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NBA] 카이리 어빙, 셀틱스 프라이드의 새로운 심장!

양준민 2017. 11. 22.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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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양준민 기자]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선택들과 직면한다. 선택에 따라오는 결과를 미리 알 수만 있다면야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선택을 반복한다.

오프시즌 카이리 어빙(25, 191cm)도 커리어에 있어 새로운 도전을 선택,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떠나 보스턴 셀틱스로의 이적을 감행했다. 어느덧 리그 6년차가 되면서 주연과 조연의 경계를 넘나들기보다는 화려한 주연으로 훨훨 날고 싶었던 어빙은 그 무대로 다름 아닌 보스턴을 선택했다. 어빙의 보스턴행은 그야말로 뜬금포였다. FA시장이 마무리가 될 때쯤 어빙은 클리블랜드에 공식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중 제일 당혹스러웠던 사람은 다름 아닌 클리블랜드 구단과 팬, 그리고 르브론 제임스(32, 203cm)였다. 제임스의 경우 어빙이 팀을 떠나는 과정에서 어빙이 제임스와의 SNS 친구관계를 끊었다는 등 두 사람의 불화설이 불거지며 수많은 구설수들에 오르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개막전 두 사람이 포옹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면서 루머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어빙의 행선지 못지않게 트레이드의 내용 또한 파격적이었다. 보스턴은 어빙을 데려오면서 아이제아 토마스, 제이 크라우더, 안테 지지치, 그리고 2018 브루클린 네츠로부터 받은 1라운드 신인드래프트 지명권(비보호)을 넘겼다. 더욱이 브루클린으로부터 받은 픽의 경우, 상위권 지명이 유력한 상황인지라 이를 두고 많은 이들이 의구심과 비난의 의견을 표했다. 토마스의 경우 지난 시즌 평균 28.9득점(FG 46.3%) 2.7리바운드 5.9어시스트를 기록, 정규리그 MVP 레이스에 합류할 정도로 보스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라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크라우더도 보스턴 포워드 수비의 핵심이었고 지지치도 유럽리그에서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는 등 프로젝트형 선수로서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이내 진실의 문이 열리면서 어빙 트레이드의 당위성이 설명, 상황은 “보스턴이 이득을 봤다”는 쪽으로 급변했다. 바로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고관절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됐던 토마스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 클리블랜드 의료진은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토마스의 몸 상태에 대해 우려를 표시, 이를 빌미로 보스턴에게 강력히 항의를 표하며 트레이드의 취소 가능성이 대두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지역광고에서 그 모습이 사라졌을 정도로 어빙의 마음이 완전히 떠난 터라 상황을 되돌릴 수 없었고 결국, 클리블랜드는 보스턴으로부터 기존의 조건에 더해 마이애미 히트로부터 받은 2020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한 장 더 받는 것으로 트레이드를 마무리, 오프시즌을 뜨겁게 달구던 어빙 드라마는 어빙이 보스턴의 녹색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마무리가 됐다.



▲‘파죽지세’ 보스턴 셀틱스, 카이리 어빙과 함께 날아오르다!

이렇게 멜로 드라마의 흥행성을 단번에 잠재우며 보스턴에 입단한 어빙은 입단 기자회견장에서부터 보스턴 입단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빙은 현재 보스턴에서 11번을 달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11번을 사용했던 어빙은 클리블랜드 입단 당시에도 이 번호를 사용하길 원했지만 이미 영구결번이라 사용할 수 없었다. 반대로 보스턴에선 2번이 영구결번으로 지정, 사용할 수 없는 번호였다. 이에 어빙은 고등학교 시절 달았던 11번을 다시 사용하기로 결정,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보스턴행이 확정됐을 때부터 어빙은 11번을 사용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는 보도를 전하기도 했다. 그 이유인 즉, 11번은 어빙의 아버지, 드데레릭 어빙이 선수시절 사용하던 번호로 보스턴은 그의 아버지가 대학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때문에 보스턴에서 활약한 아버지를 추억하기 위해 어빙도 11번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

올 시즌 어빙은 개막 후 17경기에서 평균 31.5분 출장 22.5득점(FG 46.8%) 3.2리바운드 5.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시즌 개막과 동시에 고든 헤이워드(27, 203cm)를 잃으며 큰 충격을 받았던 터라 2017-2018시즌은 보스턴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보스턴은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의 뛰어난 전략과 이를 코트에서 수행하는 어빙 등 선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16연승 행진을 달리는 등 동부 컨퍼런스 1위(16-2)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NBA 역사상 개막전을 포함해 2연패를 기록한 후 16연승을 달린 팀은 보스턴이 처음이었다.

