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논란' 김기덕·조재현 영화 '나쁜남자' 최하의 평점 이어져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 파문이 일자 네이버에서 영화 '나쁜남자'에 대한 네티즌들이 영화 평점에 대해 최하점을 주고 있다. <네이버 영화 '나쁜남자' 페이지 캡처>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폭로에 영화 '나쁜남자'(김기덕 연출·조재현 주연)가 네티즌 사이에서 최하의 평점을 받고 있다.

MBC TV 'PD수첩'은 6일 밤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방송에서 여배우 3명의 인터뷰를 통해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을 폭로했다. 지난해 김기덕 감독을 폭행과 모욕 등 혐의로 고소한 배우 A씨는 김 감독이 촬영을 앞두고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촬영이 끝난 뒤 김 감독과 조재현이 숙소에 있는 여배우를 찾아가 기습적으로 키스하고 성폭행을 했다는 증언도 했다. PD수첩 방영 직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영화 소개 페이지엔 '나쁜남자'를 비롯 김기덕 감독이 연출한 모든 영화들이 줄지어 평점 1점 테러가 이어졌다.

영화 '나쁜남자'는 개봉 당시 흥행과 수상, 국제영화 초청이라는 성과를 냈었다. 잔인한 소재지만 도발적이고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내 애인 창녀 만들기'라는 카피문구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강간과 인신매매를 미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 당시 여성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감독과 조재현은 영화 '악어' '야생동물보호구역' '섬' '수취인 불명' '나쁜 남자' '뫼비우스' 등을 함께 작업해온 영화계 대표적인 콤비다.

방송에서 김 감독은 문자로 "영화감독이라는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고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다"며 성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조재현은 역시 자신을 둘러싼 추문에 대해 "처음에 돌았던 이야기들은 80퍼센트 정도가 잘못된 얘기이고 어떤 것은 축소된 것도 있다"며 "왜곡돼서 들려오는 것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김 감독과 조재현이 영화계에서 큰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취재에 응하더라도 생계를 이유로 방송에 내보내지 말 것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나쁜남자의 여자 주연 배우였던 서원은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받는 영광을 얻었지만, 후유증에 시달려 배우생활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백승훈기자 monedi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