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info] R&D 긴급자금 수혈..유럽산 마스크팩 물리쳤죠

서찬동,신수현,안병준,이영욱,송민근,이진한 2018. 1. 25.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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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공 '무역조정지원사업'
미진화장품 연구소. [사진 제공 = 미진화장품]
올해로 설립 19년 차인 미진화장품(대표 장원표)은 시트 마스크팩을 전문으로 제조하는 중소기업이다. 미진화장품은 10년 넘게 마스크팩을 고수해오며 마스크팩 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지만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가격경쟁력을 보유한 유럽산 제품이 수입되면서 경영위기를 맞았다.

어려움에 처한 미진화장품은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 무역조정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FTA로 인한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며 국내산 마스크팩의 자부심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미진화장품은 지인에게서 마스크팩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유통업으로 출발했다. 장원표 대표는 마스크팩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2005년 유통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해 마스크팩 원단 가공을 시작했다.

2016년 말 위탁 가공을 거쳐 본격적으로 마스크팩 완제품 생산에 나섰고, 2007년 미진화장품으로 상호를 변경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 외에도 독자 브랜드 'MJ케어'로 마스크팩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에센스 마스크팩을 제조해 일본 시장에 뛰어든 미진화장품은 한류 열풍 덕을 톡톡히 봤다. 미진화장품은 2009년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인 라쿠텐에서 마스크팩 판매 1위를 달성했다. 이후 10년 동안 일본 온라인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동남아시아, 북미, 아프리카 등 10여 개국에 수출해 100만달러 수출탑을 달성하는 등 수출 강소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승승장구하던 미진화장품에 위기가 찾아왔다. 한·EU FTA 발효로 관세가 인하되면서 유럽 제품의 경쟁력이 강화돼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졌다. 그동안 거래하던 업체마저 미진화장품 제품 대신 유럽산 마스크팩을 직접 구매하기 시작했다. FTA로 인해 유럽 제품은 쉽게 한국으로 들어오는 반면 까다로운 안전성 기준으로 유럽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았다.

미진화장품은 꾸준히 증가해오던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으로 바뀌며 경영상 어려움에 처했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미진화장품은 당장 필요한 운전자금의 조달 방안을 모색했다. 고민 끝에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북지역본부의 문을 두드린 미진화장품은 무역조정지원사업을 처음 알게 돼 신청했고 2014년 무역조정지원기업으로 지정돼 2년에 걸쳐 정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가뭄의 단비와 같은 소중한 자금 덕에 미진화장품은 기존 설비 외에 부가적으로 필요한 자동화 설비와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기업 부설 연구소에서 고기능성 하이드로 겔 마스크 등 신제품 연구 개발을 시작했다.

이후 매출액은 2013년 29억원에서 2014년 44억원으로 약 52% 증가하고 2013년 8명이었던 직원은 30명까지 늘어나 20명 이상 일자리 창출을 이뤄냈다. 또한 서울 영업소를 설치해 영업을 강화하고 전단된 미용 직물의 분리장치 특허 출원을 하는 등 연구개발(R&D)에 매진할 수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백운규)와 중소기업진흥공단(이사장 직무대행 부이사장 이한철)은 미진화장품과 같이 FTA 이행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입을 것이 확실한 중소기업에 대해 융자 및 컨설팅을 지원하는 무역조정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무역조정지원기업 지정 신청은 FTA 체결국에서 수입된 제품에 의해 국내 동종 제품 생산기업의 6개월 또는 1년간 매출 등이 그 직전 연도 동일 기간과 비교하여 10% 이상 감소했을 때 가능하다. 피해 기업이 지정 신청을 하면 중진공이 무역 피해 여부를 판정한 후 최종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무역조정지원기업 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무역조정지원기업으로 지정된 기업은 지정일로부터 3년간 중진공에서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대출금리는 연 2.0% 고정금리이며 대출기간은 시설자금은 10년 이내(거치기간 4년 이내 포함), 운전 자금은 5년 이내(거치기간 2년 이내 포함)다. 대출 한도는 업체당 연간 45억원(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소재 기업은 50억원)이다. 단 운전자금은 연간 5억원 이내로 가능하다.

무역 조정 컨설팅은 무역조정지원기업으로 지정된 경우와 컨설팅 지원만 가능한 경우 두 가지에 대해 모두 지원하는데, 무역조정계획 이행 등에 필요한 경영·기술 전 분야에 걸쳐 지원받을 수 있으며 컨설팅 비용의 80%(최대 4000만원)를 지원한다. 무역조정지원사업은 연중 상시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시 중진공이 직접 방문해 신청서 작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청 및 상담 문의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재도약성장처로 하면 된다.

※ 매경·중기부 공동기획

[특별취재팀 = 서찬동 차장(팀장) / 신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 이영욱 기자 / 송민근 기자 /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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