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수능 연기] 92년 후기 학력고사 '시험지 도난' 20일 연기..입시 대혼란

2017. 11. 1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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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항지진으로 인한 수능연기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24년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다.

이번 포항 지진 여파로 수능연기는 복수정답과 대규모 부정행위 등 다사다난했던 수능사(史)에서도 '역대급'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그해 1월 21일로 예정되어 있던 후기 대입 학력교사를 20일 뒤인 2월 10일로 연기해야만 했다.

전문대 입시도 1주일이 연기됐고 이들도 단 3일만에 합격자를 발표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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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지 긴급회수 폐기…입시일정 차질 92학번 대혼란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이번 포항지진으로 인한 수능연기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24년만에 처음 발생한 일이다. 그러나 수능 체제 이전 학력고사로 범위를 넓히면 2번째 연기되는 사태다. 이번 포항 지진 여파로 수능연기는 복수정답과 대규모 부정행위 등 다사다난했던 수능사(史)에서도 ‘역대급’ 일로 기록될 전망이다.

1992년 당시 후기 학력고사를 하루 앞두고 서울신학대학교에서 보관중인 문제지 포장 박스 겉면이 뜯겨져 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해 신고했다. 조사결과 각 교시별로 문제지 한부씩이 사라졌다. 교육부는 그해 1월 21일로 예정되어 있던 후기 대입 학력교사를 20일 뒤인 2월 10일로 연기해야만 했다. 전국 대학교에 보관중인 문제지는 긴급 회수돼 파기됐다. 이 때문에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특히 예비소집을 위해 서울 등 타지로 이동했던 수험생들은 헛걸음을 치고 되돌아가야 했다. 같은 해 2월 2~5일 설 연휴(당시 구정연휴)에 수험공부에 매달려야 했다. 출제위원들도 20일을 더 갇혀 문제를 다시 출제해야 했다.

후기대 입시 관계자들도 혼란에 빠졌다. 합격자 발표일 예정일 2월 15일까지 불과 5일 안에 입학 사정을 끝내야 했기 때문이다. 전문대 입시도 1주일이 연기됐고 이들도 단 3일만에 합격자를 발표해야했다.

경찰 수사 결과 범인은 야간 당직을 맡고 있던 대학 경비원이었다. 경비원는 “친지의 딸을 대학에 합격시키기위해 시험지를 훔쳤다”고 자백했다가 이후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정작 시험지는 해당 수험생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바로 불태워 버렸다고 주장했다.

재난재해 등 예상치 못한 일로 수능이 미뤄진 것은 1993년 수능(1994학년도 수능)이 시행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수능 체제 이후에는 문제지가 유출되거나 도난된 적은 없지만 지난해 6월 모의평가 국어영역 문제가 학원강사에게 유출된 적 있었다. 또 2010년에는 한 검정고시생이 경기 성남시 인쇄공장에서 수능 문제를 훔치려다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문제가 된 것은 지난 2009년이다. 그해 연초부터 신종플루가 확산하면서 그해 수능을 늦춰야 한다는 여론이 컸다. 실제 연기되지는 않았지만 당시 정부는 신종플루 확진ㆍ의심 수험생 분리 시험실을 설치하고 시험장마다 의사를 배치하는 등 방식으로 대처했다. 연말이 되면서 신종플루 확산이 진정된 점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줬다.

그해 신종플루 증상이 심해 병원에서 수능을 치른 수험생은 9명이었고 2707명의 수험생이 1천124개 시험장 중 895개에 설치된 분리 시험실에서 시험을 봤다.

국가행사 때문에 수능이 미뤄진 적은 2번 있었다. 2005년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면서 수능이 애초 11월 17일에서 23일로 밀렸고, 2010년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때문에 11월 11일에서 18일로 수능이 연기됐다.

두 차례 모두 수능을 미루기로 연초부터 일찌감치 확정한 것이어서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지는 않았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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