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쇼 한 잔 들고, 어슬렁'..유럽 크리스마스마켓 속으로

윤슬빈 기자 2017. 12. 2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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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크리스마스마켓 및 즐기는 법 소개
취리히 크리스마스마켓 풍경. 스위스관광청 제공.© News1

(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해가 유난히 짧고, 날씨도 추워서 고풍스럽다던 건물마저 쓸쓸해 보인다는 이유에서 겨울을 유럽 여행의 비수기라고 한다. 그러나 유럽은 겨울에 꼭 한 번은 가야 한다. 특히 크리스마스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는 자라면 무조건이다.

도시의 낭만은 겨울이 되면 배가 된다. 도시의 중심인 광장엔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들어서고, 그 주변을 둘러싼 중세시대 건물엔 화려하지만 촌스럽지 않은 조명으로 장식된다. 여기에 100여 개가 넘는 오두막 노점들로 이루어진 크리스마스마켓까지 열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크리스마스마켓은 어느 유럽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데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판매하는 물품에서 각 지역의 특색이 드러난다. 비교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주요 유럽 크리스마스마켓을 비교해볼 수 있도록 각 나라별 대표적인 마켓과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단, 대부분 마켓은 크리스마스 바로 전날에 문을 닫으니, 갈 계획이 있다면 내년을 기약하자.

베른 크리스마스마켓에서 글뤼바인을 맛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스위스관광청 제공© News1
취리히에 들어선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스위스관광청 제공© News1
700개의 별 모양의 조명을 거리에 채워 놓은 생갈렌의 겨울 풍경. 스위스관광청 제공.© News1

◇글루바인 한 잔 들고 서서히 둘러봐도…

겨울이 되면 취리히 기차 역사엔 15m 높이에 7000개가 넘는 스와로브스키 보석이 박힌 크리스마스트리가 들어선다. 루체른 로이스(Reuss) 강가와 구시가지 거리 곳곳엔 정성스러운 전구 장식이 가득 메우고 베른의 건물들은 난간에 저마다 앙증맞은 크리스마스 장식이 꾸며진다. 700여 개의 별 모양의 조명이 걸리는 생갈렌은 겨울이 되면 '별의 도시'라고 불린다.

스위스의 주요 도시들은 겨울이 되면 로맨틱해지고 이 분위기는 크리스마스마켓의 개장을 하며 절정에 달한다.

스위스에선 마켓을 둘러보기 전, 향신료를 넣고 데운 와인인 '글루바인'(Glühwein)을 마시는 것은 하나의 의식으로 자리 잡았다. 추운 밤공기에 몸을 데워주기에 이만한 것이 없다. 현지인들은 글루바인을 한 잔 들고, 장터를 서서히 둘러본다.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비롯해 스노우 볼, 토기, 향신료, 장난감, 의류, 초 등 아기자기하고 독특한 수공예품이 가득하다. 100% 캐시미어를 비롯해 스위스 장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스위스산(Made in Switland) 제품도 놓치지 말아야 할 제품들이다.

풍미 가득한 먹거리로는 레몬즙을 뿌린 신선한 굴과 갓 구운 쿠키, 소시지, 화덕에서 갖 구워낸 빵이나 프레첼 등이 있다.

드레스덴 크리스마스마켓인 슈트리첼 마르크트. 독일관광청 제공.© News1
크리스마스마켓을 둘러보는 여행자들. 독일관광청 제공© News1

◇무게 4톤에 달하는 슈톨렌의 행렬이 눈앞에…

북쪽 해안에서 남쪽 알프스까지 독일 전역에선 600년 역사를 지닌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린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마켓 수는 150여 곳. 글루바인의 원조 나라답게 달콤한 포도향이 유혹하고 각 지역의 특산 요리와 합창단의 노랫소리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욱 북돋아 준다.

그중 단연 유명한 마켓을 꼽자면 드레스덴의 '슈트리첼 마르크트'(Striezelmarkt)가 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크리스마스 마켓이자, 독일식 과일 케이크인 '슈톨렌'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슈톨렌은 건포도와 설탕에 절인 과일, 아몬드, 계피, 넛맥(nutmeg), 카르다몸(cardamom) 등의 향신료를 넣고 구운 빵에 버터를 바른 뒤 설당 가루를 넉넉히 뿌려 만든다.

축제 일주일 전 '드레스덴 슈톨렌 보전협회'의 회원들은 무게가 3~4톤에 달하는 대형 슈톨렌을 만든다. 일반적인 슈톨렌은 보통 2kg이지만 이에 뒤지지 않은 맛과 질감을 자랑한다. 완성된 대형 슈톨렌은 화려하게 장식한 마차에 실려 드레스덴 제과‧제빵사 행렬과 함께 슈트리첼 마르크트로 향한다. 이 밖에도 각국에서 온 나무 인형, 호두까기 인형, 와인 등을 판매한다.

