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걷자'..스위스에 찾아온 봄

윤슬빈 기자 2018. 3. 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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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관광청, 꽃길 명소 10곳 소개
마터호른 아래로 봄꽃이 펼쳐지는 체르마트. 이하 스위스관광청 제공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겨우내 흰 눈으로 덮였던 알프스에도 봄이 찾아왔다. 만년설이 쌓인 봉우리 아래는 그야말로 꽃 천지다.

알프스 마을엔 민들레나 야생화와 들꽃이 앞다투어 피어나고 고도가 높아지면 크로커스나 아네모네 등 정겨운 꽃들로 가득하다. 알프스 아래도 상황은 같다. 호반 주변으로는 오색빛깣 꽃들이 조성되고, 과수원엔 벚꽃과 사과꽃 등 소박하지만 정겨운 꽃들이 피어난다.

스위스관광청은 꽃과 함께 느릿느릿 흘러가는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스위스 꽃길을 추천했다.

쉴트호른의 봄꽃 들판은 알멘드후벨 레스토랑 주변에서 볼 수 있다.

◇150여 종의 야생화로 가득…'쉴트호른'

쉴트호른(Schilthorn)은 흰 눈으로 덮인 봉우리와 봄꽃 들판이 대조를 이루는 풍경이 펼쳐진다. 케이블카로 오를 수 있는 알멘드후벨(Allmendhubel)에는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 이 근처에서 꽃길이 시작된다.

걸어서 약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길로, 웅장한 알프스 봉우리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6월부터 9월까지 150종류가 넘는 알프스 야생화가 피어나 그 절정에 달한다. 알펜로즈(Alpine Roses)와 에델바이스(Edelweiss)를 볼 수 있는 시기도 바로 이때다.

크로커스는 스위스에서 봄을 알리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봄을 알리는 크로커스가 활짝…'클라이네 샤이데크'

산의 눈이 녹는 순간 개화해 스위스 봄의 전령사로 알려진 크로커스는 4월에서 6월까지 해발고도 1000m부터 2500m까지의 산 경사면에 피어난다. 고산식물의 일종으로, 산의 눈이 녹으면 일제히 얼굴을 내민다.

흰색과 보라색의 크로커스의 샛노란 암술은 향신료인 사프란이 된다. 융프라우 지역은 알프스를 대표하는 꽃과 희소성이 있는 꽃들이 동시에 피어나 예로부터 많은 식물학자가 주목한 지역이다. 그 중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선 스위스에서도 절경으로 꼽히는 봄 크로커스 들판을 만나볼 수 있다.

체르마트 5개 호수길은 자전거를 타고 둘러봐도 좋다.

◇다채로운 야생화의 향연…체르마트 5개 호수길

체르마트에는 블루멘베그(Blumenweg)라는 이름의 꽃길이 있다. 제주올레 6코스와 '우정의 길'로 맺어진 '체르마트 5개 호수길'이다. 블라우헤르드(Blauherd)에서 시작해 투프테른(Tuftern)을 거쳐 수넥가(Sunnega)로 돌아오는 길로, 다채로운 꽃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알프스 들꽃과 그들의 특징을 더욱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안내를 하고 있어 알차다. 총 길이가 약 4.3km에 달하며 난이도도 중간 정도로 적당하다.

리기에 펼쳐진 꽃들은 산악열차 안에서도 쉽게 감상할 수 있다.

◇여왕의 산 '리기'에도 피어난 봄꽃

루체른 근교의 리기(Rigi) 산은 무엇보다도 야생화로 유명하다. 리기 정상에서 리기 칼트바드(Rigi Kaltbad)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나, 리기 칼트바드에서 벡기스(Weggis)까지 이어지는 길에서 과남풀을 비롯하여 금매화 등 다양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산 정상을 따라 하이킹 및 자전거 도로가 놓여 있어 로드 바이킹에 더 가깝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다가 소 떼를 만나게 된다.

알록달록한 봄꽃으로 가득한 취리히 호숫가

◇호반을 따라 천천히 걷기 좋아요…'취리히'

바쁜 여행자라면 취리히 호숫가를 찾아보자. 취리히의 호숫가 산책로에 있는 정원은 다채로운 꽃밭으로 가꾸어져 있다. 느리게 걷기가 취리히의 새로운 패션으로 자리잡은 1800년대에 만들어진 호반 산책로로, 오랜 시간 동안 취리히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공원이다. 특히 호반 산책로 중앙에 위치한 뷔르클리플라츠(Bürkliplatz) 광장의 전망 테라스에서 화려한 빛깔의 꽃길 라이딩을 시작해 엥에(Enge)까지 호반을 따라 달려 보아도 좋다.

