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 포인트] 미국차답지 않은 날렵함..해안도로와 물아일체

최기성 2018. 1. 22.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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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부 휴양지 '말리부' 연상..스포츠쿠페 스타일 중형세단
준대형 '그랜저'보다 5mm 길어, 넉넉한 실내..패밀리카 제격
국내출시 6년됐지만 54년 역사..모든 트림 에어백 8개 '안전성'
'패들 시프트' 없는건 옥에 티..치고 나가는 맛도 다소 아쉬워

쉐보레 말리부

쉐보레 말리부는 국내에 판매된 지 6년이 갓 지났을 뿐이지만 역사는 54년에 달한다. 말리부는 1964년 처음 등장한 뒤 미국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다 2011년 11월 8세대 모델이 국내 출시됐다. 토스카가 2010년 12월 생산 중단되면서 1년가량 비어 있던 중형차 자리를 대체했다.

현재 판매되는 말리부는 2016년 출시된 9세대 모델이다. 말리부는 현재 한국지엠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지엠 차종 중 쉐보레 스파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렸고 수익성은 스파크보다 더 낫기 때문이다.

경쟁차종은 현대 쏘나타, 기아 K5, 르노삼성 SM6다. 판매대수는 쏘나타가 압도적으로 많다. 지난해 8만2703대가 팔렸다. SM6는 3만9389대, K5는 3만8184대다. 말리부는 3만3325대로 가장 적게 판매됐지만 SM6·K5와 차이는 크지 않았다.

디자인·제원

신형 말리부는 기존 말리부보다 전장은 60㎜, 휠베이스는 93㎜ 각각 길어졌다. 이로써 중형세단은 물론 준대형세단에 버금가는 크기를 지녔다. 실제로 전장은 현대 그랜저보다 5㎜ 길고 전폭은 5㎜ 좁으며 전고는 같다. 덩치는 커졌지만 초고장력 강판 사용 비중을 늘리려 무게는 기존보다 130㎏ 줄었다.

외관은 미국 서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도시 '말리부'와 잘 어울리는 멋진 스포츠 쿠페 스타일을 추구했다. 선 굵은 직선을 많이 사용하는 미국차가 아니라 선을 날렵하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유럽차를 연상시킨다. 매끄럽고 날렵하게 뻗은 HI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 강렬한 듀얼 포트 그릴로 웅장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후면부는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LED 테일램프, 에어로 스포일러 기능을 고려해 디자인한 트렁크 라인, 언더보디 에어로 패널로 에어로 공기역학 성능을 향상했다.

실내는 거주성에 초점을 맞췄다. 센터스택 분리형으로 설계된 센터페시아 하단은 운전석과 동반석에 여유로운 무릎 공간을 제공한다. 33㎜ 늘어난 2열 레그룸과 낮게 설계된 중앙 터널은 넓은 실내 공간과 더불어 승객의 거주성을 향상했다.

가죽 트림, 우드 데코, 부드러운 촉감의 마감 소재, 실내 곳곳에 배치된 은은한 아이스블루 실내 무드 조명은 안락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다.

안전성능도 중형세단 수준을 넘었다. 모든 트림에 동급 최다인 8개 에어백도 채택했다. 경쟁차종에는 없는 2열 측면 에어백도 장착해 뒷좌석 승객의 안전까지 챙겼다. 이 밖에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저속 및 고속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은 지능형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연동해 사고를 능동적으로 막아준다.

주행성능

시승차는 캐딜락 CTS에 얹었던 4기통 2.0ℓ 직분사 터보 엔진을 장착했다. 스티어링휠은 안정적이고 다이내믹한 핸들링 성능을 발휘하는 랙타입 속도감응형 파워스티어링을 채택했다. 엔진 소리는 잔잔한 편이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면 매끄럽고 부드럽게 움직인다.

도로에 접어든 뒤 가속페달을 밟고 엔진 회전수를 높이자 지치지 않고 계속 강한 힘을 발산한다. 주행 안전성도 뛰어났다. 코너 구간에서는 날카롭지 않지만 매끄러운 코너링 성능을 발휘했다.

새 경량 아키텍처와 함께 개발된 전륜 맥퍼슨 스트럿 타입 서스펜션과 후륜 멀티 링크 독립현가시스템이 민첩한 운동성능에 한몫해서다.

승차감과 정숙성은 놀라웠다. 저·중속에서는 잡소리가 없었다. 고속에서도 엔진 소음과 풍절음을 잘 차단했다.

다만 순식간에 치고 나가는 터보 맛은 적었다. 안정감을 중시하는 패밀리세단 성향에 맞춰 '성질'을 죽였지만 못내 아쉬웠다. 또 수동 모드로 직접 변속을 제어하며 질주하고 싶었지만 패들 시프트가 없어 달리는 재미가 반감됐다. 기어 레버 위에 있는 토글스위치를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앞뒤로 움직이면 변속됐지만 익숙하지 않은 데다 '손맛'도 부족했다.

경쟁차종

국산 중형세단 시장은 1강3중 구도다. 쏘나타가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SM6, K5, 말리부가 경쟁한다.

4개 차종 제원을 살펴보면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는 말리부가 가장 길다. 그만큼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전폭은 SM6가 우세하다. 전폭이 넓으면 주행 안정성이 좋아진다.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1.5~1.6ℓ급 모델을 비교하면 장거리 달리기 능력을 평가하는 요소인 출력에서는 말리부가 가장 약하고 SM6가 가장 세다.

단거리 달리기 능력을 알 수 있는 토크도 말리부가 경쟁차종보다 낮다. 치고 나가는 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2.0ℓ 터보 모델에서는 말리부가 쏘나타·K5보다 힘이 세다. 말리부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이 253마력, 최대토크가 36㎏·m다. 쏘나타·K5 터보 모델보다 최고출력은 8마력 세고, 최대토크는 같다.

가격 경쟁력은 말리부가 뛰어나다. 1.5~1.6ℓ급 기본형 모델 가격은 말리부가 2388만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연비는 4개 차종 모두 엇비슷하지만 상대적으로 좋은 차는 쏘나타다.

중고차 가치는 말리부의 장점이다. 중고차 기업인 SK엔카가 산정한 시세와 감가율을 보면 중고차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감가율은 '신차값-중고차 시세/신차값×100'으로 산출한다. 감가율이 낮을수록 중고차 가치가 높아진다. 2017년식 시세와 감가율을 살펴보면 SM6가 10.6%, 말리부가 13.6%, K5가 15.9%, 쏘나타가 16.9%다.

판매조건

가격은 1.5 터보 모델이 2388만~3284만원, 2.0 터보 모델이 3077만~3340만원, 1.8 하이브리드가 3200만~3368만원이다.

이달 안으로 2017년 생산분 말리부를 사면 100만원을 할인받는다. 배기량 2000㏄ 이하 쉐보레(대우차 포함) 차량 보유자가 말리부를 구입하면 50만원을 추가로 지원받는다.

할부 프로그램에는 저리 콤보 할부와 슈퍼 초장기 할부가 있다. 36개월 저리 콤보 할부를 선택하면 30만원 할인과 함께 금리 3.5%를 적용받는다. 최대 72개월 슈퍼 초장기 할부 프로그램 금리는 3.9%다.

말리부 1.5터보 LTZ(2999만원)를 72개월 슈퍼 초장기 할부로 사면 월 납입금은 46만5000원이다. 보증기간은 차체와 일반 부품은 3년 6만㎞, 엔진 동력전달 계통 주요 부품은 5년 10만㎞다.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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