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지어지는 그 맛집

2017. 11. 3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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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고 침이 고이는 나만의 식당 리스트가 있다는 것은 일상의 작은 행복입니다. 찬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기분이 업~되면 되는대로 가고 싶어지는 마성의 식당들!!

▶더 좋은 것이 왔다 | 마하나가(Mahanaka)

이태원 대로변에 오랫동안 자리했던 태국식당을 기억한다. 지금처럼 태국식당이 흔하지 않았을 시절부터 현지인들에게 추천 받아 다니던 곳인데, 최근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필자의 미식 리스트에 있었던 곳이라 섭섭한 맘을 감출 수 없었는데, 이럴 수가! 그 자리에 또 다른 태국식당이 생겼다. 새 식당의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부처’를 뜻하는 ‘마하나가’다.

일단 같은 태국식당이라도 분위기가 전자와 무척 달랐다. 현지에 있는 레스토랑 같았던 전자와는 달리 새로 생긴 ‘마하나가’는 분위기 좋은 라운지 바나 모던한 와인 레스토랑 같은 고급스런 분위기였다. 널찍한 테이블간 간격, 푹신하고 큰 가죽 소파, 반짝반짝 대리석 테이블, 블링블링한 금색 소품들과 생기 있는 식물과 꽃들…. 이런 곳엔 잘 차려 입고 와 칵테일이나 와인부터 한 잔 해야 할 것 같다. ‘데이트 하기 좋은’ 이란 검색어에 반드시 걸릴 듯한 고급스런 인테리어 비용이 음식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을까, ‘가격이 많이 올랐겠구나’ 생각하며 메뉴판을 펴니 이런 생각은 편견이었다. 단품 9000원부터, 세트메뉴는 3만원부터! 게다가 점심시간에 방문하면 음식, 디저트, 차까지 포함한 세트메뉴가 무려 9900원이다. 그릇을 좋아하는 같이 간 지인은 접시 하나하나, 아름다운 플레이팅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실 이런 분위기와 테이블 세팅이면 맛이 별로라도 어느 정도 관대해질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음식 맛까지 훌륭해 다시 한 번 가격표를 이리 저리 뒤집어 보았다.

솜땀과 스프링롤, 뿌팟뽕커리, 찹쌀망고라이스와 아이스크림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시키고, 이곳저곳에서 사진촬영을 하며 두 시간 반 이상을 즐겁게 먹고 쉬고 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주방 분들이 현지인들이신가요?”라고 서버에게 확인해 보니 전에 있던 태국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현지인 요리사들이 그대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분위기는 업그레이드 되고 맛은 변함 없다. 야호! 새로운 아지트가 생긴 것이다. 새로운 맛집의 발견을 축하하며, 대낮부터 계획에도 없었던 건배를 했다. 님은 갔지만 슬퍼하지 말지어다. 하나가 가면 더 좋은 것이 올 것이니! 솜땀 1만원, 양꿍 1만8000원, 얌탈레 1만8000원, 세트메뉴는 2인 6만5000원에 만나볼 수 있다.

위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14-1 시간 11:00~24:00

▷마하나가 메뉴 Tip

쏨땀(Som Tum): 그린 파파야를 채 썰어 마른 새우, 고추, 땅콩가루, 라임, 액젓 등을 함께 빻아서 만드는 매콤 새콤한 샐러드 뿌팟뽕커리(Poo pad pong curry(crab curry)): 각종 야채와 코코넛 밀크, 계란이 들어간 부드러운 커리 소스에 튀긴 소프트 크랩을 올린 커리 요리 모닝글로리(Morning glory in chilli oyster sauce): 굴소스를 넣은 모닝글로리 볶음 팟타이(Pad thai): 새우 볶음 쌀국수로, 땅콩 가루, 라임 즙, 고추가루, 설탕 등을 뿌려 먹는 요리 망고라이스와 코코넛아이스크림(Mango with sticky rice&coconut ice cream): 태국 망고와 코코넛 크림을 넣어 조리한 찹쌀밥과 수제 코코넛 아이스크림

