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후쿠 명산ㅣ아오모리현 이와키산] 조망 뛰어난 '쓰가루의 후지산'

글·사진 양효용 객원기자 2017. 11. 30. 13: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산 주변에 명승지와 전통 료칸과 음식점 많아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이유와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휴식과 재충전, 둘째는 다양한 지식 습득, 셋째는 모험과 도전, 그리고 넷째는 조직원 또는 가족 간의 관계발전과 화합도모 등이다. 그런 면에서 아오모리현의 이와키산岩木山·1,625m 산행 및 주변 관광은 위의 4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탁월한 선택일 것이다.

인천공항~아오모리공항 직항로가 있어서 접근이 가깝고 편하며, 주변에는 휴식을 위한 온천들이 즐비하다. 또한 일본의 근현대 역사와 문화를 보고 배울 수 있는 명승지와 전통 있는 다양한 형태의 음식점들이 수없이 많다. 게다가 위도가 높아 한여름에도 비교적 쾌적한 여행을 할 수 있다.

쓰가루津軽국정공원에 속하는 이와키산은 아오모리현에서도 쓰가루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있는 탓에 현의 대부분 지역에서 한눈에 들어온다. ‘지요가이’ 화산대에 속하는 원추형 화산인 이와키산은 여러 차례 분화가 있었으며, 최근엔 1963년에 분화했다. 전체적인 형태가 후지산과 닮았다 하여 ‘아오모리(또는 쓰가루)의 후지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사방팔방 어느 곳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형태가 약간씩 달라 보이는 묘한 매력도 있다.

아오모리현의 또 다른 100명산百名山인 핫코다산이 히로사키시市와 구로이시시市를 사이에 두고 이와키산의 정동쪽 방향에 위치해 있다.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시라카미산지는 남서쪽 방향에 위치해 있으며 날씨가 맑은 날에는 이와키산을 오르는 동안 계속해서 시야에 들어온다.

쓰가루 지역을 통일한 ‘쓰가루 다메노부’가 계획하고, 2대 ‘노부히라’가 1611년에 완성한 유서 깊은 히로사키성에서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열리는 벚꽃축제 기간에 벚꽃나무길을 걸으며 하얀 눈이 쌓인 이와키산을 바라보면 그야말로 천상에 온 듯한 환상을 제공한다.

[월간산]360도 시원한 일망무제의 조망을 제공하는 이와키산의 정상. 구름이 없는 날에는 동해바다가 보인다.
[월간산]리프트 승하차장이 있는 1,470m 지점에서 올려다 보이는 이와키산.
가벼운 준비로도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산  
[월간산]이와키산 정상에 자리한 신사 아래로 펼쳐진 신기한 운무.
이와키산 정상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쉽다.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차량을 이용해 산기슭에서부터 이와키산의 또 다른 상징이기도 한 69개의 커브가 있는 도로를 타고 리프트 승강장이 있는 하치고메八合目 휴게소까지 올라간다. 사랑하는 연인들은 물론이고, 누군가와 좀더 가까워지려고 하는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69개의 심한 커브를 돌고 돌면서 올라가는 동안 상대에게 더욱 밀착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도로를 타고 3분의 2 정도 올라가면 멀리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마디로 숨이 탁 트이는 시원한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맑은 날에는 맑은 날대로 좋고, 발아래 하얀 구름이 몽실몽실 자리 잡고 있는 날 또한 마치 신선이나 손오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이처럼 이와키산은 8부 능선까지 차로 접근해 리프트를 타고 1,470m 지점까지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등산로도 비교적 잘 조성되어 있어 어린아이들이나 등산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등산로는 4월 말부터 10월 말까지만 열린다. 이는 늦가을부터 쌓이는 8m 넘는 적설량 때문이다.

리프트 승강장이 있는 ‘하치고메’ 휴게소에는 넓은 주차장과 식당, 기념품 판매소와 화장실이 있어 산행 전 준비와 아울러 산행 후의 휴식이나 정비에 도움이 되는 곳이다.

[월간산]사진 오른쪽으로 이와키산의 동남쪽에 위치한 시라카미산지 일대가 구름 위로 보인다.
스키리프트를 타고 오르는 동안 발끝에 닿는 풀과 야생화들을 바라보는 사이에 해발 1,470m의 산행 출발지점에 도착한다. 10분이 채 소요되지 않는 거리다. 리프트 승하차장을 빠져나오면 화산암으로 이루어진 뚜렷한 등산로와 함께 이와키산 정상부가 한눈에 올려다 보인다.

산행코스는 매우 단순하지만 발아래 펼쳐지는 시원한 풍광으로 인해 산행 내내 감탄사가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올망졸망한 봉우리를 수없이 오르내려야 하는 우리나라 내륙의 산들과는 지형이나 지질이 매우 다르다. 화산 폭발로 인해 바다 가까이에 우뚝 솟은 모습과 발에 밟히는 등산로 촉감이 제주 한라산과 흡사하다.

하치고메 리프트 승강장이 있는 휴게소에서 ‘호메이휘테’라는 구난대피소까지 걸어서 40분 정도 소요되며(리프트를 이용하는 경우 약 20분), 구난대피소에서 정상(1,625m)까지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약간 가파르기는 하지만 대부분 돌계단으로 조성돼 있어 그리 위험하지 않다.

