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바리의 까칠한 味수다] 올림픽도 식후경 가즈아~ '미식의 바다' 강릉으로

주현수 기자 joohs@kyunghyang.com 2018. 1.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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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할머니순두부

눈, 땀, 눈물…(방탄소년단의 히트곡 <피땀눈물> 아니고요ㅋㅋ).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바로 경기장과 훈련장의 ‘눈’(혹은 얼음), 메달을 위해 흘리는 ‘땀’, 그리고 쓰디쓴 인내의 고통 끝에 흘리는 ‘눈물’, 이 세 가지가 아닐까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선수들 뿐 아니라 먹방 여행을 하는 우리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맛집을 찾아가는 여행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눈’, 뜨겁고 매운 짬뽕 국물을 들이키며 흘리는 ‘땀’, 너무나 맛있는 음식에 감동해 흘리는 ‘눈물’ㅋㅋㅋ. 열심히 훈련하는 대한민국 선수들과 비교하자니 좀 미안하기도 하지만 우린 맛있는 음식 많이 먹고 힘내서 더 열심히 응원하는 걸로~.

지난주 설상 경기장이 자리 잡은 평창 맛집에 이어 이번엔 빙상 경기장이 있는 곳, 가즈아~ 강릉으로!

원조강릉교동반점

■ 원조강릉교동반점 본점 전국 5대 짬뽕집 중 하나라는 ‘교동반점’은 강원도 강릉시 강릉대로에 위치해 있는데요. 홍합 등의 해산물과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있고 칼칼한 맛이 일품인 짬뽕 맛집으로 요즘엔 ‘교동’ 하면 누구나 짬뽕을 떠올리게 되죠. 하지만 프랜차이즈식당인 ‘교동짬뽕’과는 다른 곳이니 헷갈리지 마시고. 이 집은 관광객 뿐만 아니라 강릉시민들에게도 인기 있는 식당이라 서두르지 않으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니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는 시간에 방문하면 좋을 거예요. 점심시간대 1시간 웨이팅은 기본이더라고요. 이 집 짬뽕에는 홍합의 양이 어마어마하게 들어있는 게 매력(홍합 안좋아하는 주바리는 골라내느라 힘들었다는 게 함정ㅋㅋ). 국물이 깔끔하고 시원한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진하고 감칠맛이 매우 좋은 편. 살짝 자극적일 수도 있고요, 메뉴판에 없지만 어린이를 위한 짜장면도 있으니 사장님에게 문의하세요. 오히려 메뉴판에는 있지만 군만두는 늘 없으니 참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하고 매주 월요일은 휴무랍니다.

초당할머니순두부

■ 초당할머니순두부 강릉 초당동에는 순두부식당이 여럿 모여 있습니다. 강릉의 순두부 앞에만 유독 ‘초당’이라는 말이 붙는데 왜 그런지 알고 계세요?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인 초당 순두부는 허난설헌과 허균의 부친인 허엽의 호가 초당인데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허엽은 최초로 바닷물로 간을 맞춰 두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많은 순두부집 가운데서도 강릉 허균 생가 가는 길에 위치한 ‘초당할머니순두부’가 주바리가 강추하는 맛집. 30여년간 한결같은 맛으로 사랑받는 곳인데요, 담백하면서도 부드럽고 뽀~얀 순두부의 맛이 다른 곳과는 차원이 다르더라고요. 하얀 순두부 외에도 칼칼한 걸 좋아하시는 분을 위한 얼큰째복순두부(째복은 비단조개의 방언이래요), 직접 담근 된장으로 끓인 된장찌개와 비지장, 막된장 속에 묵혀둔 고추장아찌 등도 입 안을 즐겁게 해주지요. 식사를 하다가 재미있었던 건 전통의 맛을 보여주면서도 와이파이까지 잡히는 반전까지 선사하더라고요^^. 시간을 운좋게 맞추면 가게 옆 공간에서 콩을 불리고 갈아 순두부를 만드는 광경도 구경할 수 있어요. 그밖에도 두부마을초당순두부, 원조초당순두부, 초당고부순두부, 고복순할머니초당순두부집도 유명하니 메모해두세요.

