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세요] 썰매 종목은 왜 '홈 이점'이 유난히 클까

2017. 12. 4.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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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16개 트랙 '제각각'..가장 익숙한 개최국 선수 유리
얼음 얼리고 깎는 '아이스 메이커'가 사실상 '지원군' 역할도
스켈레톤 윤성빈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크게 15개 종목의 102개 세부 종목 경기가 펼쳐진다.

한국은 2014 러시아 소치올림픽(13위)은 물론이고 동계올림픽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2010 캐나다 밴쿠버올림픽(5위)을 뛰어넘는 종합 4위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상식적으로 어느 스포츠 종목이든 대회 개최국 선수가 조금씩은 유리하다.

하지만 썰매(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만큼 '홈 이점'이 큰 종목은 많지 않다.

한국은 썰매에 걸린 총 9개의 금메달 가운데 남자 봅슬레이 2인승, 남자 스켈레톤에서 2개의 금메달을 가져오겠다는 각오다.

남자 스켈레톤의 윤성빈(23·강원도청)은 이미 세계 최정상급이고, 남자 봅슬레이 2인승의 원윤종(32·강원도청)-서영우(26·경기BS경기연맹)도 충분히 금메달을 욕심낼만하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평창에서 '홈 이점'까지 살리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2014 소치올림픽에서는 러시아가 썰매 종목에서 3개의 금메달을 차지해 썰매의 홈 이점을 새삼 증명했다. (이후 도핑 사건으로 3개 모두 박탈.)

그렇다면 썰매 종목은 왜 이토록 개최국 선수한테 유리할까.

SBS 스포츠 해설위원인 이세중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이사는 "전 세계의 썰매 트랙은 다 다르게 생겼는데, 특정 트랙에서 가장 많이 썰매를 타본 사람은 당연히 그 나라 선수"라며 "생긴 지 오래된 경기장은 정보가 다 노출돼 이점이 적을 수 있지만, 새 트랙은 외국 선수들이 낯설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의 인증을 받은 공식 트랙은 유럽 10개, 북아메리카 4개, 아시아 2개 등 총 16개로, 루지 경기도 대부분 같은 트랙에서 열린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연합뉴스 자료 사진]

16개의 트랙은 제각각이다.

가장 짧은 독일 빈터베르크 트랙은 길이가 1천330m, 가장 긴 스위스 생모리츠 트랙은 1천962m다. 커브의 개수와 모양도 다 다르다.

해당 트랙에서 수없이 많은 반복 훈련으로 눈을 감고도 썰매를 탈 수 있는 경지에 오른 개최국 선수가 크게 유리하다.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2013년 12월 공사가 시작돼 2016년 10월에야 완공됐다.

한국 선수들은 비시즌 기간에도 이 트랙에서 맹훈련을 소화하며 감각을 익혔지만, 외국 선수들은 올림픽 테스트이벤트 등 매우 제한된 기회에서 평창 트랙을 '맛보기'하는 데 그쳤다.

이세중 이사는 "날씨 대비 면에서도 개최국 선수가 유리하다"고 전했다.

얼음 상태에 따라 해당 경기장은 평소와 전혀 다른 트랙이 될 수도 있는데, 날씨 급변에 따른 변수까지 대비할 수 있는 팀은 개최국을 포함해 몇 곳 안 된다는 설명이다.

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의 스타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 사진]

트랙 위에 깔리는 얼음을 직접 얼리고 깎는 '아이스 메이커'가 개최국 선수한테 사실상 '지원군' 역할을 하기도 한다.

평창올림픽에는 국내 5명, 해외 15명 등 총 20명의 아이스 메이커가 투입될 예정인데,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해외 15명 선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개최된 동계올림픽에서 모두 그랬다.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국 조직위는 자국 선수들한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외 아이스 메이커를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썰매 최강국인 독일 출신 '아이스 메이커'는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자국 선수들한테 위협적이지 않은 썰매 약소국 출신들을 선정하는 식이었다.

독일 출신 아이스 메이커가 알게 모르게 독일 선수들한테 유리하게 얼음을 깎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IBSF나 FIL(국제루지경기연맹)이 아이스 메이커 선정을 놓고 올림픽 조직위에 항의하기도 했지만, 역대 조직위들은 대체로 이를 잘 무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까지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 아이스 메이커팀 팀장으로 근무한 이기로 씨는 "아이스 메이커의 재량이 크다"며 "트랙의 온도, 출발할 때 썰매가 흔들리지 않게 파는 '그루브'의 길이, 커브의 얼음 각도 등에서 개최국 선수한테 유리하게 작용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윤종-서영우의 경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 사진]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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