▶찬 바람이 불면~굴 보쌈 | 신성식당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이고, 미소가 지어진다. 북창동 작은 골목에 위치한 허름하지만 내공 있는 식당, 철마다 싱싱한 제철 재료들, 전어, 민어, 간재미, 굴 등으로 손맛을 자랑하며 손님들을 유혹하는 그곳의 이름은 신성식당이다. 주인장의 고향은 고흥. 고흥에서 올라온 식재료로 민어찜, 민어지리, 능성어찜, 문어 등을 척척 상에 올린다. 사실 이 집은 굴보쌈으로 유명세를 탔다. 간판에도 보쌈과 생선구이라 적혀있으니, 굴보쌈은 가장 자신 있는 메뉴다. 수북이 쌓인 부추, 무우말랭이, 김치와 싱싱한 굴이 함께 나오는 신성식당표 굴보쌈은 꿀맛 보증이지만, 함께 나오는 맛깔스런 반찬들을 보면 이 집의 백반도 상상 이상임을 알 수 있다. 제철 재료에 입도 즐겁지만 구수한 분위기와 친절한 주인 덕분에 술이 술술 넘어간다. 굴보쌈 1만5000원, 생굴 1만3000원, 굴전 1만5000원, 굴떡국 6000원, 고등어구이+된장찌개 7000원.

위치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14길 22-3

시간 평일 11:30~21:00(브레이크타임 14:30~17:00), 주말 11:30~20:00(브레이크타임 없음)(*명절 휴무)

▶어떤 요리를 선택해도 절대 실패하지 않는 마성의 식당 마식당

강남구청역 부근 직장인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작은 식당이 있다. 바로 마성의 맛을 자랑하는 마식당이다. 간판엔 ‘오리엔탈 비스트로’라 적혀 있는데, 낮엔 덮밥 위주의 일본식 일품요리가 대부분이라 근처 직장인들의 식사 위주로 운영된다. 낮술을 조장하는 2000원짜리 점심 맥주 덕분에 술 유혹이 대단하다. 카레덮밥, 소고기 덮밥, 차슈덮밥, 마파두부덮밥, 연어덮밥, 회덮밥, 햄버거스테이크 등의 런치메뉴가 있다. 필자는 불맛 솔솔 나는 챠슈덮밥(7000원)을 좋아한다. 돼지고기와 초생강의 조화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저녁엔 솜씨 좋은 이자까야 스타일로 메뉴와 분위기가 업그레이드된다. 바야흐로 술 마시기 좋은 시간, 마식당 교자, 맛오이, 숙성회, 꼬치 등 무엇을 시켜도 맛있는 ‘마성의 메뉴’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마식당의 진정한 매력은 밤에 발휘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맛오이 5000원, 숙성회 2만8000원.

위치 서울시 강남구 학동로43길 8

시간 12:00~24:00

▶꽃이 있는 감성 맛집 | 감촌순두부

점심시간이면 긴 줄을 각오해야 하는 순두부 전문점, ‘감촌’도 생각하면 입꼬리가 ‘스윽’ 올라가는 식당이다. 칼칼한 붉은 국물에 계란이 올려진 순두부찌개(1만1000원)가 이 집의 대표 메뉴인데, 사골로 국물을 낸 덕분에 국물 맛이 일품이다. 항상 선택을 고민하게 만드는 뽀얀 국물의 하얀 순두부(1만1000원) 맛도 순두부찌개에 뒤지지 않는다. 굴순두부(1만2000원), 차돌순두부(1만7000원)를 포함해 5가지의 순두부 메뉴와 된장찌개, 김치찌개가 있다. 1980년대에 문을 열어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지만, 이 집의 특별한 점은 주인이 정성이 담긴 테이블 위의 생화다. 40년 가까이 2대째, 테이블 위에 꽃을 꽂아 온 정성이 순두부의 맛에 감성을 더한다.

위치 서울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타운 5층

시간 평일 09:30~22:00, 토요일 09:30~22:00(*일 휴무)

[글과 사진 조은영 (무브매거진 편집장/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06호 (17.12.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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