강릉감자옹심이

■ 강릉감자옹심이 강원도 하면 감자죠. 감자를 재료로 한 대표음식인 감자옹심이를 개운한 국물과 함께 맛볼 수 있는 식당 ‘강릉감자옹심이’입니다. 옹심이가 낯선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감자를 갈아 물기를 꼭 짠 후 수제비처럼 적당한 크기로 떼어 익혀 먹는 것을 말하는데요, 쫀득하면서도 서걱서걱 씹히는 그 묘한 식감이 매력이죠. 옹심이만 들어있는 ‘순감자옹심이’와 칼국수면이 섞여있는 ‘감자옹심이칼국수’가 주 메뉴입니다. 육수는 멸치 등을 넣고 우린 시원한 맛인데 감자의 전분 때문인지 살짝 걸쭉한 편. 감자와 팥이 어우러진 감자 송편도 인기메뉴라네요. 반찬으로 나오는 무김치도 직접 담가 맛깔났고요. ‘강릉 감자옹심이’의 영업시간은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로 조금 이른 시간에 문을 닫기 때문에 서둘러 찾아가야 식사할 수 있어요. ‘절대 맛집’이라기보다는 강원도 지역을 방문하게 된다면 별미로 한 번씩 맛보기를 추천합니다.

보헤미안 본점

■ 보헤미안&테라로사 강릉은 또 커피의 도시 아니겠어요. 많은 분들이 커피투어를 떠날 만큼 명성이 자자한데요. 바다의 향기를 직접 느끼며 커피를 마시고 싶은 분위기파라면 강릉항 옆 안목커피거리를, 풍광보다 커피의 맛과 향이 더 중요한 커피마니아에겐 테라로사나 보헤미안을 추천 드려요. 주바리는 물론 커피 맛이죠.^^

보헤미안은 강릉 경포, 사천 등 4곳이 있지만 국내 1세대 바리스타인 박이추 대표가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연곡면 본점으로 가보는 것도 좋겠죠. 박이추 선생이 연세가 많으시고 오랜 세월 핸드드립으로 손목이 불편하시다고 해요. 그래서 영업시간은 요일별로 다르니까 미리 체크해보시고 방문하셔야 허탕치지 않으실 거예요. 에티오피아로 선택한 핸드드립 커피는 상큼한 향이 잘 살아있었고, 비엔나커피와 비슷한 ‘아몬드 아마레또’도 달달하게 먹기 좋았어요. 클래식한 분위기의 카페 내부와 창밖으로 보는 풍광도 특별하진 않지만 고즈넉한 편안함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테라로사 본점

2002년에 문을 연 테라로사는 구정면에 그 본점이 있습니다. 서울과 경기, 부산, 제주에도 지점이 있지만 태생이 강릉이죠. 강릉에만도 사천, 임당 등 3군데. 이중 본점은시내와는 조금 떨어져있지만 겨울에 방문하면 눈으로 뒤덮인 주변 풍광도 볼 만하지요. 어느지점을 가도 편차없는 수준 높은 핸드드립 커피와 에스프레소는 물론이고 매일 직접 구워내는 빵과 케이크도 맛이 좋아요. 특히 카푸치노가 맛있기로 유명. 본점에서는 오전에 방문하면 브런치 메뉴도 즐길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답니다. 주바리는 묵직한 스타일의 보헤미안 커피보다 밸런스가 좋은 테라로사의 커피가 더 잘 맞긴 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취’이니까 본인 스타일대로 선택하시면 돼요.

>>주변 볼거리 영진해변:경포호에서 북쪽으로 차로 20분 가량 가면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와 김고은이 만난 방사제가 있는 영진해변이 나온다. 드라마가 방영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연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초기에는 사진 한 장 찍기 위해서 수 십 미터의 줄을 서야 했지만 현재는 그리 어렵지 않게 인생샷을 얻을 수 있다. 파도가 들이치는 순간을 잘 포착해야 멋진 사진이 된다는 게 촬영팁.

오죽헌:신사임당과 율곡 이이를 만날 수 있는 보물 165호 오죽헌. 5000원권의 배경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뒤뜰에 검은 대나무가 자라고 있어 오죽헌이라 이름 붙었다. 오죽헌은 바깥채 등 일부를 제외하고 정부의 계획에 따라 복원된 모습이다. 가세가 높았던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생가답게 보다 규모가 크고 번듯한 느낌을 풍긴다.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를 추천.

선교장:세종대왕의 형인 효령대군의 11대손 무경 이내번(1692∼1781)이 충주에서 강릉으로 이주한 후 1703년부터 지은 집인 선교장은 강원도 지역에서 가장 잘 남아 있는 품위 있는 사대부 가옥. 강릉시에 경포쪽으로 4km 쯤 떨어진 선교장은 중요 민속자료 제5호로 지정됐다. 경포호가 지금보다 넓었을 때 ‘배타고 건넌다’고 하여 이 동네를 배다리마을(船橋里)이라 불렀는데, 선교장이란 이름은 바로 여기서 유래했다고. 지금도 후손이 살고 있다고 한다. 문 밖에는 수백평의 연못 위에 세워진 활래정이라는 정자가 있어, 정원까지 갖춘 완벽한 구조를 보여 준다.

<주현수 기자 joo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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