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빈 점포 줄고 관광객 5배 ↑"..군산 도시재생 현장가보니

김희준 기자 2017. 12. 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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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참여로 사업 속도"..근대가옥도 관광자원 활용
'째보선창' 내년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 추가.. "수변관광 개발해 청년층 공략"
일본식 근대가옥을 리모델링한 군산 고우당/ 김희준 © News1

"군산 잘살게 해줄라구 왔데유?"

27일 군산 도시재생 현장 중 영화시장 초입에 들어서자 추운 날씨에 난로 곁불을 쬐고 있던 채소가게 할머니가 묻는다.

군산 영화동에 위치한 영화시장은 생선가게 등 33개 점포가 밀집된 작은 십자형 골목이다. 구도심에 포함돼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쇠락하다 앞서 군산시가 추진한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됐다.

도시재생 현장을 안내한 이길영 활동가는 "33개 점포 중에 현재 영업하는 곳은 18개에 불과하다"며 "이곳을 재생하기 위해 자립형 도시재생 모델을 도입, 창업예정자 77명의 응모를 받아 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앞으로 8명의 창업자가 이곳에서 창업을 추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곳 영세 소상공인의 관심도 높다. 동행한 군산시 도시재생 담당 공무원들을 반기는 상인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시 관계자는 "점포 임대 등 협의를 위해 수없이 방문하다보니 친밀한 사이가 됐다"며 "도시재생은 지역민의 적극적인 지지가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군산시 월명동과 해신동, 중앙동 등 구도심 일원에서 추진되는 도시재생 사업은 문재인 정부 이전 선도사업이다. 내년부터 추진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초기모델인 셈이다.

2014년 말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받아 올해까지 추진 중이다. 총 46만6000㎡에 2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테마가로 조성사업은 물론, 18건의 리모델링 보조사업, 17건의 주민제안사업이 추진 중이다. 지난 6월엔 옛 검역소 부지엔 도시재생거점시설도 준공했다.

개발 예정인 근대가옥 /김희준 © News1

◇ 지역주민 적극협조 속 속도감 있는 사업추진 영화시장 골목을 나와 목욕탕과 여관을 개조한 이당미술관을 들렸다. 1층은 갤러리, 2층은 예술가 레지던스 공간으로 두고 2~4층은 게스트 하우스를 마련해 수익성도 높였다.

시가 안내한 동선을 따라가다 보니 '소풍'이란 공예용품점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소풍은 주민 스스로 만든 자생조합이 마련한 문화체험 공간"이라며 "도시재생 마중물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지역 작가들이 만든 아기자기한 공예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판매를 담당하는 조합원에게 물어보니 시가 연계한 건물주를 통해 현재 보증금 200만원, 월세 20만원 수준으로 가게를 운영하고 있단다. 그는 "10명의 조합원이 꾸려나가는데 운영초기라 어려움은 있지만 작가들의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일제시대 활용된 주요항구였던 군산의 특성상 곳곳에 산재한 근대 일본식 가옥도 도시재생의 활용대상이다.

실제 시가 안내한 고우당은 근대건축물을 복원한 일본식 숙박시설로 문화체육관광부와 연계해 일본식 숙박체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신흥동 일본식 가옥 등 근대 가옥의 경우 입주민의 연혁과 배경 등을 소개해 교육가치가 높은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등급 근대건물 51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향후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북지방우정청과 함께 추진하는 군산 우체국 문화거리도 볼거리다. 우체국 거리엔 가게마다 캐릭터를 달리하는 우체통이 서 있다. 모두 거리 상가 주민들과의 협약을 통해 마련했다.

도시재생 뉴딜 신규사업지로 선정된 군산 선창가 풍경. 김희준 © News1

◇"빈 점포 줄어 상권 활기…연간 관광객도 100만명 넘어" 김이탁 국토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은 "우체국 문화거리의 특징은 거리구성을 인근 상가협의체와 함께 논의하고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열의가 있는 곳은 2~3년만 지나도 도시재생 효과가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 동안 추진한 군산의 도시재생 효과는 수년간의 내수 위축에도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군산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테마가로 조성사업 등을 적극 추진한 결과 사업추진 전 22만명의 관광객은 2015년 82만명, 2016년 102만명으로 급증했다. 150여곳의 빈 점포 중 100곳도 새 주인을 찾아 지역상권의 활기를 불어놓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소득증대 수치는 없지만 도시재생지역의 부가가치세 규모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도시재생 효과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도시재생 효과를 몸소 체험한 군산은 구도심의 도시재생 선도사업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도심과 항구 사이 중앙동 일대 째보선창 일대(14만4621㎡)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현장 방문한 째보선창은 금강을 낀 준공업지역으로 간간이 빈 건물이 눈에 띌 만큼 쇠락한 상태였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영화 변호인의 세트로 활용될 만큼 독특한 풍광을 자랑하는데다 활용할 수 있는 빈건물이 많다"며 "인접한 철도시설공단의 폐철도부지를 임대해 젊은이들을 위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서도 이 같은 가치를 인정해 이미 째보선창 일대를 2020년까지 추진하는 신규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로 선정한 상태다. 총 303억6000만원의 사업비 중 150억원은 중앙정부가, 100억원은 시가 부담한다. 53억6000만원은 민간자본을 통해 조달한다.

현장을 함께 한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지역구인 군산은 현재 한국GM의 군산공장 가동률이 25%대로 떨어지면서 어려운 상태에 직면했다"며 "하지만 새정부의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관광산업 활성화 등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h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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