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품거래에 전당포 모델 적용해 대박 난 회사

배소진 기자 2018. 2. 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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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중고물품을 팔아보면 여러 불편한 점들이 있다.

그러면 캐시는 다른 중고시장의 시세를 분석하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해당 품목의 가격을 자동으로 책정한다.

판매자가 캐시가 책정한 중고가격에 만족하면 '캐시로 전환' 버튼을 클릭한다.

전당포라는 오래된 사업모델을 모바일 중고품 직거래장터에 도입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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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즈의 혁신공장] ② 출시 3개월 만에 705억원에 팔린 중고품거래 앱 '캐시'
캐시 사무실 모습. /사진제공=캐시(cash)

온라인으로 중고물품을 팔아보면 여러 불편한 점들이 있다. 얼마에 내놔야 할지 모르겠고 지루한 가격흥정도 해야 한다. 수 십장 사진 찍어 올려놓아도 구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긴 시간 기다려야 한다. 포장해서 택배 부치는 것도 일이다.

그래서 일본의 36살 창업가 미츠모토 유스케는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 "사람들이 중고물품을 인터넷에 올리자마자 바로 돈을 받을 수 없을까? 물건은 나중에 준다는 약속만 하면 되지 않을까?"

이 때 그에게 떠오른 아이디어는 전당포. 급전 필요한 사람이 물건을 맡기고 바로 돈을 빌려가는 바로 그 전당포이다. 시대에 뒤처진 구닥다리 개념처럼 들리지만 미츠모토는 모바일 중고거래와 결합하면 얼마든지 신선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일본에서 '뱅크'(Bank)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4개월 만인 6월 아이폰용 앱 '캐시'(Cash)를 출시했다. 이런 식이다.

판매자는 팔려고 하는 제품의 사진을 한 장 찍어 앱에 올린다. 그러면 캐시는 다른 중고시장의 시세를 분석하는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해당 품목의 가격을 자동으로 책정한다. 판매자가 캐시가 책정한 중고가격에 만족하면 '캐시로 전환' 버튼을 클릭한다. 그러면 자신의 가상지갑에 돈이 들어오는데 은행 계좌로 다시 송금한 뒤 인출하면 된다.

돈을 받은 판매자는 물건을 2주 안에 캐시에 전달하면 된다.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캐시 직원이 그때 집으로 가지러 온다. 캐시는 이 물건을 중고 취급 상점 등에 팔아 수익을 올린다.

돈만 떼먹고 물건을 주지 않는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캐시는 이럴 경우에 대비해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았다. 돈만 받고 물건을 주지 않는다면 돈을 전액반납 뒤 15%의 취소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또 사진과 다른 상품을 준 사람에게는 환불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사실 창업자 본인도 확신이 없는 실험이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2017년 6월 앱을 출시한 지 16시간 만에 다운로드 건수는 2만9000회를 기록했다. 사용자가 올린 물건은 7512개, 전체 물건의 가치는 3억6000만엔(약 36억원)에 달했다. 돈만 받고 물건을 주지 않은 경우는 10%가 되지 않았다.

4명의 직원밖에 없었던 캐시는 쏟아지는 물건을 처리하기 위해 하루 만에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고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두 달 뒤인 8월 직원을 늘리고 사무실을 확장한 뒤 캐시 앱을 재출시했다. 규정도 일부 바꿨다. 처음엔 판매자들에게 두 달 이내 물건을 보내달라고 요청했지만 94%가 1주일 이내에 물건을 보내자 물건 픽업 기간을 두 달에서 2주로 축소했다. 또 판매자들이 가상지갑으로 받는 돈을 하루 1000만엔(약 1억원)으로 제한했다. 캐시에 등록되는 물건이 폭증했기 때문에 회사가 제때 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용자들은 캐시를 통해 구매자가 없어도 중고품을 팔 수 있게 됐고, 급전이 필요할 때 바로 돈을 받아갈 수 있게 됐다. 전당포라는 오래된 사업모델을 모바일 중고품 직거래장터에 도입해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석 달 뒤인 지난해 11월 캐시는 일본의 대형 인터넷 서비스 회사 DDM닷컴에 70억엔(약 705억원)에 인수됐다. 앱을 재출시한 지 3개월 만이다.

일본의 가장 부유한 기업가 중 하나인 DDM 창업자 케이시 카메야마는 테크크런치와 인터뷰에서 "인터넷 비즈니스에는 특별한 직감과 디자인 감각, 서비스 제공능력이 필요하다"며 "캐시의 대담한 운영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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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소진 기자 sojin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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