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근현 미투 해명'에 피해자들 "무고 주장이 아닌 사실"
<앵커>
중견 영화감독 조근현 씨가 오디션 지원자에게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폭로가 두 차례 나왔지만, 조 씨는 영화계의 현실을 알려주려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이 해명을 듣고 화가 난 피해자가 녹음파일을 저희에게 보냈습니다. 듣기 불편하실 겁니다. 하지만 진실을 밝히고자 용기를 낸 제보자의 뜻에 따라 공개하겠습니다.
정구희 기자입니다.
<기자>
조근현 감독이 성폭력 미투가 나오자 오디션 참가자들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미안하다"면서도 "신인배우로서 맞닥뜨릴 수 있는 현실에 대해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자, 오디션에 참가했던 A씨가 당시 대화를 녹음한 파일을 취재진에게 보냈습니다.
A 씨는 오피스텔에서 감독과 단둘이 만나는 게 처음부터 불안해 녹음할 준비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신인 여배우 : 들어갈 때부터 경찰 112 (신고) 애플리케이션이랑 녹음 애플리케이션이랑 깔아놓고 준비해놓고 갔었거든요.]
A 씨는 오디션 내내 조 씨가 작품 관련 대화보다는 유명 여배우와 감독들의 사생활 이야기에 집중했다고 말했습니다.
[A 씨/신인 여배우 : (사생활 이야기를) 한 80% 정도 한 거 같아요. (작품) 관한 이야기를 사실 한 오 분도 못 들은 것 같아요.]
녹음 내용을 보면 조 감독은 '캐스팅되기 위한 여배우의 자세'를 강조했습니다.
[조근현/영화감독 : 캐스팅은 이상한 논리가 들어가요. 똑같아. 남자라면 자기의 어떤 지점을 건드려주면 관심이 가고. 남자들이 원하는 건 OOO잖아요. 그 여지를 열어주시면 돼요.]
A 씨는 오디션이란 명목 아래 성희롱을 견뎌야 했다며, 조 감독 문제가 묻히지 않도록 피해 사실을 알린다며 앞선 미투 폭로자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A 씨/신인 여배우 : 피해자들이 무고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 이게 사실이라는 것, 그것만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취재진은 이 폭로에 대해 조 감독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정구희 기자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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