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사랑받는 KBS 다시 세우자"

최승영 기자 2017. 9. 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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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시작 KBS.."고대영 사장 퇴진하라"

“다시 KBS, 국민의 방송으로!”공영방송 KBS구성원들이 4일 오후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 돌입을 천명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조합원들이 이날 자정을 기해 먼저 파업에 들어갔고, 교섭대표 노조인 KBS노동조합(위원장 이현진)은 오는 7일 총파업 돌입을 앞두고 있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본관 계단에는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 중 800여명이 참석해 고대영 사장과 이인호 이사장의 퇴진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이들은 ‘전면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며’라는 부제를 단 총파업 선언문을 통해 “이제 총파업을 선언한다. 주인인 국민을 대신하여 공영방송 KBS를 망가뜨린 부역자들에 맞서 최후의 일전을 벌일 것임을 천팔백 조합원 하나하나의 이름으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총파업은 끝장 투쟁이다. 마지막 싸움이다. 거짓과 가짜, 억압과 굴조의 9년을 끊어버리는 최후의 결전”이라며 “승리하기 전에는 우린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우리가 얻게 될 승리는 부역과 적폐 청산의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고대영, 이인호의 구체제를 끝장내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KBS를 다시 세우자”고 강조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총파업 출정 발언을 통해 고 사장 체제 하 뉴스와 방송, 경영, 조직 전반에 대해 비판하며 "우리가 지금 무엇을 위해 파업을 하나. 고대영 사장을 퇴진시키려고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저는 고대영 사장 퇴진 투쟁이 단순히 사장 하나 자리에서 끌어내는 싸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정방송 쟁취 뿐 아니라 우리가 살기 위한 싸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성 본부장은 “(고 사장이) 우리에게서 희망과 미래를 빼앗아 갔다”고 지적하며, “지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촛불혁명에서 언론인들은 국민들에게 언론개혁, 적폐청산의 과제를 받았다. 이번 싸움은 역사적인 싸움이 될 것이고, 구성원들이 그 역사적인 싸움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노동조합도 7일 역사적인 싸움에 함께 할 것이라고 믿는다. 기자냐 PD냐 기술이냐 직종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노조 소속이냐 KBS노조 소속이냐 어느 노조에 속했냐의 문제도 아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인 과제”라고 덧붙였다. 성 본부장은 아울러 지난 1일 방송의날 기념식에서 고 사장이 구성원들을 피했던 모습을 거론, “오늘 이 자리에서 지금 고대영의 KBS체제가 끝났음을 감히 선언하고 싶다. 기념식에서 확인했듯 고대영 체제는 이미 끝났다. 더 이상 공영방송 수장으로 할 수 있는 역할은 없다. 앞으로 1분 1초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거다. 우리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대영 체제를 반드시 청산하고 아니 지난 9년의 방송장악을 반드시 끝장내고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서울 본사 구성원들뿐 아니라 강원영동, 강원영서, 충북, 대전충남, 전북, 광주전남, 부산울산, 대구경북, 제주 등 언론노조 KBS본부 산하 전국 9개 지부에서 먼 길을 올라온 KBS구성원들이 함께 자리해 같은 뜻을 밝혔다. 이들은 총파업에 참여하는 KBS기자들의 각오에 지역 시민들도 큰 지지와 응원을 표했다고 전하면서 끝까지 파업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KBS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이제 막 싸움에 돌입한 KBS 구성원들에게 연대의사를 밝히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방송노동자협의회 의장인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자유한국당에 날선 비판을 가하며 “여러분들이 고립돼 싸우지 않도록 함께 싸우겠다”고 했고, 얼마 전 해직기자들이 복직하는 경사를 겪은 YTN의 박진수 지부장은 “왜 저를 불러주셨을까 생각했다. 아마 YTN의 좋은 기운을 전해달라는 이유가 아닐까”라며 연대사를 이어갔다. 그는 “2008, 2009년 힘들었다. 2012년에도 함께 어깨를 걸고 싸웠다. 성공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이겼다. 그 증거가 지금 여기 앉아있는 여러분들”이라며 절실함을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KBS기자협회, 30일 PD협회의 제작거부에 이은 이날 총파업으로 상당수 KBS방송은 방송시간이 축소되거나 아예 결방되는 등 방송파행 사태가 점점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KBS본부에 따르면 뉴스 프로그램에서만 12건, 교양 프로그램에선 27건이 결방되거나 편성축소, 진행자 교체 등 파행을 겪고 있다. 

‘KBS뉴스9’은 기존 1시간 방송에서 40분으로, ‘주말 KBS뉴스9’은 40분에서 20분으로 방송시간이 축소됐다. ‘KBS뉴스9’은 물론 ‘뉴스광장’, ‘930뉴스’, ‘5시뉴스’, ‘마감뉴스’ 등에서 로컬뉴스 시간이 축소되거나 삭제됐으며 아예 뉴스 자체가 삭제, 결방되는 일도 벌어졌다. 뉴스 이외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 ‘역사저널 오늘’ 프로그램 등 기획제작, 교양 분야 프로그램 다수도 결방됐고 진행자가 교체되거나 자진하차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라디오는 제작인원이 계약직이거나 외부 인력인 일부를 제외한 여러 프로그램들이 파행돼 좀 더 심각한 상황이다. KBS본부는 4일 보도자료에서 "라디오 역시 2FM과 2라디오 프로그램 대부분이 코너를 삭제한 뒤 단순 BGM 포맷으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방송 파행이 발생한 라디오 프로그램은 전체적으로 41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출정식이 끝나고 일부 조합원들이 건물진입을 시도했고, KBS시큐리티 측이 이를 막아서면서 경미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KBS본관 계단에는 KBS업무차량이 다수 주차돼 뒷말을 낳았다. 성재호 본부장은 “이 자리에 이렇게 흉하게 우리 출정식을 방해해보려는 고대영 사장의 꼼수”라며 “이 자리 본관 계단 앞은 우리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촛불을 들어주신 곳이고 수신료를 내는 시청자들의 것인데 흉한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KBS본부는 이번 파업 국면에서 조합원의 수의 폭발적으로 증가해 2000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교섭대표 노조 지위를 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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