[월간산]산을 오르는 산객들 발 아래로 보이는 하치고메 주차장과 산행시작점인 리프트 승하차장.
하지만 너덜길이라 조심하지 않으면 초보자들은 발목 관절을 다치기 쉽다. 등산로 곳곳에는 형형색색의 아름답고 앙증맞은 야생화들이 피어 있어 눈을 즐겁게 하고, 분홍빛 앵초와 노란 양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에 산행객들이 연신 사진을 찍어대며 즐거워한다.

호메이휘테 피난소는 겨울 등반 시 조난을 당해 사망한 대학생들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비록 산은 그리 높지 않지만 겨울에는 적설량이 많아서 요즘에도 가끔 조난을 당하는 등산객들이 있다고 한다. 학생들의 사망사고 이후에 피난소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건축되었는데 피난소 앞에는 그 당시 죽은 대학생들의 혼령을 위로하기 위해 금속으로 만든 종鐘이 설치되어 있다. 오고가는 등산객들이 그 종을 울리면서 망자들의 혼령을 위로하기도 하고 곰의 출현을 방지하기도 한다.

겨울 내내 내린 적설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7월에도 산기슭의 일부에는 하얀 눈이 그대로 남아 있는 산이다. 하얀 눈과 검은 화산석의 대비, 짙은 녹음과 파스텔톤의 야생화들의 화합 그리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의 조화는 글로써 표현하기 힘든 조물주가 만든 하나의 예술작품이나 다름없다.

[월간산]하얀 눈이 쌓인 신비로운 이와키산을 배경으로 일본 3대 벚꽃명소에 속하는 히로사키성의 화려한 벚꽃축제(4월 말~5월 초) 모습.
가파른 돌계단길이기는 하지만 남, 북, 서쪽으로 내려다보이는 풍경과 동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힘을 북돋아 준다. 쉬엄쉬엄 오르는 사이 어느 새 정상이 눈앞에 나타난다. 크고 작은 잿빛 화산암으로 뒤덮인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 입이 쩍 벌어진다.

360도 어느 한 곳 막힘이 없는 일망무제의 풍광 탓이다. 동해바다를 인접한 넓은 평야지역에 홀로 우뚝 솟은 산이니만큼 시계가 막히는 곳이 없이 그저 시원하기만 하다. 날씨가 맑은 날이라면 동쪽 멀리 하얀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핫코다산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는 화장실을 갖춘 대피소(오쿠미야와)와 속이 비어 있는 피라미드 형태의 특이한 인공정상석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정상 북쪽 바위 아래에는 제단 수준의 자그마한 신사가 자리 잡고 있다. 신사 북쪽으로는 인구 16만 명의 히로사키시가 아스라이 내려다보인다. 바람을 맞으며 정상 바위에 서서 도시의 성냥갑 같은 빌딩들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마치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에 떠있는 기분이다.

하산은 줄곧 내리막인 데다 남과 북, 그리고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여 더욱 수월하다. 멀리 발아래로 리프트 승하강장과 휴게소가 보인다. 발 빠른 사람이라면 25분 정도의 짧은 거리다. 리프트를 타면 10분 안에 휴게소로 복귀한다.

[월간산]신사가 있는 정상에서 서쪽 구름 위로 솟아 있는 핫코다산을 바라보는 산객들.
코스가 짧아 아쉬우면 이와키신사에서부터 시작 
[월간산] 겨울산행 중에 조난당한 학생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종과 피난대피소인 호메이휘테.
평야에 우뚝 솟은 이와키산은 등산로가 그리 다양하지 않다. 서쪽을 제외하고 총 5개의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다. 대표적인 등산로는 아카쿠라赤倉, 햐쿠자와百沢, 나가히라長平 등산로다. 아카쿠라 코스는 신사의 신자들에 의해 잘 정비되어 있다. 아카쿠라 신사가 기점이 되며, 코스 도중에는 33개의 관음상이 길을 안내한다. 그밖에 야요이 등산로는 수년 전까지 갈대로 뒤덮여 있었지만 지금은 정비되어 통행할 수 있다고 한다.

3개의 등산 코스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코스는 햐쿠자와 등산로다. 히로사키시에서 버스를 타고 이와키신사 앞에 내려 참배 도로로 올라간다. 22m 높이의 문이 있는 1,200년 된 화려한 채색의 신사를 구경하고 신사 왼쪽 숲길로 올라간다. 산죽 군락이 많은 숲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야키도마리 피난소에 도착한다.

이후 개울을 따라 계속 오르다보면 경사가 점점 심해진다. 개울을 지나면 직경 25m 정도의 습지연못이 있고 다네마키나와시로種薪苗代에 도착한다. 연못 주변은 6월 초부터 8월 초까지 꽃을 피우는 ‘이와키 코사쿠라’(일명 미치노쿠 코사쿠라)의 군생지이다. 급경사 길을 50여 m 올라가면 8합목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대략 5시간 소요된다.

[월간산]산 아래에 있는 이와키 신사의 모습. 신사 건물 뒤 왼쪽 숲으로부터 등산로가 시작된다.

 

[월간산]산행 후 1,470m 지점에서 리프트를 타고 하산하는 모습
[월간산]히로사키성 안의 모습, 수많은 벚나무와 소나무가 아름답게 조경되어 있다.

 

[월간산]
[월간산]
[월간산]

▶ 실컷 놀았는데도 저녁… '한나절 행복' 찾아 춘천으로, 파주로

▶ 자동차 타이어에 새겨진 숫자의 비밀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