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영 SBS회장 '박근혜 도우라' 보도지침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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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에스비에스> (SBS) 회장이 박근혜 정부 때 보도국 간부에게 "박근혜 대통령을 도우라"는 보도지침을 내렸다는 폭로가 나왔다. 에스비에스>
5일 전국언론노조 에스비에스본부(노조)는 윤 회장이 2015년 초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보도본부 간부들을 부른 자리 등에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거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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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회장, 2015년초부터 간부들에
정권비판 말라는 취지 거듭 강조
12·28 합의땐 옹호 보도 지시하고
박 대통령에 빚 졌다고 말하기도"
회사쪽 "노조 주장, 건강한 토론과정"
[한겨레] 윤세영 <에스비에스>(SBS) 회장이 박근혜 정부 때 보도국 간부에게 “박근혜 대통령을 도우라”는 보도지침을 내렸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 지침에 따라 에스비에스에서 실제로 정권 편향적 보도가 이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5일 전국언론노조 에스비에스본부(노조)는 윤 회장이 2015년 초 경영 일선에 복귀한 뒤 보도본부 간부들을 부른 자리 등에서 ‘박근혜 정권을 비판하지 말라’는 취지의 지시를 거듭했다고 밝혔다. 노조 발표를 보면, 지난해 4월 윤 회장은 간부들에게 “(박근혜) 대통령 지원을 받기 위해서 정부를 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빚을 졌다. 혜택을 받았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노조는 또, 윤 회장이 지난해 10월10일 보도본부 간부들에게 박근혜 정권을 도우라며 준 ‘에스비에스 뉴스 혁신’이라는 문서를 확보해, 공개했다. 이 문건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발전시키며, 심각한 안보환경을 직시하고 여론을 선도한다”는 문장이 에스비에스의 ‘공유가치’로 적시돼있다. “(보도본부 등) 모든 부서에서 협찬과 정부광고 유치에 적극 나서라”는 내용도 ‘공유가치’의 한 대목이다. 노조는 “자유민주주의 대목은 박근혜 정권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종북 좌파’로 여론몰이하는 과정에서 단골로 동원했던 개념들과 일맥상통한다. (광고영업 관련 내용은) 권력과 자본에 대한 비판과 견제, 정치적 중립을 생명처럼 여겨야 할 기자들에게 광고를 따오라는 어처구니 없는 지시”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윤 회장의 보도지침이 보도의 공정성을 파괴한 대표적 사례로 2015년 12월28일 ‘위안부 피해자 합의’ 관련 보도를 들었다. 윤 회장이 당시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합의가 잘 된 것 아니냐”며 보도 방향을 직접 지시해, 이를 옹호하는 보도를 내보냈다는 것이다. 당시 합의는 피해자들의 의견이 빠져 반발을 사는 등 졸속이라고 거세게 비판받았다. 하지만 <에스비에스 8뉴스>는 합의를 단순전달하거나 옹호하는 기사를 9꼭지나 내보냈고, 심지어 이 합의가 한류 활성화와 북핵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까지 보도했다.
지난해 10월24일 <에스비에스 8뉴스>의 개헌 관련 보도도 정권 편향 사례로 꼽혔다. <한겨레> 등의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관련 보도가 이어지며 위기에 빠졌던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 국면 타개용 개헌 관련 보도를 <에스비에스 8뉴스>는 11꼭지나 방송했다. 그 시각 <제이티비시>는 최순실씨 태블릿 피시를 입수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노조는, 윤 회장 비서실장 출신의 당시 보도본부장이 “구성원들의 ‘최순실 특별취재팀 구성’ 요구를 지속적으로 묵살했다”며 “제이티비시의 태블릿 피시 보도 이후 에스비에스는 시청률, 영향력, 신뢰도 등 모든 지표에서 크게 추락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에스비에스 쪽은 윤 회장의 보도 개입 여부는 언급하지 않은 채 "노조 주장은 에스비에스 발전을 위한 건강한 토론의 과정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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