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조 왕위 도운 권람 "개가 살렸다"..충북 충견 이야기

강신욱 2018. 1. 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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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의 해'다.

개는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다.

사람(주인)에게 도움을 주거나 은혜를 갚은 개는 이른바 '의견(義犬), '의구(義狗), '충견(忠犬)'이라 한다.

능안마을에는 권람 묘소 오른쪽 100m 남짓 떨어진 언덕에 개 무덤이 있고 그 앞에는 '충견총(忠犬塚)'이란 비석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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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2018년은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의 해'다.

【음성=뉴시스】강신욱 기자 = 무술년 새해 첫날인 1일 충북 음성군 생극면 방축리 능안마을에는 세조를 왕위에 오르게 한 정난공신 권람이 기르던 개 무덤 '충견총'이 있다. 충견총에서 100m 남짓 떨어진 곳에 권람의 묘소(원안)가 있다. 2018.01.01. ksw64@newsis.com

개는 사람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이다.

그러다 보니 개를 의인화해 '견공(犬公)'이란 존칭까지 붙였다.

근래에는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란 뜻으로 '반려견(伴侶犬)'이란 말이 즐겨 쓰인다.

그만큼 사람과는 동고동락할 정도로 가깝다.

사람이 개를 그토록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사람(주인)에게 도움을 주거나 은혜를 갚은 개는 이른바 '의견(義犬), '의구(義狗), '충견(忠犬)'이라 한다.

이런 사연이 전하는 것을 '의견 설화', '충견 설화'라고 한다.

이 설화는 들불을 꺼 주인을 구한다는 '진화구주형(鎭火救主型)', 호랑이 같은 맹수에서 주인을 구한다는 '투호구주형(鬪虎救主型)', 주인이 죽자 따라 죽는다는 '보은순사형(報恩殉死型)' 등 10여 가지 유형이 있다.

충북에는 이 가운데 진화구주형 의견 설화가 전하는 곳이 있다.

음성군 생극면 방축리 능안(陵安)마을이다.이 마을은 1906년 칙령 49호로 충주에서 음성에 편입됐다.

마을 수리산 아래에는 권근(權近·1352~1409)·권제(權蹄·1387~1445)·권람(權擥·1416~1465) 등 조선 초기 문신 3대의 묘소와 신도비가 있다. 이 묘역은 1980년 1월 충북도 기념물 32호로 지정됐다.

이 가운데 세조가 왕위에 오르도록 도와 정난공신 1등에 책록되고 승정원 우부승지에 특진된 권람이 아끼던 개와 관련한 무덤이 있다.

1일 종중 한 관계자는 "소한당(所閑堂·권람) 할아버지가 좌의정에서 물러나고 어떤 따뜻한 봄날 술 한 잔 하고 야산에서 주무시던 중 산불이 나자 기르던 개가 도랑에서 물을 묻혀 주변에 물을 묻혀 살렸다"며 "내가 죽고 나서 개가 죽으면 내 무덤 먼발치 언덕에 개를 장사 지내 달라는 권람 할아버지의 유언을 종중에서 받들어 무덤을 썼다"고 말했다.
능안마을에는 권람 묘소 오른쪽 100m 남짓 떨어진 언덕에 개 무덤이 있고 그 앞에는 '충견총(忠犬塚)'이란 비석이 세워져 있다. '총(塚)'은 확실한 증거가 없는 무덤을 이른다.

【음성=뉴시스】강신욱 기자 = 무술년 새해 첫날인 1일 충북 음성군 생극면 방축리 능안마을에는 세조를 왕위에 오르게 한 정난공신 권람이 기르던 개 무덤이 있다. 그 앞에는 안동 권씨 익평공 후손이 세운 충견총 비석이 있다. 2018.01.01. ksw64@newsis.com

본래 있던 비석은 누군가가 뽑아 가서 2002년 3월 안동 권씨 익평공(翼平公) 후손이 다시 비석을 세웠다. 익평은 권람의 시호다.

충주시 엄정면 추평리에도 진화구주형 설화가 전한다.

가래울 개비거리라는 마을에 방씨 성을 가진 농부와 검은 개가 살았다. 방씨는 이웃마을 잔칫집에 갔다가 잔뜩 취해 고개를 넘어오다가 길에서 그만 잠이 들었고 마침 산불이 나자 검둥개는 주인을 살리려고 원곡천 냇물에서 물을 묻혀 주인 주위를 데굴데굴 구르며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주인은 목숨을 건졌지만, 검둥개는 너무 지쳐 죽고 말았다. 주인은 산기슭에 무덤을 만들고 '방씨네 충견의 무덤'이란 비석을 세웠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 온다.

제천시 송학면 시곡리에는 '개무덤'이란 자연마을 지명도 있다.

1933년 11월15일 자 동아일보에는 '시묘(侍墓)하는 충견(忠犬) 보은에 생기어'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1년 전 보은에서 조씨가 죽어 공동묘지에 묻힌 뒤 그가 기르던 개도 집을 나가 소식이 끊어졌다가 몇 달 뒤 이 개가 피를 흘리고 집으로 들어왔다.

망자의 부인이 이 개 뒤를 따라가 보니 묘 앞에 새끼 세 마리를 낳아 놓았다. 그 부인이 새끼들을 집으로 데려 왔으나, 그날 밤 개는 새끼들을 물고 다시 묘 앞에 데려다 놓았다.

이 충견은 자신의 시묘살이를 새끼들에게까지 전한 것이다.

ksw6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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