이 과정에서 보스턴은 어빙까지 미세한 안면골절로 경기에 빠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스티븐스 감독의 용병술을 바탕으로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 보스턴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11일에 있었던 샬럿 호네츠전, 알 호프드(31, 208cm)가 뇌진탕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어빙마저도 1쿼터 부상으로 빠지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후반전 선수단이 똘똘 뭉친 모습을 보이며 기적 같은 역전극을 만들기도 했다. 급기야 최근에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까지 잡으며 그 상승세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 어빙도 부상악화를 막기 위해 안면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서 임하고 있지만 21일에 있었던 댈러스 매버릭스전에서 시즌 하이인 47득점(FG 72.7%)을 올리는 등 최근 4경기에서 평균 29.5득점(FG 54.3%) 3.8리바운드 5.5어시스트를 기록,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학시절부터 공격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어빙은 보스턴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리그 정상급 퍼리미터 수비수로 뽑히는 에이브리 브래들리(DET) 역시도 가장 막기 까다로운 선수로 어빙을 지목할 정도로 그의 공격력은 이미 리그에서 정평이 나있는 상황. 어빙은 뛰어난 볼 핸들링을 바탕으로 리그 정상급의 돌파능력을 가지고 있다. 화려한 드리블로 상대의 수비진을 뒤흔든 뒤 왼손, 오른손 가리지 않는 마무리능력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신체조건을 이용하는 제임스와 달리 어빙은 몸의 밸런스를 잘 유지하면서 어려운 돌파들도 득점으로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컷인이나 백도어 컷 등 빈 공간을 잘 찾아들어가는 볼 없는 움직임도 좋은 선수. 클리블랜드 시절, 제임스와 찰떡궁합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듀크 대학시절 어빙은 평균 17.5득점(FG 52.9%) 3.4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러다보니 시즌 초반 클리블랜드가 부진을 이어갈 당시 美 현지에선 “클리블랜드가 부진한 것은 어빙처럼 공간을 잘 활용하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반대로 올 시즌 어빙의 활약을 예상할 때도 “적시적소에 패스를 전달해 줄 사람이 없어 보스턴의 어빙은 그 위력을 떨어질 것이다” 전망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현재 보스턴에서의 어빙의 활약을 보자면 이는 기우였음을 알 수가 있다. 제임스가 맡았던 도우미의 역할을 보스턴에선 호프드가 대신 맡으며 어빙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올 시즌 호포드는 개막 후 16경기에서 평균 14.2득점(FG 54.7%) 8.8리바운드 4.6어시스트를 기록, 어빙과 함께 팀의 원투 펀치로 활약하고 있다. 어빙도 클리블랜드 시절, 패스보다는 득점만을 우선시한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지만 보스턴에 와서는 팀플레이도 적극적으로 펼치는 등 달라진 모습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어빙은 돌파에 가려져있을 뿐 커리어 평균 38.3%(평균 1.9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슈팅능력까지도 매우 뛰어난 선수. 올 시즌도 어빙은 평균 37.5%(평균 2.3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클리블랜드 시절부터 위기상황에 강했던 어빙은 올 시즌 보스턴에서도 클러치 상황, 해결사의 역할을 맡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스티븐스 감독은 어빙의 1대1 해결능력을 신뢰해 승부처에서 어빙을 위한 아이솔레이션 전략을 적극 활용하는 등 어빙의 공격력에 무한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 어빙도 최근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스티븐스 감독은 나의 클러치 능력을 믿어준다. 그 예로 승부처에서 나를 활용한 전술들을 많이 만들어 주고 있다. 나도 그의 뛰어난 작전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며 따르고 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2017-2018시즌 카이리 어빙 3점슛 성공률 분도포(*22일 기준)



