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매달려온 40년..여든 화가 이봉열의 '공간여정'

2017. 10. 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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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프랑스 파리에 막 도착한 36살 유학생 이봉열은 눈앞의 신세계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개인전 '공간여정'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화랑에서 만난 작가는 "작업을 하다 보니, 좀 절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격자 하나가) 모두 목소리인데 좀 목소리를 낮춰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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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개인전..현대화랑서 11월 26일까지
[현대화랑 제공]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973년 프랑스 파리에 막 도착한 36살 유학생 이봉열은 눈앞의 신세계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서울 명동 뒷골목에서 구한 철 지난 일본 잡지 '미술수첩'이나 미국 영자지 등을 통해 접했던 서구 현대미술의 현장이 거기에 있었다. "큰 충격을 받았어요. 정말 보고 싶었던 작품들을 실물로 대하니 좋았죠. 거기서 받은 자극 때문에 6개월 동안은 작업을 못 했어요."

그는 당시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1968년 첫 개인전을 연 기성작가였다.

2년 반 남짓한 파리 유학은 큰 전환점이 됐다. 빈 캔버스를 바라보며 '어떻게 화면을 다질 것인가'를 계속 고민하던 그에게 떠오른 것이 황해도 연백 옛집의 창호였다.

그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고향을 떠나 남한으로 내려왔다. 빛이 들면서 창살 그림자가 한지 위에 어른거리던 모습은 기하학적 분할을 기반으로 하는 격자구조 작업인 '공간' 시리즈로 이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이봉열(80) 작가가 24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개인전 '공간여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7.10.24. airan@yna.co.kr

서울 종로구 사간동 현대화랑에 내걸린 1975년작 '공간'은 오래된 창호를 연상케 한다. 마스킹 테이프를 떼었다 붙였다 하면서 격자무늬를 만들고, 황색 계열의 물감을 뚝뚝 마음 가는 대로 떨어뜨린 작품이다.

작가는 1980년대를 지나면서 점차 격자구조에서 벗어나는 작업을 시도했다. 1990년대부터는 격자를 떠나 화면을 더 파고드는 작업을 선보인다.

개인전 '공간여정'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화랑에서 만난 작가는 "작업을 하다 보니, 좀 절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격자 하나가) 모두 목소리인데 좀 목소리를 낮춰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는 197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회화 20여 점이 나온다.

작가 개인전은 2009년 '아틀리에 705' 개인전 이후 8년만, 현대화랑 개인전으로는 27년 만이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는 "추상회화 작가 작업실을 방문하면 치열함을 느끼는데 이봉열 작가 작업실에서는 제가 편안하게 그 공간 안에 들어가는 느낌"이라면서 "다른 작가들과 좀 다르게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 26일까지. 문의 ☎ 02-2287-3585.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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