퀴엠을 완성하는 장면에서 폭발했는데, 아버지의 죽음으로 정신세계가 무너지거나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고 공포에 떠는 모습으로 관객들의 전율을 이끌어냈다. 특히 이는 극 초반 발랄했던 분위기와 대비돼 캐릭터를 더욱 입체화했다.

◆"당신의 평범함을 용서합니다."

반면 살리에리는 신을 '영원한 적'이라 칭한다. 자신에게 평범한 재능을 준 신을 용서하지 못한 것. 성실하고 금욕적인 삶을 살며 밤을 새우는 노력도 마다하지 않는 자신이 아닌, 방탕하기 그지없는 모차르트에게 '신의 은총'이 향한 것을 그 누구보다 먼저 알고 괴로워한다. 살리에리는 이 세상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고뇌를 대변함으로서 '평범한 이들의 수호자'라는 불멸의 존재가 된다.

'아마데우스'는 살리에리가 관객에게 이야기를 하는 구조인 만큼, 살리에리의 분량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세월에 따른 변화와 고뇌로 인한 독백이 극의 흐름에 중요한 영향력을 미친다. 지현준은 이러한 살리에리를 강렬하면서도 사악하게 소화해 모차르트 역의 조정석과 멋진 대비를 이뤘다. 두 사람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숨 막히는 연기 호흡으로 극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해 관객을 압도했다.

이 외에도 6인조 오케스트라의 라이브와 20인조 오케스트라가 준비한 반주음악, 배우들의 독특한 안무와 가창으로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 '아마데우스'. 배우들의 열연과 매혹적인 연출, 탄탄한 스토리가 어우러진 명작의 탄생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한편 '아마데우스'는 오는 4월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14세 이상. 150분. / nahee@osen.co.kr

[사진] PAGE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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