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쇼트트랙팀 방한 첫일정=재능나눔, 스포츠선진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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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장애인 스케이트 클럽 선수들과의 재능나눔 행사 직후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제시카 쿠어만(34)의 한마디는 인상적이었다. '재능을 기부했다'거나, '누군가를 도왔다'가 아닌 '같은 선수'로서 오히려 에너지를 받았다는 코멘트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국제빙상연맹(ISU) 중국 상하이 쇼트트랙월드컵 직후 16~19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펼쳐질 4차 월드컵을 위해 방한한 미국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방한 첫 공식일정은 '재능나눔'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 '붐업'을 위해 주한미국대사관이 기획한 '헬로 코리아' 행사의 일환이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숨가쁜 훈련과 강도 높은 스케줄 속에서도 미국 대표팀은 스포츠의 가치를 잊지 않았다. 12일 입국한 이들은 여독이 채 가시지 않은 13일 오후 8시 30분 고양시 덕양구 어울림누리 아이스링크에 모습을 드러냈다. 환한 미소로 지적장애인 스케이팅팀 '고양 펭귄 스케이트클럽' 선수들을 만났다. .
지난 10년간 고양 펭귄스케이트클럽을 이끌어온 송혜정 경기도 장애인빙상연맹 전무는 "미국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달린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정말 기적같은 일"이라고 했다. "국가대표팀이 재능 나눔을 위해 찾아온 것은 처음"이라며 반겼다.
2017년 오스트리아스페셜올림픽에서 메달을 휩쓴 펭귄스케이트클럽 에이스 서성하 ,윤희재, 유창연, 이진호, 김성민 등 지적 장애인 선수들과 평창올림픽에 도전하는 미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스케이터들이 자기 소개를 하고, 손을 맞잡으며 어색함을 털어냈다. 미국 국가대표 스케이터들의 몸풀기 동작을 펭귄스케이트 클럽 선수들이 따라하면서 '얼음'은 순식간에 녹았다.
아이스링크에서 본격적인 멘토링이 시작됐다. '펭귄' 선수들이 앞장 선 채 미국 대표팀이 뒤를 따르며 링크를 질주하더니, 미국 대표팀의 질주를 '펭귄'들이 지켜보며 "와!" 뜨겁게 환호했다. "국대 선수들을 눈앞에서 직접 보는 건 처음"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곧이어 1대1 멘토링이 진행됐다. 미국 대표팀 선수들이 클럽 선수들의 손을 일일이 잡고 링크를 질주했다. 함께 트랙을 돈 후 신명나는 하이파이브도 나눴다.
마지막은 '2대2 배틀'이었다. 미국 대표팀 2명, 클럽 선수 2명이 스타트라인에 선 채 진검승부를 치렀다. '펭귄' 선수들의 승부욕이 작렬했다. 미국 대표팀 선수들은 무릎을 한껏 낮추고 속도를 조절하며 함께 하는 레이스를 즐겼다. 오스트리아 스페셜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윤희재씨(25·여) 는 "미국 국가대표 언니들과 스타트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미소 지었다.
펭귄스케이트클럽과 1시간 가까이 스케이팅을 함께한 '소치올림픽 에이스' 제시카 쿠어만의 소감은 인상적이었다. 지적장애인 선수들을 도움이나 기부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자신들과 동등하지만, 조금 '다른' 선수로 인식했다. "이런 좋은 링크에서 이렇게 열정적인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미국 현지에서도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스케이팅하는 경험을 종종 해왔다. "미국에서도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하는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하는 기회가 있다. 우리와 다른 특징을 가진 선수들과 스케이팅의 즐거움, 스포츠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하다. 우리가 지닌 스포츠의 가치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라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들의 열정에서 큰 에너지를 얻는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더 많은 감사를 갖게 된다. 우리가 행복하듯이 이들도 우리가 함께해서 조금이라도 행복했길 바란다"고 했다.
월드컵 대회를 불과 2~3일 앞둔 시점, 자발적으로 재능 나눔 행사에 나섰다. 대회를 앞두고 성적, 메달에 올인해야하는 보통의 국가대표팀에겐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부담이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쿠어만은 미소로 화답했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불편했다면 오늘 이자리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호텔 밖으로 나와서 이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다. 결코 흔한 기회가 아니다. 대회는 아직 며칠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괜찮다"며 활짝 웃었다.
평창올림픽을 향한 또렷한 목표도 밝혔다. "국가대표 선수로서 평창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지만, 올림픽운동에 참여하는 것, 함께 하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한국이 평창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저 메달만 많이 따는 '스포츠 강국'이 아닌 스포츠의 가치를 생활 속에서 나눌 줄 아는 '스포츠 선진국'의 진정성을 실감했다.
고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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