반대로 어빙은 그간 수비력이 약점인 선수였다. 때문에 클리블랜드는 항상 어빙의 파트너로 수비력이 좋은 J.R 스미스(32, 198cm)나 이만 셤퍼트(27, 196cm)를 붙였다. 다만, 지난 시즌 들어 스미스의 노쇠화가 진행되기 시작, 이 때문에 어빙의 수비적인 약점도 더욱 돋보였다. 여기에 더해 타이론 루 감독이 수비전술을 짜는 데 있어 능통하지 않다는 점도 또 다른 원인이었다. 올 시즌도 스미스는 개막 후 17경기에서 평균 7.6득점(FG 34.8%) 2.9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쉽사리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루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스미스의 부진으로 클리블랜드는 시즌 초반 앞선 수비망이 쉽게 붕괴됐고, 공격에서도 외곽슛 찬스들을 잘 받아먹지 못하는 등 현재 공·수에서 모두 구멍이 되고 있다.(*올 시즌 스미스는 평균 30.5%(평균 1.7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보스턴에는 클리블랜드 시절과는 달리 제일런 브라운(21, 203cm), 마커스 스마트(23, 193cm), 제이슨 테이텀(19, 203cm) 등 에너지레벨이 높은 선수들이 넘쳐흐른다. 스티븐스 감독은 이들을 어빙의 파트너로 붙이며 수비적인 약점들을 보완하고 있다. 스마트의 경우, 가끔씩 팀에 해를 끼치는 행동들을 하지만 수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항상 스티븐스 감독의 중용을 받는 등 수비에 있어선 대체불가의 존재감을 보인다. 또, 브라운과 테이텀도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적절히 도움수비를 들어가고 있다. 헤이워드의 부상으로 궁여지책으로 가동했던 빅 라인업도 어빙의 수비적 약점을 지우고 있다. 최근 스티븐스 감독은 애런 베인즈와 다니엘 테이스, 두 명의 빅맨을 적극 활용하면서 수비망과 인사이드를 두텁게 만들고 있다.

이와 별개로 어빙 본인도 시즌 전 대니 에인지 단장이 공언했던 것처럼 올 시즌 “대인수비력이 눈에 띠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어빙의 입단 기자회견장에서 에인지 단장은 “어빙의 수비력은 보스턴에서 뛰면서 더욱 발전할 것이다” 전했고 실제로 올 시즌 어빙은 수비효율성 지수를 나타내는 디펜시브 레이팅(DRtg)에서 97.4를 기록하는 등 데뷔 후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美 현지 언론 USA TODAY도 “클리블랜드 시절과 달리 보스턴에서의 어빙은 수비에서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어빙이 있을 때 보스턴의 수비는 더 강해진다. 어빙의 수비 최전성기는 다름 아닌 올 시즌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어빙이 빠르게 보스턴의 중심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데는 스티븐스 감독과의 돈독한 관계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서 동부 컨퍼런스 감독을 맡았던 스티븐스 감독은 경기 종료 후 지인들에게 “어빙은 꼭 한 번 같이 뛰어보고 싶은 선수”라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올 시즌 자신의 소원을 이룬 스티븐스 감독은 어빙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근 몇 년간 어빙의 경기영상을 모두 분석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다는 후문. 최근에도 ABC news를 통해 “어빙은 분명 리그 최고의 선수다. 어빙의 화려한 볼 핸들링은 상대편들을 항상 긴장시킨다. 어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활용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뛰어난 선수다”는 말로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어빙도 언론과 인터뷰에서 “스티븐스 감독은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는 감독이다. 뿐만 아니라 매우 영리하고 유능한 감독이다. 특히, 스티븐스 감독은 선수들이 어떤 점이 장점이고 그리고 이를 어떻게 게임에 녹아들게 할 수 있을지를 잘 아는 감독이다. 스티븐스와 같은 좋은 감독과 함께 한다는 것은 분명 축복이다. 그동안 많은 감독들을 만났지만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스티븐스 감독이었다. 보스턴은 스티븐스 감독과 함께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고 스티븐스 감독이 있어 나는 이 문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는 말로 스티븐스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제일런 브라운, 보스턴 셀틱스의 숨은 일꾼!

올 시즌 보스턴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선수들을 꼽자면 어빙, 스티븐스 감독과 함께 대형 신인 제이슨 테이텀일 것이다. 어빙과 스티븐스, 두 사람은 활약은 이미 앞서 언급했고 2017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보스턴에 입단한 테이텀은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낙점, 올 시즌 파워포워드와 스몰포워드를 오가면서 평균 13.9득점(FG 49.7%) 5.8리바운드 1.3어시스트를 기록, 강력한 신인왕 후보 중 한 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테이텀은 공격과 수비에서 신인답지 않은 노련함으로 팬들의 사랑과 스티븐스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으며 보스턴 포워드진의 미래로 떠오르고 있다.

