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블록체인, 하드웨어도 중요하다

2018. 3. 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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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
임명환 ETRI 책임연구원

디지털 정보를 암호기반의 분산원장에 기록해 일관된 데이터베이스를 유지하는 블록체인은 누구나 거래내역을 볼 수 있지만 함부로 변경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거래유통, 자산증명, 공공인증, 신원확인, 정보관리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암호통화, 플랫폼, 프로토콜, 어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 등이 물밀 듯이 출시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암호통화는 1500개가 넘고 코인이나 토큰없는 블록체인까지 포함하면 수천 종류에 이른다. 게다가 암호통화로 자금을 모집하는 ICO가 급부상해 2017년말, 기존 벤처캐피탈 투자보다 무려 16배 많은 실적을 보였다.

블록체인은 투명성과 보안성이 뛰어나고 이로 인해 안전성과 효율성이 확보돼 디지털 시대의 혁신으로 각광받고 있다. 거품논란이 있음에도 비트코인 등 암호통화 가치가 크게 상승했고 블록체인이 마치 모든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해 줄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인공지능, 로봇, 빅테이터, 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블록체인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맞지만 만능 해결사는 아니다. 또한 암호기반 알고리즘을 부각시켜 지나치게 소프트웨어만을 강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만능의 대명사인 맥가이버 칼은 가위, 병따개, 드라이버, 송곳 등과 한꺼번에 조립돼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지만 실생활에는 별로 이용되지 않는다. 여러 공구세트를 한 손에 쥐는 것은 오히려 불편하며, 주방기구나 생활도구의 대용으로 사용할 때 유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활용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지만 손 글씨, 종이 책자, 각종 서류를 함께 사용하며 주택, 가재도구, 생활소품이 모두 연동되지 않았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디지털이며 네트워크에 연결된 상태에서 작동될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상당부분 하드웨어다.

블록체인의 생성과 거래에 하드웨어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작업증명(POW) 방식으로 채굴되는 경우에 고성능 칩, 그래픽 카드, 발열방지 장치 등 특별한 부품이 필요하다. CPU 채굴은 많이 줄었지만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은 ASIC, 이더리움, 제트캐시 등은 GPU를 사용한다. 중국의 비트메인 회사는 세계 ASIC 채굴장비의 약 70~80%를 점유하고, 막강한 해시파워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하드포킹한 비트코인캐시를 출시하여 막대한 이익을 창출한 바 있다. 그리고 암호통화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24시간 가동되는 대용량 서버, API 장비를 구축해야 하며, 고객센터 운영에 PC, 모니터 등 기반시설도 요구된다.

실물경제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할 때에도 하드웨어는 필수이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신분증의 실물은 IC카드나 스마트앱이고, 이중선거 방지와 비밀을 보장하는 블록체인 투표도 PC와 스마트폰을 단말기로 사용하거나 전용 투표기를 이용해야 한다. 고가의 다이아몬드, 그림 등을 블록체인 데이터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고유한 특성을 찾아내는 전자현미경, 초정밀카메라 등이 필요하다. 자동차를 블록체인으로 관리할 때에는 차량상태, 엔진성능, 주행거리 등을 진단하는 텔레매틱스 장치가 기본이다. 향후 실시간 사물인터넷 블록체인이 활성화되려면 온도, 빛, 위치, 동작, 가속도 등을 인식하는 다양한 센서와 리더가 반드시 연동돼야 한다.

블록체인이 맥가이버 칼 이상으로 실물경제에 정착하려면 암호 알고리즘과 응용 소프트웨어를 넘어 생태계를 형성하는 채굴, 거래, 인증, 등록, 접속 관련 하드웨어도 고도화돼야 한다. 바둑의 알파고에 이어 인간의 감정을 표현한 소피아는 인공지능 중심으로 로봇과 블록체인의 합작품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은 혼자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다. 초신뢰 디지털 사회를 지향하는 블록체인은 가상과 실물의 일치성과 완결성을 추구해야 하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으로 구현되고 네트워크를 통해 가치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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