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맛+멋 코스가이드 | 영덕·울진 대게 + 울진·삼척 응봉산] "우리가 게 맛을 알려면? 바로 지금 이 순간!"

글 월간산 손수원 기자 2017. 12. 22. 14: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덕·울진 대게 시즌 돌아와.. 솥에 통째로 쪄내기만 해도 바다향이 입안에
옛재능선길~정상~온정골 13km 산행 후 덕구온천리조트에서 온천욕

이즈음 동해안에는 대게가 한창이다. 대게 금어기가 풀리는 11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가 제철이다. 어느 지역을 가도 커다란 솥에 대게를 찌는 풍경이 낯설지 않다.

[월간산]덕구온천리조트의 노천탕과 응봉산 자락.

동해안 물줄기를 따라 영덕 강구항과 울진 후포항, 포항 구룡포항 등 대게가 잡혀서 모이는 곳은 많다. 하지만 ‘대게 원조’하면 가장 먼저 ‘영덕대게’를 떠올린다. 신라 말 왕건이 영덕에서 대게를 처음 먹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선시대 임금님 수랏상에 진상되었다는 기록이 나온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동해안에서 잡아들인 대게가 영덕에 모여 내륙으로 이송되면서 ‘영덕대게’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는 설이 많다.

영덕 대게의 중심지는 강구항이다. 4월 영덕대게축제가 열리곤 하는 강구항으로 들어서면 초입부터 ‘TV에 나온 맛집’, ‘**일보 선정 맛집’ 등의 플래카드를 단 대게집들이 쭉 늘어서 있다. 이런 음식점들은 곁들이 음식이 푸짐하게 나오고 편안하게 대게를 먹을 수 있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다.

좀더 실속 있게 대게를 맛보고 싶다면 강구항 끄트머리의 동광어시장 건물로 가보자. 더욱 저렴하게 대게를 먹을 수 있다. 1층에서 대게를 구입한 뒤 2층에 있는 식당에서 차림비(1인당 2,000~3,000원)와 찌는 비용(대게 가격의 10% 정도)을 내고 먹는다.

‘대게 원조’로 영덕과 어깨를 견주는 울진에서는 후포항이 대게의 중심이다. 사실 영덕 대게와 울진 대게는 같은 수역에서 잡는다. 대게를 거둬오는 선주가 영덕 어부인지, 울진 어부인지에 따라 그 이름이 바뀔 뿐이다. 포항 대게도 비슷하다. 

어쨌든 이즈음의 대게는 한 번쯤 먹어볼 만한 별미다. 우리가 먹는 대게는 수컷이다. 암컷은 자원 보존을 위해 잡을 수 없다. 수컷의 몸이 훨씬 크며 보통 황금색, 은백색, 분홍색, 홍색 네 종류로 구분한다. 색깔이 짙을수록 살이 단단하고 맛있는데, 황금색이 도는 것을 박달대게라 부르고 최상급으로 친다.

대게는 통째 찜통에 쪄서 먹는 것이 정석이다. 살이 제대로 찬 박달대게는 담백하면서도 씹을수록 단맛이 우러나온다. 토실토실 살 오른 다리는 부러뜨려 가위로 껍데기를 세로로 자른 뒤 잡아당기면 하얀 속살이 쏙 빠져나온다.

게딱지 안의 내장에선 짭짜름한 바다향이 난다. 내장을 다 먹은 후 따끈한 밥을 넣고 김가루를 뿌려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 비벼먹으면 그만이다. 최소 한 마리에 10만 원 넘는 박달대게 가격이 비싸다 해서 너무 저렴한 것을 고르면 크기만 크고 살이 차지 않은 ‘물게’를 먹게 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새해 일출맞이와 온천욕을 동시에

[월간산]찜통에 맛있게 쪄낸 박달대게

영덕 강구항과 울진 후포항에서 7번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오다가 울진과 삼척의 경계에 다다르면 응봉산鷹峰山(998.6m)이 있다. 응봉산은  조망이 매우 뛰어나 새해 일출맞이 산행지로 인기가 좋다. 또한 하산길에는 국내 유일 41.3°C 자연용출온천인 덕구온천에서 온천욕을 할 수 있어 겨울에 더욱 인기가 좋다.

응봉산 산행은 옛재 능선길을 따라 정상에 선 다음, 온정골로 내려와 덕구온천리조트로 빠져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척시 가곡면 덕풍계곡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도 있으나 12월 15일까지는 산불예방기간이어서 통행이 금지된다.

옛재 능선길 코스는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정상에 설 수 있다. 들머리는 덕구온천리조트(구 덕구온천) 스파월드 진입로 갈림길이 있는 곳이다. 갈림길에서 350m 정도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등산안내판이 있고 왼쪽으로 산길이 보인다. 계단길로 접어들면 멋진 금강소나무숲 능선이 시작된다. 정상으로 이어진 옛재 능선길은 넓고 뚜렷하다.

1시간쯤 걸으면 제1헬기장에 닿고 1시간을 더 진행하면 제2헬기장에 닿는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다소 가파르지만 2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는 울진 온정면에 있는 백암산이 보이고 그 너머로 영양 일월산이 조망된다. 북쪽으로는 태백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정상 주변의 작은 공터는 일출을 기다리는 등산객이 야영하는 장소로 이용된다.

덕구온천리조트 방향으로 하산은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능선을 따른다. 초반 경사가 급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온정골에 닿는다. 계곡에는 나무데크와 다리가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에 수월하다. 15분 정도 걸으면 덕구온천 원탕에 이른다.

원탕부터 온천까지는 산책로가 잘 닦여 있다. 계곡 중간부터는 금문교, 노르망디교, 하버교 등 세계 각지의 유명 교량 12개의 축소판 교량으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용소폭포는 계곡의 기암괴석 사이로 폭포수가 떨어진다. 폭포 아래의 소를 마당소라 부른다.

온정골에서 빠져나오면 덕구온천리조트콘도 주차장에 닿는다. 덕구온천리조트~정상~온정골~덕구온천리조트까지 약 13km에 5~6시간 정도 걸린다.

교통

[월간산]

승용차로는 7번국도를 따르다가 울진군 북면 덕구교차로에서 덕구온천리조트 방향으로 가면 된다. 대중교통으로는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덕구온천까지 하루 1회(09:35) 시외버스가 운행하며, 4시간 40여 분이 걸린다. 요금 2만5,000원. 부구터미널이나 죽변터미널로 와서 농어촌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시간은 비슷하다. 다만 부구나 죽변으로 오는 버스 운행편이 좀더 많다.

숙식(지역번호 054)

경상북도 1호 보양온천인 덕구온천리조트(782-0677)에는 관광호텔과 콘도, 대온천탕, 스파월드, 한식당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온천 이용료 8,500원. 호텔 이용료 1박 19만~32만 원, 콘도 21만~35만 원선. 리조트 진입로 주변에 모텔이 많다. 송학모텔(783-6345), 송림모텔(783-9165) 등. 

온천단지 일원에는 식당이 여럿 있다. 할머니순두부식당(782-0169)은 순두부백반, 은어회튀김, 감자동동주를 낸다. 이외 덕구송학가든숯불갈비(782-9313), 옛날집(782-3357), 응봉산식당(582-0565), 응봉산해장국(782-0565), 장모님감자탕(783-8243), 옹심이칼국수(783-5820) 등이 있다.

▶ 실컷 놀았는데도 저녁… '한나절 행복' 찾아 춘천으로, 파주로

▶ 자동차 타이어에 새겨진 숫자의 비밀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