마찬가지로 올 시즌 2년차를 맞이한 제일런 브라운도 개막 후 평균 16.2득점(FG 46.6%) 6.7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 주전 슈팅가드로 활약 중이다. 브라운은 지난 시즌을 거치면서 수비력이 한층 더 성장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 서머리그에서 브라운은 압도적인 피지컬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 시즌부터 스티븐스 감독은 브라운을 퍼리미터 수비수로 키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폴 조지, 제임스의 전담 수비수로 브라운을 붙이기도 했다. 이제 막 리그에 데뷔한 선수가 정상급의 실력을 가진 이들을 막기란 어려웠지만 결과론적으로 브라운에 성장에는 크게 도움이 됐다. 

#2017-2018시즌 제일런 브라운 정규리그 경기기록(*22일 기준)
18경기 평균 32.6분 출장 16.2득점 6.7리바운드 1어시스트 1.2스틸 0.3블록 1.6턴오버 FG 46.6% 3P 40.2%(평균 1.9개 성공) FT 60.8%(평균 4.4개 시도)ORtg 106.1 DRtg 94.8 USG 21.4%

실제 경기를 봐도 올 시즌 브라운은 쉽게 이들에게 득점을 내주지 않고 있다. 케빈 듀란트도 브라운의 수비를 제대로 뚫지 못하고 블록을 당하는 등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지난 17일에 있었던 골든 스테이트전에서 브라운은 22득점(FG 38.9%) 7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 공·수에서 모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기도 했다. 이날 브라운은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떠난 큰 충격에도 불구하고 코트를 종횡무진 누볐다. 당초, 친구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경기에 결장할 것으로 보였지만 대신 코트로 나와 그 슬픔을 에너지로 승화했다. 당시, 브라운은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먼저 하늘나라로 간 친구를 위해 코트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라는 말을 전하며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올 시즌의 브라운은 위에 언급된 숫자들만으로 그 공헌도를 평가하기엔 부족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팀의 살림꾼 역할을 맡고 있다. 브라운은 앞선 수비를 맡아 상대방 슬래셔들의 돌파경로를 철저히 막고 있다. 올 시즌 보스턴이 리그 실점 1위를 달리고 있는 비결은 앞선 가드진부터 브라운을 중심으로 돌파경로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기 때문. 지역수비에서도 넒은 수비 범위를 활용, 외곽과 인사이드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브라운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방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수비가 일품이다. 마찬가지로 2대2플레이 수비에서도 일명, 아이스(상대의 메인 볼 핸들러를 사이드라인으로 몰아 패스라인을 차단, 상대 공격흐름을 둔화시키는 전술)로 불리는 전술에 강점을 보이는 등 올 시즌 브라운은 전천후 수비수로 성장했다.(*현대농구에선 픽앤 롤 수비로 7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많이 통용되는 것이 헷지 수비와 블리츠, 그리고 아이스다)

이를 두고 美 현지에선 브라운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상황. 실제로 보스턴의 지역 언론, boston.com은 “올 시즌 보스턴에는 브래들리의 빈자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바로 브라운이 브래들리의 공백을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강하고 빠른 선수다. 브래들리는 가로수비는 좋지만 작은 신장으로 인해 세로수비에선 약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브라운은 다르다. 브래들리와 달리 브라운은 운동능력이 좋아 세로수비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올 시즌 보스턴은 브래들리에 이어 또 한 명의 리그 정상급 수비수를 보유하게 됐다. 더 무서운 것은 브라운이 아직 완성형이 아니라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2017-2018시즌 제일런 브라운 정규리그 3점슛 성공률 분포도(*22일 기준)