맥주의 도시 플젠의 역사 지구에서 열린 크리스마스마켓. 체코관광청 제공© News1
럼과 오렌지 또는 레몬주스로 만든 푼츠(왼쪽), 크리스마스빵인 바노츠카. 체코관광청 제공© News1

◇달콤한 '푼츠'와 '바노츠카' 꼭 먹어보기 체코에선 크리스마스가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로, 가장 화려해진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기이다. 예수의 탄생일을 준비하는 4주간의 대림절 기간엔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준비에 한껏 들뜬 분위기를 거리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어느 유럽이 해당하지만, 체코에서도 대표적인 광장에서 개성 넘치는 크리스마스 마켓들이 들어선다. 마켓에선 체코 전통 크리스마스 장식은 물론 테이블 보, 체코 전통 포푸리(향기주머니) 등 다양하고 독특한 제품들과 전통 음식, 맥주, 음료 등을 볼 수 있다. 대표 마켓으로는 프라하, 체스키 크룸로프, 올로모우츠, 브르노, 플젠 등이 꼽힌다.

특히 체코 크리스마스 마켓의 특별함을 더해 주는 것이 허니 와인과 푼츠, 바노스카다. 그중 푼츠는 약간의 럼과 오렌지 또는 레몬주스로 만든 크리스마스 음료로, 각자의 레시피로 만들어 보온통에 담아 잔술로 판매한다. 또 형형색색의 모양으로 눈길을 끄는 크리스마스 쿠키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빵인 바노츠카는 꼭 맛봐야 할 먹거리다. 푼츠와 바노츠카를 곁들이면 여행자에게 좋은 간식거리가 된다. 마켓 주변으로는 양이나 염소, 당나귀가 있는 작은 동물원도 들어서 어린이들에게 좋은 놀이의 장이 되어 준다.

에펠탑과 회전목자. 파리 일 드 프랑스 지역 관광청 제공© News1
파리 라 데팡스 크리스마스 마켓 파리관광안내사무소 제공© News1

◇파리의 겨울을 채운 계피와 소나무 향 12월의 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파리의 모습을 진하게 풍긴다. 저 멀리 에펠탑이 보이고 센강을 배경으로 뱅쇼(vin chaud)의 진한 계피 향과 목공예품의 소나무 향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뱅쇼는 글루바인을 프랑스식으로 바꾼 것으로 만들어지는 방식은 비슷하다.

파리에만 낭만적인 크리스마스마켓이 6개나 있다. 게다가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게 하는 명소에 그림 같이 들어선다. 몽마르트르의 구불구불한 언덕을 지나 사크레쾨르 성당으로 가는 길목에 아베스 크리스마스마켓이 들어서 있고, 에펠탑 옆으로 샹 드 마르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린다.노트르담 성당 앞에선 오로지 프랑스에서만 생산된 상품들과 장인과 예술가들의 공예품을 만날 수 있고, 파리 동역(Gare de l’Est)에 있는 알자스에선 100년 전통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 밖에 군사박물관인 앵발리드(Invalides) 돔 아래와 산책하며 둘러보기 좋은 생제르맹데프레에도 마켓이 펼쳐진다.

헬싱키 대성당 앞 원로원 광장에 들어선 크리스마스마켓© News1 윤슬빈 기자
손수 뜨개질로 만든 모자를 판매하고 있는 노점© News1 윤슬빈 기자
노점에 걸려 있는 연어 모형© News1 윤슬빈 기자

◇연어와 초콜렛을 이렇게 맛 봐도 되나요…

크리스마스마켓은 각 나라와 도시의 특산품의 장이다. 북유럽 핀란드의 크리스마스마켓은 어딘가 다르고 특별하다.

핀란드 헬싱키 원로원 광장엔 소소해 보이지만 특색 있는 크리스마스마켓이 들어서 있다. 새하얀 대성당 아래로 펼쳐진 마켓 주위로는 19세기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감싸고 있고, 화려한 불빛으로 장식한 회전목마가 연말 분위기를 낸다.

겨울엔 어느 지역보다 추운 나라이기에 울소재의 목도리와 모자, 장갑 등도 쉽게 눈에 띄지만, 그중 많은 여행객이 모이는 곳은 연어와 초콜렛 노점이다. 대부분 노점은 재료를 잘게 썰어 누구나 쉽게 시식할 수 있도록 해놓는다. 연어는 싱싱한 생물부터 훈제, 반 건조, 건조된 것과 감자와 함께 끓인 따뜻한 수프까지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헬싱키 크리스마스마켓에서도 따뜻한 와인인 '글뢰기'가 있다. 다른 유럽 지역과 다른 것이 있다면 보드카를 첨가하거나 건포도나 아몬드를 넣어 먹는다.

◇유럽 크리스마스마켓을 서울에서? 서울 여의도에서 진짜 유럽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린다. 오는 31일까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함께하는 서울 크리스마스마켓'이 개최된다. 16세기에 생겨난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크리스마스마켓을 재현하기 위해 현지 마켓 느낌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실제로 오두막 노점과 현지 음식, 물품을 고스란히 옮겨 놓았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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