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의 푸드 X파일>저열량·고단백·저지방 웰빙식품 '송어'

기자 2018. 1. 10. 14: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의 '숭어'(피아노 5중주곡)를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앞으론 '방방 뛰는' 숭어 대신 유유자적한 송어를 떠올리며 감상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처럼 숭어는 헤엄치다가 꼬리지느러미로 수면을 '탁' 쳐서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습성이 있는 반면 송어는 물이 맑은 곳을 유유히 누비는 '품위파'다.

송어와 숭어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생선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슈베르트의 ‘숭어’(피아노 5중주곡)를 즐겨 듣는 사람이라면 앞으론 ‘방방 뛰는’ 숭어 대신 유유자적한 송어를 떠올리며 감상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이 가곡의 원래 제목은 ‘송어’였다. 초기 번역가의 실수로 엉뚱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숭어’로 둔갑했다.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는 속담처럼 숭어는 헤엄치다가 꼬리지느러미로 수면을 ‘탁’ 쳐서 물 위로 튀어 오르는 습성이 있는 반면 송어는 물이 맑은 곳을 유유히 누비는 ‘품위파’다.

송어와 숭어는 이름이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생선이다. 송어는 민물고기, 숭어는 바닷고기다. 우연히도 둘 다 민물과 바닷물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숭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강 하류에서 살거나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오기도 한다. 송어 중 바다송어(salmon trout)는 바다가 ‘고향’이다. 겨울이 제철이란 것도 공통점이다. ‘겨울 숭어 앉았다 나간 자리, 뻘만 훔쳐 먹어도 달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이고 겨울엔 한반도 곳곳에서 송어 축제가 열린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전어지’엔 생선 이름에 소나무 송(松)이 붙은 이유가 나와 있다. “근육이 붉고 선명하며 소나무 색을 띤다고 하여 송어(松魚)라고 불린다.” 그는 ‘난호어목지’에서 “알이 특히 진미이고, 맛으로 따지면 동해 어류 중 제일”이란 평을 남겼다.

송어(trout)는 수온이 7∼13도인 1급수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생선이다. 수조에선 키우기 힘들다. 냉수성(冷水性)이어서 경북 울진 이북의 동해안으로 흐르는 하천에 주로 분포한다. 일본 홋카이도·알래스카·연해주 등도 주 서식지다.

송어도 연어처럼 강으로 회귀해 산란한 뒤 죽음을 맞는 ‘슬픈 운명’의 주인공이다. 곤돌메기·참송어·바다송어 등 이름도 많다. 연어과 생선이어서 시마연어라고도 불린다.

이달 28일까지 강원 화천천에서 열리는 ‘화천 산천어 축제’의 주역인 산천어와 학명이 똑같다. 사는 장소가 다를 뿐이다. 알에서 깬 뒤 바다와 강을 오르내리면 송어, 강에서만 지내면 산천어다. 송어 암컷과 산천어 수컷이 연분을 맺어도 새끼가 태어난다.

무지개 송어(rainbow trout)는 외래종이다. 1965년 정석조 씨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국립양식장에서 알 20만 개를 들여와 국내 양식에 성공한 ‘북미산’이다. 산란 시기에 붉은 기가 도는 무지개색을 띠기 때문에 이름에 ‘무지개’란 단어가 붙었다. 도입자의 이름을 따서 ‘석조송어’라고도 한다.

요즘 음식점 상에 오르는 송어 중 십중팔구는 무지개 송어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은 무지개 송어가 처음 양식된 곳으로 지금도 전국 최대의 양식단지다. 올겨울에도 내달 25일까지 평창에서 송어축제가 열리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무지개 송어는 거의 100% 양식산이다. 자연 상태에선 살기 어렵고, 생존한다고 해도 증식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 순치(馴致)하면 바다에서도 무지개 송어 양식이 가능하다.

송어는 예부터 귀하고 약성을 가진 생선으로 예찬됐다.

‘동의보감’엔 “맛이 달고 독이 없다. 오장을 이롭게 하고 몸을 살찌게 한다”고 쓰여 있다. 저열량·고단백·저지방 웰빙 식품이다. 송어 100g(생것 기준)의 열량은 121㎉로 고등어(183㎉)보다 낮다. 지방의 대부분이 혈관 건강에 이로운 DHA·EPA 등 오메가-3 지방이란 사실도 돋보인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문화닷컴 바로가기|소설 서유기|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