반대로 공격에서도 브라운은 운동능력이라는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그 예로 브라운은 스크리너로서의 그 가치가 매우 높은 상황. 브라운의 탄탄한 스크린은 어빙이나 가드진 선수들이 돌파를 할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슈터들의 찬스를 만드는 데 있어서도 스티븐스 감독은 브라운의 스크린을 적극 활용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속공상황에서도 빠른 발을 이용해 선봉장으로 활약 중이다. 올 시즌 보스턴의 속공 농구는 대부분 어빙의 손에서 시작해 브라운이나 테이텀의 손에서 마무리되고 있다. 더불어 위에 나와 있듯 올 시즌 평균 40.2%(평균 1.9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물오른 슛감까지 보여주고 있는 등 브라운은 이제 보스턴의 공·수에 있어서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최근 브라운은 5경기에서 평균 48.1%(평균 2.6개 성공)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끝이 없는 보스턴의 질주, 이들의 질주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외에도 보스턴은 올 시즌 어떤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와도 제몫을 다하고 들어가는 등 선수들 대부분이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당초, 올 시즌 보스턴의 최대 약점은 인사이드였지만 스티븐스 감독은 앞서 언급했듯 베인스와 테이스 등 빅맨들을 적절히 활용하며 공백을 메우고 있다. 베인즈는 올 시즌 개막 후 18경기에서 평균 5.4득점(FG 43.8%) 5.5리바운드 0.7블록을 기록, 인사이드에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베인즈는 신장은 다소 작지만 강력한 파워를 앞세워 인사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마커스 모리스의 복귀로 출전시간이 줄어들면서 공격에서는 전과 같은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수비에서는 여전히 제몫을 다하며 보스턴 벤치의 핵심으로 활약 중이다. 

반대로, 테이스는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저돌적인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 운동능력이 좋은 테이스는 왕성한 활동량과 함께 속공에서도 트레일러의 역할을 맡고 있다. 2대2플레이에도 강점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간간히 터져주는 3점슛도 보스턴에게는 큰 힘이 되는 상황. 반대로 수비에선 운동능력을 앞세워 올 시즌 평균 0.8개의 블록을 기록하는 등 림 프로텍터로 활약하고 있다. 이런 테이스의 활약을 두고 스티븐스 감독은 “테이스는 적은 시간이지만 농구를 알고 하는 선수라 벤치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올 시즌 테이스는 개막 후 17경기에서 평균 3.9득점(FG 53.1%) 4.2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마찬가지로 가드진에선 로지어의 활약이 돋보인다. 올 시즌 로지어는 개막 후 18경기에서 평균 8.8득점(FG 34.2%) 4.8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특히, 로지어는 수비와 허슬 플레이 등 궂은일을 도맡으면서 어빙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지난 시즌 에반 터너의 이적으로 가드진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로지어는 아직은 공격과 경기운영에선 올 시즌 공·수 전반에 걸쳐 발전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로지어가 굳이 득점을 올리지 않아도 보스턴에는 어빙을 비롯해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선수가 많다보니 로지어는 수비와 리바운드 등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만 집중, 전문가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활약도 활약이지만 이들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스티븐스 감독의 지도력이 올 시즌 보스턴의 상승세를 이끄는 가장 큰 힘이다. 평소, 선수들을 자신의 전술에 끼워 맞추는 것보다는 선수들의 장·단점을 잘 파악해 전술에 활용, 최대의 효율성을 뽑는 감독으로 유명한 스티븐스 감독은 어느덧 리그의 막내 감독에서 ‘제2의 그렉 포포비치’라 불릴 정도로 보스턴과 함께 스티븐스 감독도 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스티븐스 감독은 최근 boston.com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코칭방법으로 “개인적으로 선수들의 장점을 뽑아내 전술에 적용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는 선수들도 분명 원하는 방법이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2013년 여름, 보스턴이 스티븐스 감독을 선임할 때만 해도 모두가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스티븐스 감독의 능력에 대해 확신과 찬사를 보내고 있다. 스티븐스 감독은 포토그래픽 메모리만큼의 기억력은 아니지만 기억력이 좋은 감독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재능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첩을 들고 다니며 상대팀 감독들에 대한 전술분석도 꼼꼼히 하는 리그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최근 보스턴이 괄목할 성장세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사실상 스티븐스 감독의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시즌과 달리 이제는 보스턴에게 위기가 찾아와도 크게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다름 아닌 스티븐스 감독의 존재가 있기 때문. 

최근 보스턴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그 누구도 알 수는 없다. 연승을 이어가는 것은 연패를 끊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스티븐스 감독은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나아질 것이다” 자신감을 표하고 있다. 과연 이런 스티븐스 감독의 자신감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보스턴의 상승세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아디다스, 나이키, NBA.com(*슛차트)
  2017-11-22   양준민(yang12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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