벚꽃과 베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로젠가르텐공원

◇스위스에서 만난 벚꽃…로젠가르텐 공원

베른의 로젠가르텐(Rosengarten) 공원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언덕 위에 자리해 있어 베른과 아레(Aare) 강의 파노라마를 고스란히 보여 주며, 장미로 조성된 공원에는 220종의 장미와 200종의 아이리스, 28종의 철쭉이 피어난다. 1765년부터 1877년까지 마을 묘지로 사용됐던 곳이었으며, 1913년 아름다운 꽃과 연못이 있는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로젠가르텐을 오르는 길에는 일본에서 선물 받은 벚나무길이 있어 아름다운 봄 풍경을 선사하기도 한다.

들꽃들로 가득한 보덴제 지역© News1

◇알프스 소녀가 되어볼까…'생갈렌~보덴제'

스위스 동부에 자리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도원과 부속 도서관으로 유명한 도시, 생갈렌에서 자전거를 타고 옛 라인강을 따라 라이넥(Rheineck)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생갈렌의 식물원에서 시작하는 이 코스는 호숫가를 따라 로르샤흐(Rorschach)를 지나 알텐라인(Altenrhein)까지 라이딩을 즐기며 라인강을 따라가는 피어난 들꽃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아름답다.

르까르노 근교에 있는 감바로뇨 식물원에선 약 950종의 동백꽃을 만날 수 있다.

◇봄꽃도 이렇게 화려해요…'티치노'

티치노를 대표하는 동백꽃은 19세기에 일본에서 서양으로 전파돼 개량되고 색도 형태도 화려해지면서 더욱 다양한 품종이 개발됐다. 보통 스위스에서는 겨울이어도 온난한 이탈리아어권인 티치노(Ticino) 지방에서 재배되는데 그중에서도 로까르노(Locarno) 주변이 동백꽃으로 유명하다.

2005년에는 로까르노의 호반에 동백꽃 공원이 개장했으며 매년 3월 말엔 동백꽃 축제가 열린다. 근교에 있는 감바로뇨 식물원(Parco Botanico del Gabarogno)에서도 약 950종의 동백꽃을 구경할 수 있다.

'5월의 눈'이라고 불리는 나르시스를 만날 수 있는 레만

◇해밍웨이도 반한 '레만'

청초한 백색의 수산화가 알프스 봉우리 아래 초록 들판을 새하얗게 뒤덮는 풍경을 목격하고 싶다면 '시인의 수선화'라고도 불리는 나르시스(Narcissus) 꽃밭을 찾아보자. 레만(Léman)의 몽트뢰(Montreux) 언덕 위 일대는 수선화의 한 종류인 나르시스 들판이 펼쳐진다. 4월 말에서 5월이면 새하얀 꽃이 한창 피어나, 마치 설원과 같아 보여 '5월의 눈'이라고도 불린다.

기자 신분으로 몽트뢰 근교의 샹비(Chamby)에 있는 산장에 머물고 있던 헤밍웨이도 나르시스 꽃밭의 화려한 풍경을 1922년 5월에 아버지에게 쓴 편지에서 잘 묘사하고 있다.

알프스 장미인 철쭉의 향연이 펼쳐지는 알레치 빙하 지대

◇알프스 장미의 비밀이 밝혀진다…'알레치'

요들송에 등장하는 '알펜로즈'(알프스 장미)는 장미가 아니었다. 바로 우리가 봄이면 흔히 접하는 철쭉이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건너간 철쭉은 원예종으로 발전해 다양한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스위스 남북에 걸쳐 각지의 공원이나 정원에 심겨 있으므로, 분홍, 흰색, 빨강 등 다채로운 색으로 만날 수 있다.

알펜로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알레치(Aletsch) 빙하 주변에서 피어나는 것으로 유명하다. 4월 말부터 6월 초 사이 유럽에서 가장 긴 빙하 지대에 붉디붉게 피어난 알펜로즈는 빙하의 신비스러운 빛깔과 대조를 이루며 그 어떤 철쭉보다 강렬하게 인상에 남는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유라파크 아르가우 자연 공원

◇또 다른 벚꽃 명소는 어디 있을까

스위스인들은 국민 한 명당 약 2kg을 소비하는 만큼 체리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관상용으로 발전한 벚나무가 주류인 한국이나 일본과는 다르게 스위스는 체리 재배용의 나무가 대부분으로 약 500품종의 체리 나무가 각지에서 재배되고 있다.

체리 열매는 그대로도 판매되지만, 스위스를 대표하는 술 '키르쉬'(Kirsch)의 원료로 이용된다.

스위스 북부 지역은 스위스 체리 생산량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과수원을 따라 수많은 체리 나무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투르가우(Thurgau) 주의 보덴제 호숫가, 유라파크 아르가우(Jurapark Aargau) 자연 공원, 멘칭엔(Menzingen), 티터텐(Titterten) 등은 자전거를 타고 동화 같은 풍경 사이를 달릴 수 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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