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일의 다욧일기] 다이어트 도시락 배달주문해봤더니..
다이어트를 하면 ‘못 먹는 것’도 힘들지만 반대로 ‘먹는 것’ 도 힘든 일이다.
운동과 함께 적당한 식이요법을 해야하는데 그 ‘적당한’ 이라는게 탄수화물,단백질,무기질의 비율을 ‘적당히’ 맞춰 배가 부르지 않을 정도의 양을 ‘적당히’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바쁜 아침 시간 빨리 조리한 음식들로 배를 채우다보니 닭가슴살 구이, 데친 브로콜리와 양배추, 찐 고구마로 구성된 판박이 같은 식단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게됐다. 그러면서도 한끼를 만들고 나면 고구마 찐 냄비, 양배추와 브로콜리 데친 냄비, 닭가슴살 구운 후파이팬, 등 개수대에 설거지가 쌓였다.
또 오래되어 썩어버린 냉장고 속 채소들을 정리하는 것도 ‘일’이 됐다.
방법이 없을까. 인터넷 소셜커머스를 뒤적거리다 결국 12팩에 4만2000원짜리 냉동 다이어트 도시락을 구매했다.
언제나 ‘음식은 양보다 퀄리티!’ 를 외치던 내가 냉동도시락을 먹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남자친구는 “함께 먹어달라”는 부탁에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딱 보기에도 맛없을 것을 것 같은 다이어트 도시락…, 대체 맛은 어떨까?
그런데 맛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심지어 회사 구내식당보다 낫다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였다.
밥은 렌틸콩밥, 취나물밥,고구마밥 등 다양했다. 반찬도 떡갈비, 소세지, 매운 어묵 등 다채로웠고 익은 채소 가니시가 곁들여 있었다. 소시지도 그 유명한 ‘주부9단’ 소시지처럼 탱글탱글하고 심지어 맥주를 부르는 맛이 아닌가!
밥의 양은 무척 적다. 작은 크기 햇반의 절반도 안되는 양처럼 보였다. 큰 수저에 밥을 뭉쳐 올리면 딱 한 숟가락 밖에 되지 않았다. 도시락을 다 먹고 나면 배는 부르지 않지만 공복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나같은 귀차니스트 다이어터에게 딱이었다.
냉동실에서 보관하다 필요할 때 꺼내 전자렌지에 4분만 데우면 간단하게 끼니 해결이 가능하고 양이 적으니 먹는 속도도 엄청 빨랐다. 단, 렌지에 데울 때 용기의 부풀음이 심해서 놀랄 수 있다. 전자렌지 혐오증 있는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균형잡힌 식단을 위해서는 채소가 더 필요했다. 내친김에 배달 샐러드도 주문했다. 샐러드는 한 달치를 주문하면 5개 들이 1박스가 1주일에 한 번씩 배달되는 시스템이다. 냉장고가 훨씬 깨끗해졌다.
하지만 이 배달 습관이 오래 가지는 못할 것 같다. 매일 먹다보니 기내식을 매일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말 냉장고에 먹을게 아무것도 없을때! 라면의 유혹이 용솟음 칠때가 아니라면 글쎄….
결정적으로 배달에 사용되는 스티로폴 박스, 플라스틱 용기 쓰레기가 엄청나게 나왔다. 문화시민으로서 양심의 가책이 느껴질 정도다.
다이어트에도 ‘엄마 찬스’가 절실하다. 엄마가 차려주신 영양 만점 식사와 도시락은 얼마나 맛날까. 그렇다고 시골에 계신 엄마를 ‘다이어트’를 이유로 소환하는 불효를 저지를 수도 없고…. 내가 좋아하고 즐기면서 먹는 다이어트식을 찾는다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미쳐 몰랐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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