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씻지도 못해요"..한파로 마음까지 언 소외계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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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한파특보로 고시원, 쪽방촌 등에서 살고 있는 소외계층이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28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의 한 고시원에서는 낡은 배수관에서 흘러 나온 물이 추운 날씨로 얼어붙어 출입문과 복도, 계단, 건물 밖 도로까지 두터운 빙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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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김도란 기자 = "고장 난 배수관에서 흘러나온 물이 한파에 얼어 복도에 빙판이 생겼고, 나이 든 엄마는 화장실도 못가 방안에서 용변을 해결합니다. 몸 약하고 돈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이런 불편까지 겪으니 서럽기만 해요"
계속된 한파특보로 고시원, 쪽방촌 등에서 살고 있는 소외계층이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다.
28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신풍동의 한 고시원에서는 낡은 배수관에서 흘러 나온 물이 추운 날씨로 얼어붙어 출입문과 복도, 계단, 건물 밖 도로까지 두터운 빙판이 생겼다.
이 건물 고시원에서 노모를 모시고 사는 김모(52·여)씨는 "엊그제 옆방 사는 세입자가 건물 입구에서 넘어져 구급차에 실려갔다"면서 "다쳐도 어디 가서 도움 받을 곳도 없으니 밖에 나가지 않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김씨는 "전날에는 화장실 배수관이 얼어 변기 물도 안 내려갔다"면서 "쌓인 변을 두고 볼 수만은 없어서 위험하지만 부탄가스에 불을 붙여 배관을 데워 녹였다"고 말했다.
김씨를 비롯한 이 건물 세입자들은 배수관이 또 다시 얼어붙지 않도록 임시방편으로 따뜻한 물을 페트병에 담아 화장실 구석에 쌓아두고 있었다.
김씨는 "인간으로서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위생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이라며 "이곳에 사는 12명 대부분이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인데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분통을 터뜨렸다.
수원시 권선구 평동 쪽방촌도 상황이 비슷했다.
쪽방촌에 살며 일용직으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김모(62)씨는 "계속된 한파로 집 전체가 얼어서 냉동고가 따로 없다"서 "한 달에 10만 원 정도 되는 난방비를 감당할 수 없어 보일러를 외출 상태로 두는데 추워서 잠이 오지 않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씨 말할 때마다 방안에선 입김이 피어올랐다. 방에서도 두터운 점퍼를 입고 생활하는 그는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연신 옷깃을 여미고 양손을 비벼 온기를 만들어 발을 어루만지기 바빴다.
김씨는 "한파가 일상생활까지 마비시켰다. 방 바깥 쪽에 씻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너무 추워 옷을 벗을 수가 없어 2주 넘게 씻지를 못했다"면서 "몸을 덜덜 떨며 고양이 세수만 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기름 사다 뗄 수 있는 보일러가 있어 그나마 나은 편에 속한다"면서 "이곳에 사는 8가구 중에는 보일러 없이 전기장판으로 겨울을 나는 집도 있다"면서 씁쓸해 했다.
그러면서 "술을 마시면 몸이 달아올라 방안이 따뜻한 것처럼 느껴진다. 한겨울의 술 한 잔이 나한테는 추운 날씨를 이겨내는 가장 값싸고 쉬운 방법"이라면서 소주잔을 매만졌다.
김씨는 "추운 날씨 때문에 일거리가 줄어 열흘 동안 일을 나가지 못했다. 지난 달 카드 값도 밀렸는데 집에서 난방비만 축내고 있는 내 자신이 너무 처량하게 느껴진다"면서 "얼른 봄이 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날 현재 수원지역의 기온은 영하 3도로 한파특보가 발효 중이다. 기상청은 29일에도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질 예정이며, 한파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라고 예보했다.
doran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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